사회투자지원재단, 그 역할과 의의
김홍일
신부
사회투자지원재단 상임이사
사회투자의 의미
사회투자란 공익(Public Benefit)을 위한 민간의 다양한 지역사회 활동(Private Actions)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정부정책과는 달리 민간 부분의 다양한 인적, 물적 자원의 집중과 활용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사회투자’가 아직은 익숙지 않은 개념이자 정책일 것입니다. 그런 만큼 사회투자정책을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논란이 있겠지만, 오늘날 우리나라 뿐 아니라 후기산업사회에서 새롭게 대두되고 있는 사회적 문제, 즉 양극화와 빈곤, 실업에 대응하기 위해 유럽을 중심으로 제시된 정책입니다.
그러나 사회투자의 개념을 도입하는 데는 몇 가지 기본전제가 필요합니다.
첫째, 사회투자 정책은 전통적 복지정책인 재분배 정책의 대체물 혹은 대안적 전략이 아니라 보완적 전략이라는 것입니다. 사회투자 정책을 시장중심주의 내지 민영화 정책으로 이해하는 사람들은 사회투자의 활성화는 곧 복지 제공자로서의 국가책임 축소와 복지수준의 후퇴를 염려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사회보장체계를 마련하지 못한 채 새로운 사회적 위험을 맞게 된 한국의 특수한 상황을 감안할 때, 위와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사회투자 정책으로 인해서 기존의 사회복지예산이 축소되거나 국가의 역할이 후퇴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둘째, 따라서 사회투자 정책이란 용어는 관련된 사회정책들을 포괄하는 개념이지, 새로운 복지국가의 모델이 아닙니다. 즉, 사회투자 정책은 결과로서의 평등을 지향하는 종래의 재분배 정책과 더불어, 실업과 불평등을 부분적으로 해소 또는 완화하기 위한 사회정책의 전략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러므로 전통적인 복지체제의 전면적인 수정 내지 재편, 혹은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의 등장을 연상시키는 ‘사회투자국가’라는 표현 대신, 한국사회에서는 사회투자 전략 내지 정책으로 개념화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사회투자정책은 첫째, 재분배 정책 둘째, 노동시장 편입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인적자원개발 셋째, 사회적자본의 강화와 발굴로 집약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회투자의 효과성은 범정부 뿐 아니라 지역과 시민사회 및 민가자원이 중요한 활동 주체로 나서는데 있습니다. 즉 이러한 정책 방향과 거버넌스를 민간차원에서 주도하고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재단이 바로 사회투자지원재단입니다.
사회투자지원재단의 역할과 의의
사회투자지원재단은 인적자본과 사회적 자본 확충 등 사회투자 활성화를 촉진함으로써 사회통합 및 지속적인 동반성장의 기반을 마련하는데 그 설립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사회투자의 생소함만큼이나 이를 민간차원에서 지원하고자 설립된 사회투자지원재단의 역사는 겨우 반년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제 항해를 시작하기 위해 닻을 올리며 준비하는 단계입니다. 그러기에 빈곤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지역과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또는 새롭게 개발되어야 할 사회투자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지 못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재단의 정체성과 나아가야 할 방향, 그리고 올해 투자전략에 따라 추진중인 대표적 사업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우선 사회투자지원재단은 민관협력의 거버넌스를 바탕으로 한국 사회투자분야의 허브적 역할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회투자와 관련된 모든 노력과 기능 등을 수렴, 이와 관련된 일체의 사업이나 전략 등을 개발하고 지원하는 전문기관으로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 방향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첫째, 빈곤계층의 경제활동과 지역사회 인적, 물적 인프라구축을 통한 사회적 자본형성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즉 양극화 문제의 핵심은 경제활동에 종사해야 할 많은 사람들이 양질의 경제활동 기회를 갖지 못하고, 그로 인해 충분한 경제적 성과를 얻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재단은 당장 올해부터 사회자본형성과 취약계층 경제활동강화를 위해 자활사업, 사회적기업 등 대안경제 영역의 시장경쟁력 강화를 중장기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우리사회 유휴 또는 전문 인력을 축적, 사회자본화 함으로써 이러한 자원을 필요로 하는 기업에 지원할 예정입니다. 이는 인적자본을 통한 대안 경제 영역의 시장경쟁력 강화뿐 아니라 유휴, 퇴직인력의 일자리 창출로 연계될 것입니다.
둘째, 전문인력 육성 등 아동?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의 인적자원개발을 통한 빈곤예방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인적자원개발을 위한 정책과제 역시 영유아부터 노년기까지 전 생애주기별 인적자원개발정책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에는 사회공헌활동가와 마이크로크레딧 전문인력을 양성함으로써 관련 전문기관 뿐 아니라 지역과 현장에서 이를 주도해 나갈 인적자원개발에 역량을 모을 것입니다.
셋째, 한국형 사회투자전략의 개발과 연구입니다.
산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사회투자정책간의 충돌과 중복을 최소화시키며 효과적인 정책추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영역별, 분야별, 그리고 이를 총괄하는 한국 사회의 사회투자정책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사회투자정책의 관점에서 현재 우리 사회의 역량과 자원을 명확하게 분석하고 장기적인 로드맵을 그리며 각각의 영역에서 추진할 수 있는 핵심전략들을 모색할 예정입니다.
나아가 사회투자지원재단은 이러한 전략과 사업 등을 통해 더불어 사는 사회를 실현하고 지역사회의 나눔과 연대를 실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자원들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시장 중심의 정책 논리가 강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사회투자는 시장과 국가를 넘어 시민사회와 민간 자원이 중심이 되어 지역사회 발전을 모색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아 나가는 갈 것이며, 사회투자지원재단은 바로 그 중심적 역할을 하는 것에 의의가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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