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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위원회    시혜가 아닌 권리로서의 복지를 만들어갑니다

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2000
  • 2000.05.10
  • 566
국민의 대표를 뽑는 제16대 국회의원 선거는 저조한 투표율, 빗나간 출구조사, 금권과 관권 등에 의한 탈법시비 등으로 많은 아쉬움을 남긴 채, 여소야대의 결과를 낳으면서 막을 내렸다. 이번 총선이 던진 몇 가지 의미있는 현상을 살펴보자.

첫째, 한국정치의 고질적 병폐인 지역주의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지만, 총선 시민연대로 대표되는 시민운동의 역할이 앞으로 지역주의를 기반으로 한, 현 보스중심 정치판을 변화시킬 가능성도 충분히 있음이 확인되었다. 비록 시민운동이 지역주의의 완강한 틀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지는 못했지만 단순지표 상으로 보더라도 시민연대의 낙선운동은 낙선대상자 2/3 이상을 떨어뜨리는 성과를 거둠으로써 정치개혁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였다고 하겠다.

둘째, 진보적 정치세력의 제도권 정치 진입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비록 민주노동당을 중심으로 한 진보세력이 정치사회를 견고하게 둘러싸고 있는 보수주의와 지역주의의 장벽 앞에서 또 다시 좌절할 수밖에 없었지만 지지율의 상승은 결코 절망적이지 않은 것이다.

셋째, 시민연대의 낙천, 낙선운동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와 호응은 높았지만 투표율은 역대 국회의원 선거 사상 제일 낮았다는 사실은 참여민주주의의 발전 가능성과 함께 정치에 대한 불신을 동시에 나타낸 것으로서, 기존 정치인 배출과정의 폐쇄성을 드러내는 밀실공천을 과감히 깨뜨려 정치 참여과정에서의 민주적 절차에 따른 능력있는 다양한 인물의 등장을 국민들이 강력히 요구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고 하겠다. 아울러 시민연대의 낙천, 낙선운동이라는 부정적 캠페인이 정치권 전반에 대한 불신을 초래, 투표율을 떨어뜨리는 한 원인이 되었기 때문에 앞으로 시민운동을 선거제도와 공천제도의 개선운동으로 바꿔야 할 것이다.

넷째, 직능별 대표를 뽑겠다는 취지의 비례대표제도가 여전히 재력가 중심으로 공천이 이루어지고 있어 다양한 전문가의 정치진입을 막을 뿐 아니라 가진 자 중심의 법을 만드는 원천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앞으로 선거관련법의 바람직한 개정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대목이다.

총선 당선자 273명의 면면을 우선 직업별로 보면, 절대다수는 현역의원을 비롯한 직업정치인이 차지했는데, 이중 15대 국회의원 135명을 비롯하여 자칭 정치인이나 별다른 직업을 갖지 않은 정당 소속 정치인이 212명이나 됐다. 그 다음으로는 변호사 출신 17명, 언론인 출신 15명으로 법조계와 언론계가 주요한 정치인력 공급원의 하나임을 다시 한번 보여 주었다. 이 밖에 경제인과 자영업자가 9명, 교육계 4명, 시민운동가 3명, 연예인 2명, 노조출신 2명, 군출신 2명, 의·약사 1명, 종교계 1명, 체육계 1명 및 기타 2명인데, 특히 의·약사의 경우 15대 때의 8명에 비해 크게 줄었으며, 이번에도 사회복지계 출신 의원은 한 사람도 없다.

그리고 성별로 보면, 여성의 원내진출이 상당히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지역구 출마 여성후보 중 5명이 당선되었는데, 이는 15대 당시 2명에 비하면 상당히 증가한 숫자이다. 비례대표 여성 당선자도 15대의 7명으로부터 4명 늘어난 전체 11명으로서 전체 당선자 가운데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5.9%이다. 이는 인구의 절반인 전체적인 여성의 수와 비교해 보면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지만, 15대의 3% 수준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사회복지와 관련해서 이번 16대 총선 결과가 주는 의미는 사회복지를 대변할 수 있는 전문적인 사회복지계 출신 의원이 이번에도 전혀 공천을 받지 못했으며, 15대 때 사회복지 발전을 위해 입법활동 등 의정활동을 열심히 한 의원조차 여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 확인과 함께 사회복지계의 정치력이 미흡함을 다시 한번 입증시켜 주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사실은 밀실공천과 정당법, 선거법이 갖고 있는 비민주적인 문제 등 현 선거제도 자체가 안고 있는 문제들에 기인하기도 하겠지만, 한편으로는 사회복지계 스스로 사회복지운동적 차원의 역량이 아직도 미흡한 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즉 사회복지계의 정치적 역량으로서 다수의 지역주민과 대중을 규합할 수 있는 능력이 요청되고, 사회복지전문가가 이들의 대변자와 대행가로서의 운동을 평소에 잘 해 와야 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운동을 활발히 전개해 오지 못한 데 기인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사회복지계를 대표할 수 있는 직능대표를 여러 명 선택하여 정치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제반 여건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사회복지가 제대로 되려면 사회정의에 입각한 철저한 분배구조 확립을 기반으로 하여 국민 개개인의 욕구에 부응하는 각종 적절한 서비스가 제공되도록 하는 여러 사회복지법이 하루빨리 제정되어 집행되도록 해야 하는데, 이 일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지름길이 바로 이러한 뜻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국회의원을 배출하는 일인 것이다.

둘째, 지금부터 사회복지계는 당선자와 소속정당의 사회복지 관련 공약 이행상태에 대한 감시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이는 사회복지를 팔아서 자기 이익을 챙기는 거짓공약의 남발을 막고, 향후 사회복지를 이슈로 하는 정책선거로 이행하게 하기 위한 조치로서 대단히 중요하다고 하겠다.

셋째, 사회복지계는 건전한 사회복지 여론형성과 소외당하고 차별당하는 사람들을 대변하는 정치발전을 위하여 적극적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사회복지계는 계층, 이념, 지역을 아우르는 진정한 민주적인 정치개혁을 제도화하는 데 역량을 모아야 한다.

넷째, 사회복지운동의 활성화를 통한 정치운동으로의 발전을 모색해야 한다. 운동의 성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치적 참여구조의 확보가 필요하다. 정치적 권력의 뒷받침이 없는 사회복지운동은 운동에의 동력을 상실케 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이제 사회복지계의 역량을 결집시켜 시민들과 함께 정치개혁을 관철하고, 정의로운 분배구조를 구축하여 실질적인 복지사회를 만들어가는 운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일이 남아 있다고 하겠다.

조흥식 / 사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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