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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위원회    시혜가 아닌 권리로서의 복지를 만들어갑니다

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2002
  • 2002.06.07
  • 630
공공임대주택 전체 3%에 불과

주거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의 하나로 선진 복지국가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국가 즉 중앙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임 하에 이에 대한 보장을 하고 있다. 이는 주로 공공임대주택의 공급, 주거수당 제공 등의 정책수단을 통하여 나타나는 바, 최저주거 기준을 보장하는 한편, 국민들의 주거안정을 도모하고 보다 나은 주거를 향유하게 하는 토대가 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공공임대주택 비중이 전체 주택의 약 3%에 불과하고,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에 한정하여 최소한의 주거급여만 제공하는 등 지금까지의 주택정책은 주로 시장논리에 입각한 분양주택 위주의 양적 확대에 치중하여 왔다. 그 결과, 부담능력이 떨어지는 중산층 이하의 계층은 주택시장내 주택가격의 상승, 전·월세 가격의 상승에 따른 고통을 감내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수도권지역을 중심으로 한 주택가격의 상승과 전·월세가격의 상승, 그리고 이로 인한 무주택 서민의 주거사정 악화는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라, 매번 반복되는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문제이다(2000년 대비 2001년의 서울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서울이 9.9%, 신도시 6.3% 상승, 전세가격은 서울 18.5%, 신도시 23.7%상승).

멀어지는 내집 마련 꿈

이와 같은 주택가격 및 전·월세 가격의 상승으로 인해 무주택 서민의 '내집 마련'의 꿈은 한낱 물거품으로 날아가고, 전세 입주자들은 월세로, 월세 입주자들은 더 작은 방을 구하려 변두리를 떠돌며 울분과 탄식을 터트리고 있다. 실제 분당 신도시의 경우 23평 전세금이 2년 전 6천만 원에서 1억 1천만 원으로 5천만 원 가량 올랐으며 이는 평범한 봉급생활자 연봉의 2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더욱이 비닐하우스 거주자, 불량주택 거주자, 쪽방 생활자, 노숙자 등의 문제는 방치된 주거상황을 대변하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또한 농어촌 지역은 주거에 적절치 못한 주택이 상당 수 존재한다.

이러한 주거문제 해결의 단초는 국가의 책임과 개입의 확대로 귀결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주택문제의 해결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의 하나는 순수한 의미의 공공임대주택(사회주택-social housing) 공급이다. 이는 국가 혹은 공공의 책임아래 시장가격보다 저렴한 임대료로 자격기준이 유지되는 한 장기 혹은 영구적으로 거주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선진국의 경우 공공임대주택 비율은 전체주택 재고의 20-30%수준이며, 우리나라와 경제수준이 비슷한 나라의 경우도 평균 14%에 달한다.

주거문제에 대한 국가 책임 확대 필요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단기 임대주택을 제외한 순수한 의미의 공공임대주택은 영구임대주택 19만호와 50년 공공임대 65,000호외에 올해까지 공급예정인 국민임대주택 11만호(착공기준, 2003년까지 20만호 계획)를 포함하여도 전체가구 대비 약 3.8%수준인 약 365,000호로 외국과 비교할 때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또한 최근인 금년 5월 20일 건설교통부는 내년부터 2012년까지 10년 동안 국민임대주택 100만호를 건설하고 입주대상자의 소득별로 재정을 차등지원(최저 10%에서 최고 30%)을 골자로 하는 서민주거 안정대책을 발표하였으나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급조된 선심성 성격이 강해 그 실행이 의심스러우며 재정지원 계획으로 보아 자부담을 하기 어려운 계층의 주거문제는 계속 방치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행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서는 수급자의 주거실태에 따른 적정한 급여가 이루어지도록 하고, 수급자가 보다 나은 주거환경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하여 주거급여를 신설하였다. 이에 따라 2000-2002년까지 일률적으로 가구원 수에 따른 급여를 실시하여 2002년에는 임대가구에게 1-2인 가구 28,000원, 3-4인 가구 40,000원, 5-6인 가구 53,000원이 지급되고 있고 자가가구에게는 주거수선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주거면적이나 주거설비, 주거유형 및 지역별 주거비를 고려하지 않은 편의적 방식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위의 주거급여 금액은 최근의 주택가격 상승 및 전·월세가격의 상승 등을 고려할 때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낮은 수준이다. 또한, 차상위 계층의 경우 열악한 주거환경에도 불구하고 주거급여의 대상에서 제외되어 이들에 대한 주거급여 대상 확대도 절실한 형편이다.

최저주거기준을 현실에서 적용해야

현재 우리나라에는 정상적인 주거형태라고 볼 수 없는 비닐하우스, 지하셋방, 옥탑방, 쪽방, 단칸방 과밀가구 등도 다수 존재하고 있다. 이들의 규모에 대해서는 자료의 미비로 구체적으로 파악되고 있지 않지만 이들의 주거수준은 가장 열악한 주거빈곤의 상태에 있다. 비닐하우스 촌의 경우 정확하지는 않지만, 서울을 비롯한 인근 수도권에만 70여 군데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거주세대 역시 지역별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난다. 한 조사에 의하면 서울지역 14개 마을(서초, 송파, 강남, 성남시 수정구)의 경우 3,293세대에 12,750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1개 마을당 평균 235세대, 710명 거주).

비정상 주거상황에 처한 이들 가구에 대한 대응은 시급을 요한다. 이들의 주거수준이 열악하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지만, 그러한 상황에 처한 기간도 상당히 오래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빈곤의 영속화 경향이 심각하다. 또한 2세들의 양육과 교육문제도 심각하여 빈곤의 세습화도 우려된다. 이러한 문제는 단시간에 해결되기 어렵지만, 정책개입의 필요성은 절실하다. 특히 전통적인 달동네를 대신한 새로운 빈민촌인 비닐하우스촌은 기본적으로 불법주거지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양성화가 어려운 지역이다.

한편, 건설교통부는 2000년 9월 23일, 최저주거기준을 설정·발표한 바 있다. 이 기준은 면적기준, 시설기준, 구조·성능·환경기준 등 3요소로 구성된다. 면적기준의 경우 1인 가구 3.6평, 4인 가구 11.2평이고 시설기준은 침실의 경우 기본적으로 부부침실을 확보하고, 만 5세를 초과한 자녀의 침실을 분리하였으며, 만 8세 이상 시성자녀의 침실은 별도로 확보토록 하고 있다. 또한 전용부엌 및 화장실을 확보하되, 부엌에는 상수도 또는 수질이 양호한 지하수 이용시설을 완비토록 규정하고 있다. 구조·성능·환경기준으로는 영구건물로서 구조강도가 확보되고, 주요 구조부의 재질은 내열·내화·방습에 양호한 재질을 사용하며, 적절한 방음환기·채광·냉난방 설비를 갖추는 한편, 소음·진동·악취·대기오염 등 환경요소가 법정기준에 적합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최저주거기준은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데 필요한 최저한의 주거와 주거환경의 기준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도 전 국민의 최저주거기준 보장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최저주거기준의 설정이라는 단순히 상징적 지표를 벗어나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가 시급히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국민주택기금을 주거복지기금으로

한편,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주택건설 재원으로 국민주택기금이 존재한다. 1981년부터 1998년까지 국민주택기금의 지원을 받아 건설된 주택은 285만 7천호에 달한다. 이는 총주택 건설의 37.1%, 공공부문 건설의 95.1%에 달하는 규모이다. 2001년의 기금조성 규모는 193,541 억원이다. 기금의 조성은 제1종국민주택채권, 공공자금관리기금 예수금, 융자금 회수, 주택저당증권 발행, 대출금 및 예치금 이자수입, 청약저축수입 등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국민주택기금의 문제는 다음과 같다. 우선, 전체 조성액 중 정부재정 지원은 약 6.3%로 민간부문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 또한 국민주택채권 및 청약저축 규모가 축소되고, 제2종 국민주택채권과 국채관리기금 예수금 차입금 상환이 시작되어 재원조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출의 경우, 외환위기 이후 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한 용도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 예를 들어 지원대상 주택규모를 기존의 18평에서 25.7평(분양면적 기준 32평에 해당)으로 하는 등 중산층에 집중하여 주거복지적인 기금운용이 안되고 있다. '96-'99년의 경우, 중산층 및 주택사업자를 주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에 지원된 자금비중이 74.6%에 달하는 반면, 저소득층 주거안정프로그램에는 20.7% 정도만이 지원되었다. 현재 기금운용계획은 건설교통부 장관이 임의로 설정하도록 되어있고, 실제 기금운용은 주택은행이 담당하고 있으나 기금보전의 책임을 전혀 묻고 있지 않다. 또한 국민주택기금 대출 시 사업수행능력보다는 사업성에 더 큰 비중을 두어 (임대사업자의 부도로 인한) 기금손실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제 이상의 문제점을 감안한 차기 정부의 주거정책 과제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1. 임기 내 총 100만호의 공공임대주택 시대 실현

우선, 공공임대주택의 비중이 최소한 전체가구의 10%수준 정도인 140만호 이상까지는 되어야 저소득층의 주거욕구를 충족하고 주택시장의 횡포를 견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택지확보나 막대한 재정확보의 어려움이라는 현실적 여건을 감안하여, 향후 5년 동안 '국민의 주거안정'이라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최저한의 상징적 의미로 총 100만호의 공공임대주택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 판단된다. 따라서 이를 위한 정부의 획기적인 정책적 결단이 요구되며, 목표치인 100만호와 올해까지의 공공임대주택 확보물량인 365,000호의 차감 물량인 635,000호의 공공임대주택 건설을 향후 5년 간 실현해야 할 것이다. 현정부의 건설계획상 2003년도의 국민임대주택 건설물량이 9만호로 예정되는 등 차기정부의 의지만 있다면 이는 결코 지나친 목표가 아니다.

635,000호의 공공임대주택 건설은 그 유형에 있어 주거빈곤층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왜냐하면 현 정부의 국민임대주택은 재정지원 30%로서 상당수의 주거빈곤층이 그 대상이 되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거 공급되었다 중단된 영구임대주택의 추가건설(재정 85%) 등 국민임대주택보다 재정지원을 확대해 입주자들의 주거부담을 경감할 수 있는 유형으로 공급함이 필요하다. 참고로 공공임대주택 건설은 건설부문의 신규 고용창출 등 실업대책으로서도 유용하다. 또한 연립주택이나 다세대주택의 매입 등의 방법도 필요하고 계층간 혼합이 유지되어야 한다.

2. 주거급여의 현실화 및 대상확대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상의 주거급여 지급대상을 차상위 계층까지로 확대하여야 한다. 또한 대도시, 중·소도시, 농·어촌의 주거비 및 주거유형을 고려하여 주거급여액을 책정하여야 한다. 최종적으로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하의 주거급여에서 탈피하여 그 대상과 급여수준을 높이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주거수당제가 도입되어야 할 것이다.

3. 비닐하우스·쪽방 등 비정상 주거상황의 해소

지하셋방, 옥탑방, 과밀 단칸방 등의 경우, 정부의 재정지원 방식으로 개별적인 심사를 거쳐 무이자 전세자금융자의 방식(1000만원-1500만원 미만의 실제 소요액)으로 최저주거기준을 확보토록 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는 5000만원 이하의 전세자금융자를 받을 수 있는 상위 저소득계층과의 형평성 확보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비닐하우스촌에 대한 단기적 대책으로 이 지역에 대해 주소지 부여, 지역기반시설 정비와 더불어 단계적으로 이동식ㆍ조립식 콘테이너 하우스로 교체하는 방식의 제한적인 양성화가 문제를 해결하는 유력한 방식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근본적으로 타개하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으로 공공임대주택의 충분한 공급 등의 방법이 필요하다.

4. 최저주거기준의 집행

최저주거기준 이하의 가구규모와 주거실태를 정기적으로 조사하여야 한다. 구체적으로 5년마다 전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인구·주택 총조사' 시 이에 대한 조사를 포함하고, 매년 말 국민기초생활보호사업의 수급권자 조사시 이에 대한 조사를 병행한다. 또한 가칭 '주택법'을 제정, 최저주거기준을 법제화하고 이에 대한 보장이 국가의 책임임을 명시하며 공공임대주택의 공급이나 주거급여, 주택수선 등 기본적인 실현방안을 규정하여야 한다. 또한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최저주거 기준실현 5개년 계획' 등 중·장기 계획을 입안·집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나아가 최저주거기준 외에 적정주거기준(유도기준)을 설정하여 보다 나은 주거의 질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 실행의 지표로 삼아야 한다.

5. 국민주택기금의 공공성 강화

기본적인 개선방향은 국민주택기금의 공공성 강화-주거복지적 성격의 강화로 귀결된다. 구체적으로 기금조성에 정부의 재정지원을 확대하고 민간 자본시장에 대한 의존성을 줄여야 한다. 이는 곧 기금운용에서 무주택 서민 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주거복지적 성격의 강화로 나타나고 주택시장의 침체에 따른 기금조성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등 안정적인 재원확보의 지름길이다.

지출에 있어 중산층이나 주택사업자에 대한 지원을 축소하고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서는 주택의 양적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었으므로 국민주택기금의 성격을 주거복지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분양주택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고, 영구임대주택 등 공공임대주택의 건설과 전·월세자금 지원 대상 및 지원액의 확대가 절실한 형편이다. 대출의 기준도 주택규모보다는 소득정도에 따라야 한다.

또한 국민주택기금운용심의위원회의 권한과 기능을 확대해 사업운용계획 수립과 운용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여 건교부장관 및 주택은행에 대한 견제할 필요가 있다. 기금운용시에는 사업성보다 사업수행능력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배점을 늘리고 수행능력 판단을 위한 요건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박윤영(안산공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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