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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위원회    시혜가 아닌 권리로서의 복지를 만들어갑니다

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2002
  • 2002.11.10
  • 370
‘주5일 근무제"란 용어는 신문, 각종방송을 통하여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됨에 따라 거의 공식화되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본래는 근로기준법의 법정 근로시간을 주당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줄이는 것을 뜻한다. 근로기준법이 개정돼 근로시간이 4시간 줄어들면 토요일을 쉴 수 있어, 주5일 근무를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이렇게 부르는 듯하다.

그러나 나머지 평일의 근무시간을 늘려서 토요일을 쉰다면 이는 진정한 의미의 "주5일 근무제"는 아닐 것이다. 그러므로 우선 "주5일근무제"를 "주 5일"이라는 측면보다는 근로시간을 단축해서 근로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한다는 차원에서 이해하면서 그 쟁점을 분석해 보기로 한다.

경과 과정

근로시간 단축에 관한 논의는 1998년 2월 6일 제1기 노사정위원회에서 근로시간 단축 문제를 다루기 위한 근로시간위원회 구성에 합의하면서 시작되었다. 위원회의 설립 취지는 연간 2,474시간에 달하는(2000년) 장시간근로를 해소하여 근로자의 삶의 질을 개선함과 동시에, 노동생산성 향상을 통하여 경제를 선진화시키는 것이었다. 이후 2000년 5월 17일 노사정위원회에서 근로시간단축특별위원회를 구성해서 몇 가지 사안에 대해서 합의하였다.

개략적인 내용을 살피면, 근로시간단축 및 관련 임금, 휴일 휴가 제도 개선을 통해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근로시간을 2,000시간 이하로 줄이도록 할 것과 이런 개선을 국제기준에 걸맞게 추진할 것, 정부는 근로시간단축을 촉진하기 위한 각종 시책을 강구하고 우리 사회에 주 5일 근무제가 순조롭게 정착되도록 하기 위하여 사회적 환경의 정비 방안을 마련한다는 것이었다. 이후 근로시간특위에서 31차의 전체회의, 실무소위, 워크샵 등을 통해 세부 쟁점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2001년 10월 5일 "노사정위 공익위원안"을 "노사정위 본위원회"에 상정 보고하게 된다.

이후 노사정 협의결과 노사정 합의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동년 10월 12일에는 실무회의를 개최해서 임금보전방안 및 시행일정을 제외한 기타 시행일정에 대해 합의를 보이는 듯 하였으나 노사내부반발로 합의에 실패하였다. 2001.11.6 노사정 협상을 재개하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고 한국노총은 11.13 임금 노동조건 저하없는 주5일제를 요구하면서 협상중단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이후 2001.12.12 노사정간 협상을 재개하였으나, 더 이상의 진전을 보지 못하였고 2002.2.7 한국노총위원장 선거이후 최근 들어 노사정 협상을 다시 재개 하였으나 임금보전 방안을 법에 표기하는 수준과 휴가일수 가산기준에 대하여 2년근속(노동계) 또는 3년근속(경영계)에 하루씩 추가하는 방안 등에 대하여 합의하지 못하고 2002. 7. 22. 노사정위원회에서 최종 결렬되었다.

그 후 노동부가 그동안 노사정위원회에서의 논의를 바탕으로 절충 입법안을 만들었고, 최근 규제개혁위원회에서 시행시기 조정 권고를 받고서 수정안을 만든 후 경제장관회의에서 최종 정부 합의안을 만들어 국회에 제출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후 노사 양단체는 그동안 노사정위원회에서 어느 정도 의견의 일치를 보였던 부분까지도 무시하고 최초의 주장을 다시 되풀이 하면서 문제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주5일근무제의 쟁점

시행시기

정부안은 금융, 보험, 공공 등 1000명 이상의 사업 또는 사업장은 2003년 7월부터, 상시 300인 이상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은 2004년 7월, 상시 100인 이상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은 2005년 7월, 상시 50인이상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은 2006년 7월, 상시 20인이상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은 2007년 7월부터 "주 5일 근무제"를 시작하고, 종업원 20명 미만 사업장은 늦어도 2010년까지는 도입하도록 정해 놓았다.

그러나 민주노총 등은 이러한 단계적 도입은 가능한 한 주5일 근무제 실시를 늦추려는 것으로, 주5일 근무제 실시의 효과가 하루 빨리 전 노동자에게 골고루 돌아가야 한다는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주5일 근무제 정착에 장애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 20명미만 사업장에 속하는 노동자가 전체 노동자의 56%가 넘는 상황에서 이들에 대한 "주 5일근무제" 적용시기를 미루고 또한 법에 명시하지 않은 것은 주 5일근무제의 입법취지를 훼손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가능한 즉각 전 사업장에 실시하되 늦어도 2~3년에는 모든 노동자에게 적용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경영계는 주5일 근무제 첫 실시시기를 2005년 이후로 늦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다수 중소기업들이 대기업의 하청을 맡고 있는 실정이라 대기업이 주5일 근무제를 실시하면 중소기업들은 따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경영계는 노동자들의 연장근로 비중이 높은 중소기업의 여건을 고려할 때 주5일 근무제를 2005~2012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10명 미만 사업장은 도입 시한을 정하지 말고 유예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탄력적 근로시간제

탄력적 근로시간제란 정해진 기간에 사용자가 특정한 날과 특정 주에 초과근로를 시켜도 시간외수당을 주지 않을 수 있는 제도이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1개월을 단위로 하루 12시간, 1주일에 56시간까지 연장 근무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식품 등 계절산업과 유통업, 일부 수출업종 등 일감이 한꺼번에 몰리는 부문에서 주로 이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바로 이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몇 개월 단위로, 하루 또는 일주일에 몇 시간까지 허용할 것인가를 놓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먼저 정부는 현행 1개월이 단위인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3개월로 늘리고, 제한 노동시간은 하루 12시간, 1주일 52시간으로 하기로 하였다. 이에 노동계는 실질 노동시간이 주50시간대에 육박하는 데 탄력근로시간제를 확대하는 것 자체가 장시간 노동을 부채질할 것이므로 현행 1개월을 유지하고, 제한 노동시간도 주40시간 노동제 도입에 발맞춰 최소한 하루 10시간 주48시간으로 제한해야만 실 노동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에 경영계는 주 40시간제를 실시하는 거의 모든 국가가 탄력근로시간 단위를 1년으로 하고 있다며 국제기준화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초과노동할증률

정부안에서는 최초 4시간분의 초과노동에 대한 할증률을 25% 적용하고 그 이상에 대해서는 할증률 50%를 적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최초 25%할증률 적용은 사용자의 노동사용을 유인할 것으로 보고 입법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반면에 경영계는 ILO에서 25% 할증율적용을 명시하고 있으며 할증률을 낮춰야 노동자들의 근로유인을 막을 수 있다는 논리로 25%적용을 주장하고 있다.

임금보전

임금 보전은 지난 7월 노사정위 최종 협상 때 대부분 합의를 이루고서도 노동계와 재계가 맞서면서 협상을 결렬시킨 대목이다. 정부 입법안은 노동자들이 주5일 근무제 실시 이전에 지급 받았던 총액 기준의 임금 수준이 법 시행 이후에도 유지되도록 정해 놓았다. 그리고 임금명세에 포함되는 각종 수당과 상여금 등의 구체적인 명목은 노사가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위임했다.

이에 노동계는 정부 입법안이 총액 수준만 떨어지지 않도록 했기 때문에 경영계가 연월차수당 등 일부 수당은 보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개정되는 법 부칙에 임금보전의 세부항목이 명시되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된 첫해에 한 차례만 임금이 보전되도록 한 것과 관련해 기존 입법예고안의 내용이 후퇴한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노동계는 주5일 근무제가 실시된 2년째에는 경영계가 임금을 보전해 주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한편, 경영계는 일한 시간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는 변동급여(연월차수당과 생리휴가수당 등)는 보전해 줄 수 없다는 주장이다. 또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유급 주휴일은 ‘무노동 무임금’원칙을 적용해 무급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생리 연월차 휴가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정부는 국제적인 입법례에 따라 월차유급휴가를 폐지하고, 여성인 근로자에 대하여 월 1일의 유급생리휴가를 주도록 하던 것을 무급화하였다. 또 1년간 8할 이상 출근한 자에 대하여 15일의 유급휴가를 주며, 2년마다 1일의 휴가를 가산하되, 휴가일수의 상한을 25일로 정했다. 1년 미만의 노동자에 대해서는 1월당 1일의 휴가를 부여하도록 하였다.

이에 대하여 노동계에서는 실질적으로 과거 연월차 휴가 22일에서 15일로 7일이나 줄어든 휴가와 관련하여 어느 나라도 기존의 휴가나 휴일을 줄여가면서 노동시간을 감축하지 않았다며 반박하고 있다. 또한 비정규 노동자가 전체 노동자의 과반수를 넘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연차유급휴가 부여 기준을 개정안 1년에서 6개월 근속자로 완화하고, 그 이하 근속자는 근속기간에 비례해서 휴가를 부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위에서 살폈듯이 정부의 개정안을 놓고 노사양측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대선 후보진영도 정부안에 찬성하고 선시행 후보완을 주장하는 노무현 후보 외에는 다들 시행을 유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듯하여 개정안의 연내 국회통과가 가능할지는 미지수이다. 이런 불확실한 상황에서 한가지 바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지금 까지 끊임없이 논의되어온 삶의 질을 좀더 강조할 것인가 아니면 국가경쟁력을 강조할 것인가의 문제를 이제는 하나로 볼 수 있는 안목이 모두에게 생겼으면 하는 것이다. 노동자들의 삶의 질 향상이 장기적으로 국가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공감을 전 국민적으로 재확인하고 그런 인식의 선상에서 이문제가 순조롭게 해결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서동혁 / 참여연대 자원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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