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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일반
  • 2022.03.01
  • 201

대선후보들, 사회적 위기 외면하고 빈약한 사회정책 공약 제시

위기극복 비전과 구체적 공약으로 경쟁해야 유권자 신뢰 얻을 것

 

대선후보들은 내일(3/2) 진행될 토론회에서 사회분야에 대한 자신들의 정책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토론할 예정이다. 대선후보들은 이번 토론에서 우리 사회가 처한 위기상황에 대한 투명한 인식에 기반하여, 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 운영의 비전과 사회정책적 대안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이를 유권자의 동의를 구하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처한 현실의 위기상황은 어떠한가? 갈수록 심화되는 불평등의 위기, 20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초저출생 국가라는 지위와 유례없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는 인구학적 측면 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측면에서도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다른 한편, 코로나19 감염병 위기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에게 전가되고 있다. 그런데도 대선기간 동안 어느 후보도 우리 사회 뿌리 깊은 곳에서 진행되고, 감염병 재난을 계기로 더욱 민낯을 드러낸 불평등과 양극화의 문제, 그리고 우리 사회 지속가능성의 위기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사회정책적 방안도 의제화하지 않았다. 특히나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시민의 일상이 무너질대로 무너져내린 상황에서 치루어지는 대선임을 고려하면, 실망을 넘어 분노가 치미는 지경이다. 

 

국민의 삶을 돌보고, 국정을 운영하겠다고 선언한 대선후보라면 재난조차 불평등하게 닥치는 상황에서 불안정 노동자, 자영업자,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이 감내하고 있는 어려움을 해소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더이상 기댈 곳도 없는 이들을 위해 이번 마지막 토론회에서만큼은 소모적인 정쟁과 정치공학적 흠집내기를 뒤로하고 위기극복을 위한 사회안전망 강화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논의할 것을 엄중히 요구한다. 유권자가 제대로 검증하고 평가할 수 있는 정책과 비전을 기반으로 한 내실있는 토론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최소한 다음 사안들에 대한 후보들의 입장과 구체적인 정책적 대응에 대한 후보들의 견해가 이번 토론회에서 집중적으로 다루어져야 함을 강조하며 제안한다. 

 

첫째,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불평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논의되어야 한다. 자산, 성별, 고용계약 형태, 심지어 지역과 출신학교 등을 축으로 심화되고 있는 불평등의 위기를 극복할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구조화된 불평등과 양극화의 과정에서 각자도생의 삶을 살다가 죽어가는 것이 아니라 시민 누구나 빈곤에 고통받지 않고 적정한 수준의 삶을 영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절대빈곤 해소’를 위한 적정수준의 소득보장 정책과 은퇴 후 존엄한 삶을 위한 노후소득보장 정책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질병과 재난, 실업 등의 위기 상황에서도 안정된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전국민 고용보험이나 상병수당 등 소득보장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도 있어야 할 것이다. 

 

둘째, 가족구조의 변화와 인구구조의 변화에 따라 갈수록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는 사회적 돌봄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이 논의되어야 한다. 급속한 고령화와 같은 인구구조의 변화와 1인 가구의 증가 등 가족구조의 변화는 전통적인 가족 기반 돌봄 체계가 더이상 유효한 모형이 아니며, 사회적 돌봄이 강화되어야 함을 가리키고 있다. 이번 토론회는 이와 같은 돌봄의 위기에 대응하는 각 후보의 사회적 돌봄 강화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되어야 한다. 시민적 기본권으로서의 돌봄권 정립, 돌봄의 공공 책임성 강화, 커뮤니티케어 강화, 분권적 사회서비스 전달체계 개편, 돌봄노동에 대한 제값 치르기 등 그동안 사회서비스 영역에서 논의되어온 주요한 과제들이 논의의 테이블에 전면적으로 올려져야 한다.

 

셋째, 감염병 재난을 계기로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공공 보건의료 체계의 확충과 강화를 위한 방안이 논의되어야 한다. 이번 코로나 재난 상황을 통해 공적 인프라 없이 민간 자원에 역할을 떠맡겨 온 의료와 돌봄 영역이 재난시기 시민들을 보호할 수 없음이 여과없이 드러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재명 후보와 심상정 후보가 공공의료 확충 공약을 제시한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이재명 후보가 의료와 돌봄의 공적 책임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년간 공공의료 확충에 소극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해온 점을 고려할 때 이를 타개할 구체적인 방안을 밝히지 않는다면 유권자들의 신뢰를 받기 어려울 것이다. 반면 윤석열 후보는 매우 형편없는 보건의료 공약을 제시했다. 많은 전문가들이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이 주기적으로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는 점을 고려했을 때 후보들은 이번 기회에 감염병 재난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도 작동 가능한 공공 중심의 보건의료 체계를 확대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출하고 토론에 임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영업자와 중소상인들, 노동자들의 위기 극복을 위한 소득 지원 방안 논의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강도 높은 방역조치로 자영업자 등은 하루아침에 급격한 매출 급감에 놓이고, 관광·레저·문화예술·대면판매, 특수고용직, 프리랜서 등 취약·불안정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었다. 하지만 실업 등에 대비한 안정적인 소득보장 방안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전국민고용보험제도의 사각지대, 임대료 분담 없이 소급적용도 되지 않는 손실보상법의 한계 등은 정부와 국회가 생색내기식 정책에 몰두한 채 구조적 개선에 소홀했음을 보여준다. 미증유의 위기 상황에서조차 정부가 적극적 재정 지출을 감내하지 않아 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대 여야 대선후보 모두 적극적 재정 확보 방안은 커녕 공평과세를 후퇴시키는 공약을 제시했다. 그동안 정부와 양당이 재정건전성을 앞세워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한 상황에서 감염병 재난시기에 역행하는 재정 공약은 앞서 제시한 공약의 진정성마저도 의심하게 한다. 이번 토론에서 후보들은 지난 2년에 걸친 감염병 재난 상황에서 위기에 처한 자영업자와 중소상공인, 노동자들에 대한 손실 보상과 적정한 수준의 일상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

 

우리사회가 직면한 사회 문제가 단 하나도 해결되지 않았는데도 대선 후보들이 사회정책을 외면하고 있는 이 상황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대선후보들은 내일 있을 공식적인 토론회 자리에서 부족한 공약, 신뢰없는 공약에 대한 해명과 적극적인 설명으로 유권자들의 신뢰를 얻어야 할 것이다. 유권자인 우리는 생색내기에 불과한 공약이 아닌, 비전과 구체적인 공약을 요구한다. 대통령 선거가 열흘 밖에 남지 않았다. 

 

논평 [원문보기/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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