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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연금정책
  • 2013.09.26
  • 2122
  • 첨부 1

노인빈곤문제 해결은 뒷전인 채 공적 연금제도 위협하는 박근혜 정부 기초연금안

공약 파기 넘어 공적연금제도를 위협하는 선별적‧차등적 급여

청장년세대와 노인세대의 갈등만 조장하는 개악안

과장된 재정부담 주장으로 국민협박 말고 보편적 기초연금 도입해야

 

오늘(9/26) 박근혜 정부는 “소득하위 70% 노인에게 국민연금 가입기간에 따라 10~20만원을 지급”하는 기초연금안을 발표하였다. 결국 박근혜 정부 집권 9개월 만에, 지난 대선 가장 핵심 공약 이었던 “모든 노인에게 기초노령연금의 2배를 인상”하겠다는 기초연금 도입 공약을 파기한 것이다. 더구나 박근혜 정부의 기초연금안은 노인의 빈곤해소 보다는 재정적 부담을 강조하면서 지급 대상을 축소한 것도 모자라 국민연금에 장기 가입할수록 기초연금을 삭감하여 지급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에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위원장 : 이찬진 변호사)는 박근혜 정부의 기초연금안이 재정적 부담만 강조하고 노인빈곤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의 목적을 상실하였으며, 국민연금 성실 가입자를 역차별하는 동시에 청장년층의 공적연금을 삭감하는 등 국가의 노후소득보장제도의 지속성까지 위협하는 것에 대해 강력하게 규탄한다. 나아가 박근혜 정부가 선별적·차등적 기초연금 급여기준을 즉각 철회하고 보편적인 기초연금을 도입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

 

현행 기초노령연금에서도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던 소득기준의 지급 대상자 선별 문제는 박근혜 정부의 기초연금안에서도 해소되지 않았으며, 박근혜 정부는 기초연금 급여 대상자에서 “상대적으로 생활여건이 나은 전체 노인의 30%를 제외”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실제 노인가구의 소득을 어떤 상대적 기준을 적용해도 80% 이상의 노인가구가 상대적 빈곤상태라고 파악(2011년 보건복지부 노인실태조사 분석결과)되는 현실에서 차등적 지급은 실질적 노인빈곤 해소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게다가 선별을 하기 위해 소요되는 행정비용, 사각지대 발생, 연금액을 더 받기위한 노인들의 도덕적 해이 등 불필요한 비용과 사회적 갈등을 발생시킬 것이 우려된다. 박근혜 정부가 발표한 선별·차등적 기초연금안은 현재 노인들에게 약간의 빈곤감소 효과만을 기대할 수 있을 뿐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재정부담을 축소시키기 위한 목적만으로 청장년세대의 노후소득보장을 악화시키는 ‘목적상실 개악안’이다. 

 

박근혜 정부는 이번 기초연금안 발표에서 공약이 축소된 것은 “현재 청장년층과 미래 우리 자녀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것으로 미래 세대에 유리하도록 설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기초연금 공약파기로 공적 노후보장이 후퇴한다는 것은, 노인들의 최저소득 보장에 대한 책임을 국가보다는 노인과 자녀 개인에게 전가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즉 우리사회 노인들의 빈곤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재정적 부담은 기초연금 등 공적연금보다는 자녀들의 용돈, 민간연금, 재산소득 등으로 채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주장대로 기초연금을 선별·차등적으로 도입한다면, 기초연금에 대한 재정적 부담은 줄어들지 몰라도 노인세대 부양이 필요한 재정부담 총량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결국 기초연금 외의 각 노인과 자녀세대가 개별적으로 부담해야하는 재정적 부담은 오히려 늘어나는 것이다. 

 

기초노령연금은 2007년 국민연금 급여율(소득대체율)을 60%에서 40%로 대폭 삭감하는 내용으로 국민연금법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이로 인해 악화된 공적연금의 기능을 보충·보완하고 국민연금의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한 사회적 합의를 기초로 도입된 제도이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가 이러한 제도의 도입 취지 및 맥락을 부정하듯이 국민연금 가입기간에 반비례 하여 차등 지급하는 것에 대해서 “국민연금 수급자는 노후소득이 무연금자에 비해 본인이 기여한 것보다 ‘훨씬 많은’ 혜택을 받고 있으며, 기초연금보다는 국민연금 장기가입이 유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기여한 것보다 많은 혜택을 받는 것은 공적연금제도가 민간보험과 구별되는 가장 큰 특징이다. 가입자가 기여한 것을 노후에 나눠 쓰는 민간보험과 다르게 국민연금은 청장년세대가 노인세대를 부양하는 연대적 기능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국민연금은 각 개인의 기여를 조건으로 하 있는지만 기초연금은 개인의 기여와 상관없이 지급되기 때문에 박근혜 정부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더욱 심각한 것은 현재 노인보다는 미래 노인세대인 청장년층의 공적연금을 삭감되기 때문에 불가피하기 때문에 현재 청장년층들의 노후불안을 심화시킨다는 것이다. 결국, 박근혜 정부의 국민연금 가입기간에 따른 기초연금 차등지급 방식은 국민연금 성실납부자와 청장년세대를 역차별함으로써 국민들이 공적연금제도에 대한 지속적인 불신을 확산시키고, 제도의 지속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최악의 차등기준이다. 

 

또한, 정부는 기초연금에 들어가는 재정을 절대액으로 밝히며, 정확한 근거도 없이 후세대가 부담할 복지재정부담을 공포스러울 정도로 감당하기 어렵다고 호도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재정규모를 GDP로 간주하면 (2010년 현재 기초노령연금을 포함한 우리나라 GDP 대비 공적연금 지출은 0.9%) 70%의 노인에게 20만원 전액을 기초연금으로 지급할 경우 지출액은 2020년에 GDP대비 0.9%, 전체노인에게 20만원 전액 지급할 경우에도 같은 해 GDP 대비 1.2%이다(국민행복연금위원회 자료 인용). 전체인구 중에 노인인구가 20%에 가까워질 2020년에도 정부가 우리나라 전체 소득의 1%도 기초연금 재원으로 부담하지 못한다는 것은 낯간지러운 말장난이며 국가가 스스로 노인빈곤을 책임질 의지가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이렇듯 국가의 전체 재정규모에서 기초연금에 소요되는 비중으로 본다면 우리사회는 보편적 기초연금에 필요한 재정을 충분히 부담할 수 있다.

 

10개월 전만해도 노인단체(대한노인회)까지 방문하며 우리나라 노인들의 심각한 빈곤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모든 어르신에게 기초연금으로 2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호언장담’하던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은 재정부담을 핑계로 기초연금 공약을 ‘호언괴담(호언농담)’으로 전락시켰다. 이제 정부여당은 국민에게 공약에 표기한 ‘모든’을 ‘70%’로 말바꾸기를 하고, ‘20만원’을 ‘20만원 일수도, 아닐 수도 있다’로  받아들이라고 강요하고 있다. 정치와 공약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한 순간에 무너뜨리는 박근혜 정부의 기초연금안은 결코 대통령의 ‘죄송한 마음이다’라는 발언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역대 어느 대선보다도 현실성 있는 공약만을 강조하던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핵심공약인 보편적 기초연금 도입을 파기한 것과 더불어 이 정부가 앞으로 추진할 대부분의 민생‧복지 공약도 재정부담의 이유로 파기하겠다는 것은 명백히 국민들을 기만하는 것이다. 이에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박근혜 정부가 기초연금을 비롯한 복지공약을 무분별하게 축소하며 국민을 우롱하는 것에 대해 좌시하지 않고, 국민들의 목소리를 담아 공약이 제대로 이행되도록 끊임없이 요구할 것이다. 더불어 이번 공약 후퇴로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훼손한 것에 대해 국민들은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것임을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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