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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위원회    시혜가 아닌 권리로서의 복지를 만들어갑니다

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2012
  • 2012.06.15
  • 2552

어린이집 문제 있기,없기

 

심선혜 |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서울경인공공서비스지부 부지부장

 

글을 쓰기 전 한 숨부터 나온다. 민간어린이집 연합회 회장이 ‘부당규제완화’를 요구로 복지부 옆 공원에서 단식농성을 하다가 의식을 거의 잃고 응급수송 되었다. 지난 3월, 한 유아교사잡시사에서 주최한 토론회에서 만났던 당찬 그녀가 생각났다. 회장은 당시 복지부가 심어 놓은 똥개들 때문에 미칠 지경이라 했었는데 그 똥개들은 다름 아닌 공공형어린이집이 원장들이었다. 그들은 한때 민간원장연합회에서 한 솥밥을 먹다가 떠난 공공형원장들을 ‘이적행위자’로 표현하기도 한다. 놀랐다. 우리가 보기엔 그냥 다 어린이집을 돈벌이로 생각하는 사람들이었는데, 그들 사이에는 정부가 만들어 놓은 진흙탕이 있었던 것이다. 

 

어린이집 문제와 관련된 글을 시작하기 전에 내가 독자들에게 미리 알려둘 것이 있다. 나는 지난 2월 민간어린이집원장들의 집단휴원으로 시작된 그들의 행동이 얼마나 파렴치한 것인가를 폭로할 것이다. 또한 여전히 같은 방법으로 아이들과 부모들을 볼모로 삼고 교직원들을 이용해 언제든지 자신들의 파워를 확인시켜주겠다는 협박을 하고 있는 저들을 냉정하게 비판할 것이다. 하지만 모든 원인제공은 보육에 대한 국가적 책임을 회피하려고 하는 정부에게 있다. 내 글의 칼끝은 분명 정부를 가리키고 있다는 것을 놓치지 말아주길 바란다.

 

폭로

벌려면 알아야 할 것 첫 번째. ‘민간어린이집 권리 찾기’1)

‘초기 기선제압!’, “출입을 통제하고 출입문을 봉쇄하라”, ‘내 건물, 내 영역이므로 퇴거 요구가 가능하며, 불응 시에는 주거침입·퇴거불응죄 고소가 가능하다’ 

 

이는 최근 보건복지부 등 행정당국의 단속에 대처를 준비하는 서울의 민간어린이집원장 교육자료와 교육시간에 나온 말들이다. 얼마 전 있었던 어린이집 감사에서 서울형어린이집들의 부정수급이 대거 적발되고 그 과정에서 경찰 출동까지 있었던 것에 대한 반감이 이런 자리를 만든 듯 했다. 그들의 권리 찾기는 ‘지도점검 대처요령’과 ‘행정처분 시 대응방법’을 배우지 않고는 안 되는 것 이었다. 이런 사람들이 운영하는 어린이집이 우리나라에 약90%가 된다는 것이 새삼 놀라울 것도 없는 사실이다. ‘단속 공무원이 녹음을 하면 녹음기 확 빼앗아 바닥에 쳐버려라.’ “단속 공무원들에게 ‘아이들이 외부인이 들어오면 놀란다’거나 ‘보육 선생님이 성추행 당할까봐 안 된다’고 말하라”는 매우 구체적인 요령까지도 전달된다. 그 누구도 함부로 우리의 사유재산을 건드리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굳은 결의에서 진행된 것이다. 교사들이 이와 관련된 기사를 보고 내뱉은 말은 “그렇게 아이들 놀라는 것이 걱정되면 아무 때나 교실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와 아이들 앞에서 선생님한테 소리 지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또 기분 내키는 대로 교사들 외모를 평가하거나 CCTV로 노동현장을 감시하면서 히죽거리고 시도 때도 없이 시비걸기를 즐겨하시는 분들이 ‘보육 선생님 성추행’ 우려를 앞세워 행정당국의 감사를 거부하는 행태는 전혀 동의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림1.jpg

<그림1>어린이집 유형별 적발현황

 

서울시의 경우 <그림1>에 나와 있는 것과 같이 지난해 보조금 꿀꺽한 135곳을 발표하면서 시민의 세금이 누수 없이 사용될 수 있도록 연초에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얼마 전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받은 자료를 통해 181곳의 어린이집들이 정부 보조금 거짓 수령과 특별활동업체 리베이트 등으로 모두 16억 8000여만 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기사를 또 접하게 되었다. 이중 절반이 넘는 94곳은 서울시가 인건비까지 지원해주는 '서울형 어린이집'인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이 언론의 보고였다. <표1>을 보면 이는 비단 서울만의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표1>복지부-지자체 어린이집 점검 중간 결과(총괄)  

 

구 분

위반유형

①보조금

부정수급

②급간식

부적정

③회계

부적정

④운영기준

부적정

계(39)

48

6

17

15

10

국공립(1)

-

-

-

-

-

법인(2)

3

1

-

1

1

민간(14)

20

3

6

6

5

가정(22)

25

2

11

8

4

 

 

이렇듯 민간, 가정 어린이집의 문제가 끊임없이 드러나고 있는데, 민간어린이집 원장연합회의 부정수급은 일부 어린이집 얘기니 문제를 확대해석하지 말라, 규제를 완화하라, 적정이윤을 보장하라 등의 주장이 누구의 귀에 설득력 있게 다가오겠는가. 집단휴원을 지지하는 부모들이 있다는 그들은 주장한다. 하지만 그 부모들이 아이를 맡기고 있는 입장에서 어쩔 수 없이 지지하는 척 하고 있는 심정을 정말 모르는 채, 자신들의 주장이 정당하다고 말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

 

벌려면 알아야 할 것 두 번째. 적정이윤(?)남기기

 

아래는 노동조합에 접수되는 교사들의 고충들을 바탕으로 구성한 글이다. 민간어린이집 원장들은 노동조합의 보고들을 말도 안 되는 조작된 이야기쯤으로 비난하지만 수없이 유사한 사례들이 끈임 없이 상담접수 되는 것을 보면 아래와 같은 사례들이 얼마나 일반화 되어있는 현실인지를 알 수 있다. 차라리 조작된 이야기이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은 우리가 더 크다. 



 

Chapter1. 교직원과 부모 등 쳐먹기2)

 

1_ 파트타임으로 채용한다.:보육교사들의 업무량과 노동시간이 길고 그 책임감도 크다보니 최근 파트타임으로 일하고자 하는 교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요구를 이용하는 것이다. 

 

▶ 어린이집에만 있는 시간당 10만원의 노동계약: 1일 5시간을 일하는 보육교사는 월50만원을 준다. 보육교사를 정교사로 채용하고 인건비와 처우개선비 등을 책정해 놓은 뒤 월급여를 입금하고, 50만원을 제외한 금액은 원장에게 현금으로 반납하게 한다. 

 

Q. 처우개선비는 교사 통장으로 직접 구에서 입금해주는데 반납이 가능한가요?

A. 그래서 교사통장과 도장을 보관하는 것입니다.

Q. 교사가 5시간만 일하고 퇴근하면 남는 일들이 많은데 어떡하죠?

A. 칼퇴근은 어느 현장이나 쉽지 않아서 교사들이 알아서 일을 마무리 하고 갑니다.

예) 10:00~3:00(5시간) 근무일 경우 9:30~3:30까지 일하는 것은 기본!

 

2_ 시설장자격증만 빌리기, 꼭두각시 시설장 세우기 : 어린이집은 시설장자격증이 없어도 운영할 수 있다. 바로 시설대표와 시설장을 분리 할 수 있다는 틈새를 이용하는 것이다. 

 

▶시설장은 대표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되기 때문에 온갖 부정행위를 채용 시설장이름으로 할 수 있다. 이 시설장은 자신도 언젠가는 원을 운영할 계획이 있거나 신고해도 자신이 시설장 자격정지를 당하기 때문에 쉽게 신고하지 못한다는 장점이 있다. 이렇게 생긴 노하우로 3개 이상 운영하는 것도 가능하다. 단, 2013년부터 1인명의로는 1개의 어린이집만 운영할 수 있다. 그래도 2개는 운영할 수 있다. 1개 시설은 본인 시설장명의로,  1개 시설은 대표자 명의로 운영하면 된다. 하지만 옆에 학원을 동시에 운영하면서 어린이집 특기활동을 학원에서 진행하는 등의 방식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은 여전히 많다.

 

3_ 특기교육비 부풀리기 및 각종 필요경비 청구하기 : 맞벌이 부모들은 자신이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죄책감을 느끼기 때문에 특기교육과 현장체험학습에 대한 바램이 크다. 이러한 부모들의 욕구를 이용하는 것이다.

 

▶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특기과목을 부모들에게 신청 받고 교사들이 진행할 수 있는 과목은 교재구입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 특기교육업체를 활용해 돈을 모으는 방법도 있으나 최근 단속이 심해 주의해야 한다. 최근에는 정해진 과목 수 이상의 특기교육진행은 불법이라고 해서 할 수 없지만 부모님들이 원하신다면 해드리겠다고 하면서 현금으로 특기교육비를 받아 챙기는 경우도 있다.

 

Chapter2. 그 외 

 

원장 활동비 수당 올리기, 허위영유아등록 - 부모와 반띵하기, 허위교사등록, 급·간식에서 남기기, 평가인증 때 옆 시설에서 물건 빌려오기 등등 더 자세한 것을 알고 싶으면 연합회 활동 잘하면서 선배들에게 물어 보면 된다. 

......

 

책임회피

 

“동네에서 카페 하려다가 투자금만 1억 원에 손익분기점도 불분명할 거 같아 어린이집을 창업하려 합니다. 아내가 아이들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수요는 항상 있으니까 수입도 확보돼 나쁘지 않을 거 같네요.”최근 인터넷 유명 재테크 카페에 한 남성이 올린 글이다. 주부 A 씨는 지난달 한 재테크 카페에 “2억5000만 원을 대출받아 어린이집을 계약했다. 어떻게 운영하면 대출 원금과 이자를 갚고도 수익을 낼 수 있을까”라는 글을 올렸다

 

우리 정부가 어린이집을 이렇게 만들었다. 영유아시기발달에 대한 이해는 없어도 된다. 돌봄에 대한 사회적 책임이나 철학 따위는 필요 없다. 보육에 대한 국가의 책임의 민간시장에 전가하고 그 중심으로 확대되어온 보육정책의 쓴잔을 국민이 마시고 있는 것이다. 제갈현숙연구실장에 의하면 국공립어린이집의 비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다. 지난 5년간 국공립어린이집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7%→ 5.5%→ 5.4%→ 5.3%→ 5.3%로 꾸준히 감소한 반면, 민간어린이집과 가정어린이집의 비중은 88.4%→ 89%→ 89.2%→ 89.5%→ 90%로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 5년간 8,986개소의 어린이집이 증가했는데 이중 가정어린이집만 7,538개소로 증가된 어린이집의 84%를 차지한다. 2011년 한 해만 가정어린이집이 1,355개소가 신설되어 전체 신설된 보육시설 1,821개소의 74%를 차지했다. 가정어린이집의 비약적 증가는 보육시설에 대한 인건비 지원이 축소되면서 아동별 지원 비율 확대와 영아반 기본보육료 지원과 같은 정부정책 전환의 결과였다. 즉 정부의 시설지원정책이 아동 숫자로 연동되면서, 보육아동만 확보되면 어린이집 운영자체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에 시설설치 요건을 갖춰 어린이집을 허가받은 민간 원장들은 어린이집의 보육여건이나 서비스의 질적 수준보다는 그들의 개인적 동기에 근거해서 어린이집을 운영하게 된다. 이렇게 ‘개인적 동기’로 운영되는 어린이집은 전 지구상에 대한민국이 유일할 것이다. 결국 정부가 만들어 놓은 보육계 진흙탕에서 정부 자신도 허우적거리고 있는 것이 지금의 그림이다.

 

지난달 17일 참여연대로부터 어린이집문제와 관련된 기고를 부탁 받고, 2월 집단휴원사태로 드러나게 된 민간어린이집의 실체이긴 하지만 그 해묵은 문제들을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되었다. 사실 더 큰 고민은 문제를 폭로하는 것이 아니라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내어 놓는 것이 오히려 식상하고, 너무 원칙적이고, 이상적이고, 현실 가능성이 떨어짐을 알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글을 쓰기도 전에 기분이 언짢아지는 터라 이 말을 쓸까 말까그것이 더 고민이었다. 뭔가 단계론적으로 현실 가능한 것부터 대안으로 만들어 보자고 해도, 곪아 터지고 있는 상처를 도려내고 또 도려내 봤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결국 22일 사건을 보고 다시 맘을 잡게 되었다. 염증이 잘 생기는 체질은 그 체질 자체를 개선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임을 여전히 주장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영유아 돌봄의 가치를 저평가 하지 마라. 공공성이 너무나도 명확한 보육이라는 거대한 책임은 민간시장에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없다. 

 

 

각주 1)  한국어린이집 총연합회 민간분과위원회(이하 한민련)가 5월 22일에 개최한 워크숍 주제
각주 2) 전문용어로 ‘착취하다’: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의 노동력이나 돈을)돌아가야 할 몫을 주지 않고 부당하게 가로채거나 빼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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