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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위원회    시혜가 아닌 권리로서의 복지를 만들어갑니다

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희망복지학교_복지강좌
  • 2010.06.29
  • 2628
  • 첨부 3


희망복지학교 둘째 날이다. 쪽방 체험이 오후에 있기 전 한국의 거주현실과 주거 복지라는 강의를 들었었다. 사회복지학을 3년 동안 배우면서 대상(여성, 아동 등)에 대한 부분에만 초점을 두고 배우거나 클라이언트에 대한 기술 등을 위주로 배웠기 때문에 주거에 대한 부분을 내가 많이 간과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번쩍했다. 특히나 남철관 강사님께서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좀 보는 사회복지사가 되라” 라는 말을 하시며 지금 우리나라의 주거 실태, 재개발, 뉴타운 정책 등에 대한 대책을 사회복지사들이 주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힘쓰는 것이 진정 주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부분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클라이언트에 대한 프로그램도 중요하지만 그것은 차후에 문제라고, 숲을 보는 사회복지사가 되라고 하셨던 말씀들이 쪽방 체험을 하면서 많이 떠올랐고, 더 와 닿게 되었다.

우리가 방문한 곳은 서울역 근처에 있는 동자동 사랑방. 이곳 작은 사무실에서는 빈민들을 위한 권리를 찾고, 그들의 긴급 상황을 돕고, 정보도 제공하는 일을 하고 계셨다. 이곳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에게 간략한 설명을 듣고 우리는 몇 조로 나뉘어 쪽방에 살고 계시는 분들과 소중한 만남을 가 질 수 있었다.

내가 만난 할아버지는 70세 중반 정도 되시는 분이셨다. 쪽방에 들어가기 전에 혹시나 폐를 끼치는 것은 아닌가 걱정했지만 할아버지께서는 환한 얼굴로 우리를 맞이해 주셨다. 내가 방문한 쪽방은 생각보다는 넓었다. 나를 포함해 3명이 앉아 할아버지와 대화를 나눌 수 있을 만큼의 크기였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쪽방의 개념으로 보면 크다는 의미이지 우리가 생활하는 데 있어 주거의 크기와 비교하자면 이것은 턱없이 좁은 공간임은 분명했다.

▲ 서울역 인근의 동자동 쪽방의 모습. 부엌 없이 방 한칸으로만 이루어져 있어서 '쪽방'이라고 부르며, 쪽방의 크기는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1평이 안된다.  

나는 평소 쪽방이라는 곳이 판잣집 형태인 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쪽방이란 부엌이 없기 때문에 쪽방이라고 불린다고 할아버지께서 가르쳐 주셨다. 할아버지께서는 기초수급자이셨고 가족은 없다고 하셨다. 몸은 건강하셔서 걷거나 여러 군데 돌아다니시는 것을 좋아한다고 하셨다. 우리는 할아버지께서 이 좁은 공간에서 하루 종일 생활하기에는 답답하실 것 같았다. 그래서 평소 어떤 활동을 하시면서 지내시는 여쭈어보았더니 할아버지께서는 “주로 걷거나, 배낭 메고 이리저리 돌아 다녀. 건강은 하지만 이 나이에 일을 써주는 데도 없고, 일을 한다고 해도 기초생활수급비가 감액이 되니까...어렵지.. 그래서 이리저리 걸어 다니지. 건강을 위해서도 걷는 게 최고야. 이 나이에 가장 무서운 것이 아픈 거야. 난 그게 제일 무서워. 건강히 삶을 마감하고 싶어..” 라고 하셨다.

기초생활수급비에 대한 금액에 대한 만족도도 여쭈어 보니 “사람이 다 살아가기 마련이야. 많으면 많은 데로, 적으면 적은 데로 다 살아가지. 옆집 사람은 그 돈으로 경마를 해. 그러니까 힘들지.. 나는 만족해.” 라고 하셨다. 할아버지의 방은 다른 쪽방에 비해 크기가 커서 보증금이 있었고 월 15만원 내신다고 하셨다. 그 외 관리비도 따로 내야해서 감당하기 어려워 난방비 절약으로 전기장판을 쓰신다고 하셨다.

원래 쪽방은 보증금이 없어 노숙자나 빈민들이 도시 공간속에 그나마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는 형태이다. 사람들을 알까? 우리나라 사람들의 주거환경의 실태를. 여기 최저 생계비 같은 한국 주거지가 있다고. 하지만 이마저도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이 도시 속에 빈민들은 쫓기고 쫓겨 갈 곳을 잃어가고 있었다. 주변 호화 건물과 주택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이 쪽방도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위험에 놓여있는 듯 했다. 여기 저기 쪽방을 돌아다니며 주변 호화건물과 쪽방건물의 모습은 확연한 대비를 이루고 있었지만 슬픈 조화의 모습이기도 했다. 또한 주변의 방황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우리나라 사회보장제도의 낡은 안전 바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졸였다.

▲ 서울역 인근의 화려하고 높은 빌딩의 이면에는 인간다운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운 쪽방촌이 존재하고 있다.

공원에서 방황하는 사람들을 보며, 쪽방에 사는 사람들을 보며, 기초생활 수급비로 경마를 하는 사람들을 보며,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최저생계비로 경마를 해? 최저생계비를 낮추어야 해. 일하지 않고 왜 공원에서 방황을 할까. 사람들이 게으르다.’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낡은 안전 바를 메고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조금만 움직여도 뜯어질 것 같은 안전 바. 생사를 위협하는 안전 바는 사람의 권리도 보장해 주지 못하면서 사람을 피폐하게 만든다.

누구를 위한 환경 개선이고, 뉴타운 건설일까. 최저생계비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최선의 생계비인가 생존비인가. 경제성장, 선진국으로 가자면서 이렇게 의. 식. 주 하루, 일주일, 일 년을 옥죄며 생활하는 사람이 있고, 또 늘고 있고, 국가의 안전 바는 허술해져 있다는 것을 쪽방 체험을 통해 다시 확연하게 느꼈다. 그리고 임시 주거 층과 노숙인 등 주거상실 계층에 대한 문제는 타인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가 함께 안고 해결해 가야할, 분명한 연대 책임의 문제라는 것을, 그리고 그 과정에서 그들의 권리와 인권 또한 존중받고 인식되어 져야 함을 또 한 번 새기게 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제3기희망복지학교 참가자 신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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