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14 2014-12-11   633

[동향3] “청년, 이기는 경험을 시도해 보자” 전국순회 청년문제 공개 토론회 불평등 속의 청년의 삶, 변화는 가능한가?-21세기 청년론

“청년, 이기는 경험을 시도해 보자” 전국순회 청년문제 공개 토론회

불평등 속의 청년의 삶, 변화는 가능한가? -21세기 청년론

이경민 ㅣ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청년들은 모두 열심히 살고 있다. 그러나 취업은 힘들고 내 집장만은 꿈같은 일이다. 열심히 사는데, 살아가고 싶은데, 현실은 변하지 않는다. 이처럼 “불평등이 점점 심화되는 사회에서 청년들은 희망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을까?”

 

어마어마한 경쟁을 통해 대학에 들어온 청년들은 또 다시 취업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리기를 준비한다. 그러나 양극화가 점점 심해지는 노동시장의 불평등한 구조에 직면하게 된다. 더구나 한국사회에서 부모의 소득이 사회경제소득의 변수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며 사회경제적불평등은 학력불평등, 취업불평등 결국은 소득불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주택과 같은 경우, 우리나라의 주택의 공급량은 이미 포화상태임에도 소득대비 주거비는 높다. 청년 중에 소득대비 주거비를 30% 이상 지출하고 있는 비율이 60%가 되지만, 10명 중 3명은 최저주거기준 미달인 곳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주택가격이 4억5천만 원이라고 하는데, 청년들은 취업을 해도 내 집 장만은 가능한 것일까?

 

또한 대학생의 4명 중 1명은 학자금 대출의 경험이 있으며, 신용불량자의 추이를 살펴보더라도 20대만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국가장학금 등의 정책으로 학자금 대출 현황이 줄어들고 있는데도 20대의 부채가 높게 나타나는 이유는 생활비 대출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성인이 되자마자 빚쟁이가 되어버리고, 취업은 어려운 현실에서 이 빚은 언제 갚을 수 있을까?

 

이처럼 일자리, 주거, 부채 등 청년들이 당면한 문제에 대하여 내용을 공유하고 연대를 통하여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하여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 민달팽이유니온, 청년유니온이 함께 전국순회 청년문제 공개 토론회를 개최하였다. 토론회에서 각 청년단체들은 주휴수당 지키기 운동, 피자배달 30분제 폐지운동, 청년 주택 협동조합, 청년문제 해결을 위한 조례제정 등 활동을 통해 청년의 문제를 개인화하지 않고 사회적 문제로서 확장시키는 활동을 시도하고 성취했던 경험을 공유하였다. 또한 단순히 청년의 문제를 공유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연대를 통하여 함께 이기고 변화를 이끌어내는 경험이 있어야 함을 나누었다.

 

토론회는 11/4(화) 연세대학교를 시작으로 하여 지난 11/11(화) 전주대학교, 11/26(수) 영남대학교에서 진행하였다. 그리고 12/2(화) 종합토론회에서는 국회 정부 지자체 등 정책책임자들의 청년정책에 대한 입장을 듣고 계획을 요구하고 토론하는 자리가 되었다.

 

21세기 청년론 후기_의제를 만들고, 마음을 모아야 한다!

함숙영 l 연세대 철학과12학번, 새벽이슬

 

예전 동아리 모임에서 ‘88만원 세대’와 ‘우리가 잘못 산 게 아니었어’ 라는 책을 함께 읽은 적이 있다. 토론회를 준비하며 이 책을 읽고서 작성했던 후기문을 다시 보게 되었는데, 나와 나의 주변 상황이 그 때와 변한 게 없다는 점에서 청년 문제가 해결되기는커녕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음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

 

88만원 세대… 아마 우리 오빠가 88만원 세대인 듯싶다. 군대를 제대한 이후로 우리 오빠는 여러 기업들의 이름과 ‘취업’ 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취업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 기업은 이렇더라 아는 친구는 어디 들어가고 누구는 시험 준비하다 떨어졌다더라.. 어찌나 남의 일에 관심이 많은지 집에서 계속 재잘재잘 입이 쉬질 않는다. 왜 회사에 들어갔는데도 오빠는 여전히 걱정투성일까?

 

오빠는 아직 완전히 취업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왜냐하면 오빠는 ‘비정규직’이기 때문이다. 취업을 하고도 다음 관문을 넘어야 하는 것이다. 그 동안은 뉴스에서 비정규직, 청년 실업 문제가 수시로 언급되어도 아직 학생이기 때문에 가깝게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오빠가 취업 문제로 쩔쩔매고, 좌절하고, 심지어 성향이 변하기까지 하는 모습을 보고는 정말 이게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직접적으로 느끼게 되었다. 나 또한 휴학을 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정말 자급자족 하는 것이 어렵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도 서울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기 때문에 주거 문제로 고통 받는 일은 없는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본가를 떠나 타향살이를 하는 이들을 보면 얼마나 힘들지 감히 상상하는 것조차 미안하다.

 

그런데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같은 문제 상황에 처한 청년들이 합심해서 현실을 개척해 나가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적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현실을 함께 변화시키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그 현실이 나의 것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토론회의 주관 단체의 일원으로 평소 대한민국 청년들의 고단한 삶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토론회의 발제 내용이 새롭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그리고 각 주최 단체들의 발제를 들으며, 그리고 발제를 함께 듣는 그 자리에 모인 구성원들을 보며, 적어도 이 사람들 또한 청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고 청년위기에 대한 문제의식은 있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했다.

 

한편으로 이런 생각을 했다. “왜 항상 이런 토론회에는 오는 사람만 오는 걸까?” 문제의식을 함께 나누고, 각자의 활동과 고민을 나누는 자리는 필요하다. 그러나 막상 주변에 홍보를 하며 느낀 것은 차마 우리 오빠 같은 사람들에게는 이런 토론회를 권유하지 못 한다는 것이다. 권유를 하더라도 ‘올 것 같은 사람’, ‘이런 문제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정해져 있다. 객관적인 데이터가 있을지라도, 본인의 경우가 그 데이터에 포함되어 있더라도, 지금도 열심히 취업을 위해 아득바득 살고 있는 이들에게 이런 토론회는 관심 밖의 영역이다. 나는 우리 오빠와 함께 이런 모임에서 청년문제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보고 싶다.

 

토론회 당일, 한 발제자가 오늘날의 20대가 단결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386세대와 같은 공통의 기억이 부재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일리 있는 말이다. 20대가 함께 맞서야 할 적이 불분명하고,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사회에서 어떤 의제를 통해, 어떠한 방식으로 마음을 모을 것인가가 앞으로의 청년 문제 해결의 핵심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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