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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위원회    시혜가 아닌 권리로서의 복지를 만들어갑니다

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2012
  • 2012.07.15
  • 7602

한국 사회보험제도의 현황

                                   이희자 박사 | 가천대학교 겸임교수

 

1. 들어가며

우리나라의 사회보험은 1960년대 초 경제의 산업화 과정과 맥을 같이 하면서 산업화에 가장 필요했던 산재보험이 가장 먼저 도입되었다. 그 후 1977년 건강보험, 1988년 국민연금이 실시되었고, 1995년 고용보험이 도입됨으로써 비로소 선진국과 유사한 사회보험의 체계를 갖추게 되었다. 그동안 우리나라 사회보험제도는 관련법의 적용확대로 제도상 사각지대는 크다고 볼 수 없으나, 보험가입의 기피나 보험료 미납 등으로 인해 사회보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근로취약계층의 수는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

이들 사회보험의 취약계층을 계속 방치하는 경우에는 실직 시 소득 상실, 고용정책 접근의 제한, 노후 소득 불안정 등 사회적 위험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사회적 불안을 가중시키고, 국가의 공적부조 부담 증가로 이어지는 기회비용을 발생시키게 되며, 나아가 사회보험 재정의 악화원인이 되기 때문에 재정의 건전성 확보 측면에서도 사각지대에 대한 해소 정책이 필요하다. 

이하에서는 사회보험제도의 의의를 먼저 살펴보고, 법적 적용대상임에도 불구하고 사회보험의 미가입이나 보험료 미납으로 인해 실질적으로 사회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근로취약계층을 중심으로 그 현황과 문제점을 검토한 후, 사회보험관리의 절차상 문제도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Ⅱ. 사회보험제도의 의의

1. 사회보장권으로서의 사회보험

오늘날 대부분의 민주주의 국가는 자유권적 기본권과 함께 사회적 기본권을 보편적 권리로 인정하고 있다. 사회적 기본권은 복지국가에서 국민의 인간다운 생활은 보장하기 위하여 국민에게 일정한 급부를 제공하는 것을 국가의 의무로 하고, 아울러 이러한 급부에 대한 권리를 국민에게 보장함으로써 사회정의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헌법상 권리이다.

헌법은 제34조 제1항에서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인간다운 생활보장의 일환으로 “국가는 사회보장·사회복지의 증진에 노력할 의무를 진다”고 명시하여, 사회보장 등에 대한 국가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제5항은 “질병·노령 기타의 사유로 생활능력이 없는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고 사회보장을 받을 권리를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위해 사회보장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헌법적 이념에 따라 사회보장기본법 제3조 제1호는 “사회보장이란 질병, 장애, 노령, 실업, 사망 등의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모든 국민을 보호하고 빈곤을 해소하며 국민생활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제공되는 사회보험, 공공부조, 사회복지서비스 및 관련복지제도”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사회보장이란 현대사회에서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는 수단이라고 할 것인데, 사회보장제도에서 사회보험이 핵심적인 제도라고 할 것이다. 

 

2. 사회보험의 개념

국민을 사회적 위험에서 보호하기 위한 사회보험은 경제적 약자에게 그 생활을 위협할 만한 상해·사망 기타 일시적으로 재산상의 부담을 지게 하는 사고가 발생한 때, 그 위험을 국가적인 보험기술을 통하여 대량적으로 분산시킴으로써 장래의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사회보장 작용이다. 

사회보장기본법은 제3조 제2호에서 “사회보험이란 사회보장의 일부분으로 국민에게 발생되는 사회적 위험을 보험의 방식으로 대처함으로써 국민의 건강과 소득을 보장하는 제도”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사회보험은 국민을 대상으로 질병, 사망, 노령, 실업 기타 신체장애 등으로 인하여 활동능력의 상실이나 소득의 감소가 발생하였을 때 보험방식에 의하여 보장해주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사회보험의 기본적인 사상은 사회연대성에 근거하고 있다. 여기에서의 사회연대성은 상호의존과 상호부조의 원리로서, 사(私)보험과 달리 사회적 위험에 대한 노출정도가 높은 저소득층에게는 낮은 보험료를 적용하고, 고소득층에는 높은 보험료를 부과한다. 이로써 사회보험은 소득재분배 기능도 하게 된다.

오늘날 사회보험은 현대사회의 대표적인 위험영역에 따라 노령과 질병 시 노후보장을 위한 연금보험, 질병의 치료나 재활을 위한 건강보험, 근로자들의 산업재해에 대비한 산재보험, 근로자의 실업에 대비한 고용보험으로 나뉘어진다. 

 

Ⅲ. 사회보험 가입현황과 문제점

1. 비정규직 근로자  

(1) 가입 현황

통계청의 조사에 의하면 2012년 3월 기준해 임금 근로자는 1,742만 명이고, 이중 비정규직 근로자는 580만 명으로 임금 근로자 중 33.3%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2012년 3월 비정규직 근로자의 사회보험 적용률은〔표 1〕에서와 같이 국민연금40.5%, 건강보험 46.5%, 고용보험 45.0%에 불과한 반면, 정규직 근로자의 경우 각각 79.6%, 81.3%, 78.3%에 달하고 있는 점을 볼 때 낮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비정규직 근로자 중에서도 시간제 근로자는 국민연금 13.2%, 건강보험 15.4%, 고용보험 15.9%로 사회보험 가입률이 현저히 낮게 나타났다. 이와 같이 비정규직 근로자의 사회보험 가입률이 낮은 것은 사회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2) 원인 및 문제점

임시 및 일용근로자로 대변되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특정 사업주와의 장기 고용관계가 아닌 불특정 사업주와의 고용관계를 특징으로 한다. 따라서 이들은 사업장을 수시로 이동하게 되어 피보험자관리가 어렵다는 이유로 대다수의 근로자가 사회보험의 적용에서 비껴나 있거나 또는 지역가입자로서 변칙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이는 기존의 사회보험제도가 근로자의 대다수는 정규직일 것이라는 가정 아래에 만들어진 것으로써, 이와 상반되는 비정규직 근로자의 ‘잦은 이동성’에 따른 특수성을 제대로 고려하거나 포괄하지 못한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비정규직이 많은 영세사업장이나 전형적인 일용근로자가 많은 건설현장에서는 이동이 잦은 이들에 대한 피보험자관리가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큰 행정부담이 되고, 업무부담의 과중으로 고용관리가 불가능하다는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이들은 대체로 정규직 근로자에 비해 낮은 임금을 받고 고용불안에 시달리며 고용이 단절적이다. 이는 취업·실업의 반복과정에서 소득불안정과 생활불안정으로 이어져 빈곤의 상태로 전락할 위험이 높으므로 이들에 대한 사회적 보호가 필요하다.

 

2. 영세사업장 근로자

(1) 가입 현황

2010년 근로자 1명 이상 사업체는 335만 개이고, 이 중 근로자 5명 미만 사업장은 총 280만 개로 전체 83.6%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5명 미만 영세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 수는 507만 명(28.7%)으로 전체 근로자 1,764만 명의 1/3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다른 선진복지국가에 비해 노동시장에서의 영세사업장 근로자 비중이 매우 높은 편이다.

근로자의 사회보험 가입률은 사업장 규모에 따라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표 2〕는 사업체 규모별 근로자의 사회보험 가입률 현황으로, 5명 미만 영세사업장의 경우 국민연금 24.8%, 건강보험 26.7%, 고용보험 25.3%에 불과한 상황이다. 

 

(2) 원인과 문제점

영세사업장의 사회보험 미가입의 이유는 보험료에 대한 부담뿐만 아니라 노사의 사회보험에 대한 인식문제, 전문지식의 결여와 행정부담, 보험사무대행기관의 홍보부족, 저임금 등 다양한 이유가 존재한다. 그리고 영세사업장의 경우 생성·소멸이 빈번하고 소재지가 자주 바뀌어 관리가 어렵다는 점과 미가입 시 사업주에게 부과되는 벌칙이 미미하다는 점도 있다. 

건강보험의 경우 사각지대가 매우 적은 것으로 분석되나, 실제로는 근로자가 보험료의 부담을 피하기 위해 지역가입자나 피부양자로 위장 등재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영세사업장은 4대 사회보험 가입에 따른 행정적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는데, 웹 시스템인 EDI 가입률이 35%선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영세사업장은 결국 누락이나 가입을 기피할 수 있고, 팩스로 서면신고의 경우에는 공단 직원이 수작업으로 일일이 전산에 입력해야 하는 관계로 인력낭비를 가져올 수 있으며, 나아가 수작업으로 인한 오류발생 가능성이 높다. 

 

3. 저임금 근로자  

(1) 가입 현황

저임금 근로자의 경우 가족의 피부양자 등재 등으로 건강보험 미가입률이 6.4%로 사각지대가 높다고 볼 수 없으나, 국민연금의 경우에는 미가입자가 62.3%에 달하여 고임금 근로자 4.6%에 비해 15배 정도가 된다. 그리고 고용보험의 경우에는 67.3%에 달하여 고임금 근로자 8.3%에 비하여 상당히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2) 원인과 문제점

산재보험은 사업주가 전액부담하나,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의 경우 사업주와 근로자가 절반씩 부담하고 있다. 그리고 고용보험의 경우에는 실업급여만 사업주와 근로자가 절반씩 부담하고, 고용안정·직업능력개발은 사업주가 전액부담하고 있다.

따라서 저임금 근로자의 경우 사회보험에 가입하게 되면 납부하는 보험료만큼 임금이 줄어들게 되어 가정경제상 곤란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사업주의 경우에도 직접 인건비 외에 추가비용이 발생하게 되어 증가된 노동비용 만큼의 근로자를 줄이려고 하거나 사회보험 가입자체를 기피하게 된다. 단기적으로 사회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것이 사업주와 저임금 근로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저임금 근로자는 신용불량자나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또는 배우자나 부모의 건강보험에 피보험자로 등재하는 식으로 직장에서의 보험가입을 기피하게 된다. 이로 인해 실직 시 구직급여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노후소득 불안정에 직면할 위험이 높다. 

 

4. 관리절차상 문제 

우리나라 사회보험제도는 도입시기가 서로 다르고 확대과정이 급속하여 보험별, 대상별로 독립적 성격이 강한 상태로 관리 운영되어 왔고, 관리체계도 보건복지부와 고용노동부 양 부처 감독 아래에 관리주체는 3개 공단으로 분할되어 있어 제도 간 연계부족이나 관리업무의 중첩이 많았다.

따라서 1995년경부터 다양한 통합논의가 시작되었고, 1998년 11월 6일 ‘4대 사회보험통합기획단’이 국무총리실 산하에 설치됨으로써 사회보험제도의 통합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그리하여 2011년 1월부터는 국민건강보험뿐만 아니라 산재·고용보험료 및 국민연금이 통합징수되어 징수업무 등이 간소화되었다. 

그런데 고용·산재보험은 월별부과고지 형태로 바뀌었고, 매년 3월 15일까지 보수총액신고를 해야 하며, 개별적 관리방식인 인별관리가 신설되어, 사업주의 보험사무와 관련된 행정업무는 여전히 부담이 되고 있다.

특히 영세사업장은 저임금 근로자와 비정규 근로자가 대체로 많아 사회보험의 취약계층집단이라 할 것인데, 사회보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사회보험법령에 대한 지식과 업무처리능력 부족으로 보험업무 처리에 대한 상당한 부담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이들 영세사업장에 대한 전문화되고 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지원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한편, 국민연금법이나 국민건강보험법은 행정소송 이전 단계에서 피보험자 등이 행정상 분쟁을 간이한 절차로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함으로써 국민의 사법절차에 따르는 시간·경비의 낭비를 줄일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그러나 피보험자 등이 공단의 처분에 이의신청이나 심사 또는 재심사청구를 하기를 원하더라도 이를 대리하여 조력해 줄 전문자격사가 없다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사회보장법에 대한 이해와 전문지식이 있는 전문 자격사에게 행정심판 단계에서 사업주나 피용자를 위한 권리구제의 기회를 열어주는 것이 간이한 구제절차를 규정한 취지에도 부합된다고 할 것이고, 법원과 국민모두의 부담을 경감할 수 있으며, 나아가 사법기능을 보완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도 수행하게 될 것이다.

 

Ⅳ. 맺으며

사회보험은 인간다운 생활의 보장이라는 헌법적 이념 아래에서 시행되는 사회보장제도로서, 국민은 사회적 위험이 현실화된 경우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고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근로취약계층으로 볼 수 있는 비정규직, 저임금 근로자와 영세사업장 근로자 등은 사회안전망에서 벗어나 사회적 위험에 무방비 상태로 있다. 이들 근로빈곤층을 계속 방치하는 경우에는 실직 시 소득상실과 노후 소득이 불안정으로 인간다운 생활을 위한 최저생활도 보장받지 못하게 된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비정규직 근로자의 비율이 지나치게 높은 만큼 사회보험 적용확대는 물론 그 제도적 보완장치로서 보편주의에 입각하여 비정규 근로자들의 사회보험 적용률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모색되어야 한다. 

또한 영세사업장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서는 사회보험업무의 처리절차, 법정서식의 작성 등에 대해 적절한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외부전문가가 필요하다. 그리고 사업주나 피보험자가 사회적 위험에 노출되거나 부당한 처분을 받았을 시 권리구제 신청이나 행정심판 단계에서 전문자격사의 조력을 받을 수 있는 폭 넓은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며,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차원에서도 전문자격사의 확대가 요청된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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