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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2017
  • 2017.08.01
  • 7245

복지동향 2017년 8월호

기획주제1.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의 부양의무자 기준

기획주제2. 부양의무자기준으로 인한 수급 사각지대

기획주제3.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방안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의 부양의무자 기준

 

박영아 |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 부양의무자 기준이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 부양의무자 기준은 공공부조급여(생계급여, 의료급여, 주거급여 등)를 받을 수 있는 자격요건 중 하나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8조 등은 “부양의무자가 없거나, 부양의무자가 있어도 부양능력이 없거나 부양을 받을 수 없는 사람으로서 그 소득인정액이 제20조 제2항에 따른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결정하는 금액(이하 이 조에서 ‘생계급여 선정기준’이라 한다) 이하”일 것을 수급요건으로 삼고 있다. 부양의무자가 없으면 본인의 소득과 재산만으로 수급자격요건을 따진다. 그러나 부양의무자가 있으면 부양의무자의 부양능력 여부, 즉 부양의무자의 소득과 재산에 따라 수급자격 여부가 가려진다. 여기서 부양의무자는 민법에 따라 부양의무를 지는 친족 중 1촌 이내의 직계혈족, 즉 부모 또는 자식을 말한다.

 

부양의무자의 부양능력 여부는 수급권자의 소득과 마찬가지로 보장기관의 조사로 파악하며, 금융거래, 신용정보 등의 정보를 낱낱이 볼 수 있는 금융정보제공동의서 제출을 요한다(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21조 제3항). 부양의무자가 조사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보장기관은 수급신청을 각하할 수 있다(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22조 제8항).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은 왜 본인도 아닌 부양의무자의 소득과 재산을 수급자격요건으로 삼고 있을까? 부양의무자가 부양능력이 있으면 “부양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양을 받지 못하는 수급신청자는 “부양의무자가 부양능력이 있어도 부양받을 수 없는” 사정을 입증해야 한다. “부양받을 수 없다”는 것은 과연 무엇을 의미할까? 부양의무자의 군입대, 수감, 해외이민 등은 보건복지부 지침상 부양받을 수 없는 사정으로 명시되어 있어 별다른 논란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러한 사정이 없음에도 부양을 받지 못하는 경우는 보건복지부지침에 의해 “가족관계가 해체”되었음이 인정되어야 급여를 제공토록 하고 있다. 

 

부양의무자 기준과 민법상 부양의무의 관계

 

부양의무자는 민법상 부양의무가 있으므로 부양능력이 있으면 부양해야 하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조금만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 부양의무자 기준이 민법상 부양의무와 그렇게 맞물리도록 설계되어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부양능력과 부양의무

부양의무자의 부양능력 유무는 위에서 본 것처럼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른 수급자격요건을 구성하는 요소로, 아래와 같이 획일적 기준에 따라 판정한다. 반면, 민법상 부양의무는 기본적으로 부양의무자와 부양청구권자 간의 개인적 권리의무관계로, 부양의 정도와 방법은 우선 당사자 간 협의, 그리고 협의가 없을 경우 당사자의 청구에 의해 정하는데, 획일화된 기준이 없고, 부양을 받을 자의 생활정도와 부양의무자의 자력 기타 제반사정을 참작하여 정한다. 부양의 정도를 결정할 때 고려되어야 할 ‘제반사정’에는 부양권리자와 부양의무자 사이의 과거의 유대관계, 부양권리자의 생활이 곤궁하게 된 원인 등이 포함될 수 있다.1) 

 

대법원 판례는 나아가 부부와 미성년자녀와 부모 간, 즉 핵가족 간 부양의무를 1차적 부양의무라 하고 성년 자식과 부모 및 기타 친족 간 부양의무를 2차적 부양의무로 구분하고 있다. 즉 “부모가 성년의 자녀에 대하여 직계혈족으로서 민법 제974조 제1호 제975조에 따라 부담하는 부양의무는 부양의무자가 자기의 사회적 지위에 상응하는 생활을 하면서 여유가 있음을 전제로 하여 부양을 받을 자가 그 자력 또는 근로에 의하여 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하여 그의 생활을 지원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2차적 부양의무”라는 것이다.2) 따라서 부양의무자는 자기의 생활수준을 그대로 유지하고서도 잉여가 있는 때에 비로소 현실적인 부양의무를 지게 되고 그 생활 정도를 낮추어 가면서까지 부양할 의무를 지는 것은 아니다.3)  

 

2차적 부양의무관계에서 사회적 지위에 상응하는 생활을 낮추어가면서까지 부양할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보는 민법과 달리,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은 자녀양육비, 본인의 노후대비자금 등 실제 생활비를 고려하지 않고, 부양의무자의 소득 또는 재산으로 부양의무자 가구의 기준중위소득과 부양권리자 가구의 최저생계비를 충당할 수 있을 정도만 되면 부양능력이 있다고 보고 실제로도 부양을 할 것이라는 기대에 기반을 두고 있다. 어떻게 보면 부양의무자 가구에 대해 일방적으로 생활수준을 기준중위소득에 맞출 것을 주문하는 셈인데, 그렇게 강요할 법적 근거가 없고, 기대와 현실 간의 괴리로 인해 광범위한 복지사각지대가 형성되는 결과만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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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양의 단위

민법상 부양의무는 개인 간의 권리의무관계라는 점에서도 부양의무자 기준과 차이가 있다. 민법상 부양권리자는 원칙적으로 자신에 대한 부양을 청구할 수 있을 뿐, 딸린 식솔이 있다 하여 이들에 대한 부양까지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같은 가구에 속한다 하더라도, 각자 자신의 부양청구권을 개별적으로 행사해야 한다. 반면,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의 부양의무자 기준은 부양의무자의 부양권리자 가구 전부에 대한 부양을 전제로 한다. 부양권리자 가구원 중 일부에 대해 부양의무가 성립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른 급여제공여부가 원칙적으로 가구 단위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부모는 생계를 같이 하지 않는 자녀의 배우자의 전혼관계에서 태어난 자녀에 대해 민법상 부양의무가 성립하지 않지만4)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부모가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자녀의 배우자의 자녀를 포함한 가구 전체를 부양할 것이라고 상정을 한다. 다만 보건복지부 지침으로는 부양의무관계가 성립하지 않는 가구원에 대해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만 별도 가구로 분리해서 그 소득인정액 기준에 따라 급여종류별 수급자로 보장하도록 하고 있다.

 

 

<2017 국민기초생활보장사업안내>

 

부양의무 미성립 별도가구 보장

 

1. 개념: 수급(권)자 가구 전체의 소득인정액은 주거급여 선정기준 이하이지만 부양의무자의 부양능력(있음, 미약구간의 부양비 부과로 주거급여 선정기준 초과 포함)으로 인해 주거급여 수급자로 선정이 어려운 가구 중,
-그 부양의무자(미약구간인 부양의무자가 다수인 경우 부양비가 부과되는 모든 부양의무자)와 법률상 부양의무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 다음의 가구원은 별도가구로 분리하여 그 소득인정액 기준에 따라 급여종류별 수급자로 보장하려는 제도

 

(1) (외)조부모와 같이 사는 18세 미만 손자녀(20세 이하의 중고등학생, 대학생 포함) 가구로,
-(외)조부모의 부양의무자 부양능력으로 가구전체가 생계·의료·주거급여 수급자로 선정되지 못한 경우 그 18세 미만 손자녀(20세 이하의 중고등학생, 대학생 포함)를 별도가구로 보장
-이때 별도가구로 인정되는 18세 미만 손자녀는 부양의무자가 없거나 부양의무자가 있어도 부양을 받을 수 없는 경우로 인정되어야 함

 

(2) (조)부모·(손)자녀(가구)로 이루어진 가구 중 독립한 다른 자녀 또는, 부모의 직계존속으로 인해 부양의무자 기준을 초과한 경우,
-아래의 세가지 조건 중 하나에 해당하면, 다른 자녀 또는 (조)부모의 직계존속과 부양의무 관계에 있는 (조)부모를 제외한 나머지 (손)자녀(가구)를 별도가구로 보장

(가) (조)부모 중 1인 이상이 노인·장애인·희귀난치성질환자 및 중증질환자(암환자·중증화상환자)인 경우
(나) 가구원인 (손)자녀(가구)가 「장애인복지법」에 따른 1~4급 등록장애인으로 보장이 필요한 경우
(다) 기타 가구특성으로 지방생활보장위원회를 통해 (손)자녀(가구)를 별도로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일정기간 동안 결정한 경우

 

“부양을 받을 수 없다”의 의미와 민법상 부양의무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보건복지부 지침은 부양을 받지 못하는 경우에도 “부양을 받을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한 수급자격이 없다고 보고 있다5). 법원 판례 중 상당수도 보건복지부 지침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서울고등법원 2011. 1. 11. 선고 2010누21435 판결은 다음과 같이 판시하고 있다(부산지방법원 2011. 10. 28. 선고 2011구합2881 판결도 같은 취지). 

 

“원고는, 부양의무자들이 원고를 부양할 형편이 되지 못하여 부양료를 지급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같은 조 제4호의 ‘부양을 기피 또는 거부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부양의무자들이 국민기초생활보장법 등 관련 법령에서 정한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그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모두 부양을 기피 또는 거부하는 경우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 국가에서 수급권자로 인정해 준다면 아래 라.항에서 살피는 바와 같은 위 법 제1조 및 제3조 등의 규정취지에 어긋난다고 보이고,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부양의무자가 부양능력이 미약한 경우 부양의무를 이행할 것을 조건으로 수급권자로 인정하는 법 시행령 제4조 제1항 제4호 다목의 취지를 몰각하는 것이 되므로, 이 경우는 단순히 부양비를 지급하지 아니하는 것을 넘어서서 부양의무의 임의이행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에 해당하는 경우로 한정 해석함이 상당하므로{실제로 보건복지부 지침인 ‘보장사업안내(갑 제3호증의 2, 제24면)’에서도 부양을 기피 또는 거부하는 경우를 생활실태로 보아 부양의무자로부터 부양을 받지 못하여 최저생계비 이하의 생활을 하는 경우로 시장·군수·구청장이 인정하는 경우, 실질적인 가족관계의 단절상태 또는 이에 준하는 사유로 부양을 받을 수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 혈연관계가 아님을 이유로 부양을 거부하거나 기피하는 경우 등으로 예시하고 있다} 이 사건과 같이 부양의무자들이 관련 법령에서 정한 어느 정도의 부양능력이 됨에도 불구하고 단지 생활형편이 어려워 부양료를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위 시행령 소정의 ‘부양을 기피하거나 거부하는 경우’에 해당하여 ‘부양의무자가 있어도 부양을 받을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수 없다.”

 

반면 대구고등법원 2011. 4. 29. 선고 2010누2549 판결은 “부양능력 있는 부양의무자가 어떠한 이유이든 실제로 명백히 부양을 기피하거나 거부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되면 이 법에 따른 수급권자가 되기 위한 요건인 ‘부양의무자가 있어도 부양을 받을 수 없는 경우’를 충족한다고 해석할 것이고(보건복지부 지침인 「2010년 국민기초생활보장사업안내」에서 ‘부양을 거부하거나 기피하는 경우’로 구체적으로 적시한 것은 대표적으로 흔한 사례를 예시한 것에 불과하다 할 것이다), 이러한 수급권자에게 보장비용을 지급한 보장기관은 이 법 제46조에 따라 부양능력을 가진 부양의무자로부터 그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부양의 범위 안에서 징수할 수 있다.”고 판시하여 위 서울고등법원 판결과 상반된 입장을 보이는 듯하나, 부양을 하고 있지 않다는 것 이상으로 “부양의무자가 실제로 명백히 부양을 기피하거나 거부하고 있는 사실”을 어떻게 입증할 것인가의 문제는 여전히 남으며, 개별 사건에 관한 법원 판결은 보건복지부지침이나 보장기관에서 국민기초생활보장사업을 집행하는 방식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편, 먼저 부양의무자를 상대로 부양료청구를 하고 모자랄 경우 다시 급여청구를 하는 것이 제도의 취지에 맞는다는 취지의 판례도 있다.6) 그러나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나 보건복지부 지침은 가정법원이 결정한 부양료가 최저생계비에 미치지 못하거나 부양료청구가 기각되었다는 사정만으로 “부양을 받을 수 없는” 사정으로 본다는 내용이 없다. 부양의무자가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기준을 충족하면 부양능력이 있다고 판단할 뿐 민법에 따른 부양의무의 범위를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보다 원론적으로, 당장 최저생활조차 유지 못하는 부양의무자를 상대로 부양의무이행 청구를 먼저 하도록 하는 것은 공적부조를 목적으로 하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근본취지와도 배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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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7.20. 청와대앞,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공약이행 촉구 1인시위 ⓒ 참여연대

 

부양의무자 기준의 문제

 

부양의무자 기준의 근본적 문제점은 본인이 지배할 수 없고, 본인의 생활실태와 관계없는 사정을 수급요건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부양의무자가 “부양능력 있는” 것으로 간주되면 수급(신청)자는 “부양받을 수 없음”을 입증함으로써 부양의무자 기준을 헤쳐지나가지 못하는 한 자기 소득으로 최저생활을 유지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수급자로 선정되지 않는다. 부양의무자가 “부양능력이 없다”는 판정을 받아 일단 수급자로 선정되었다 하더라도 자기도 모르는 부양의무자 소득의 변동으로 인해 급여가 삭감되거나 다시 탈락되기 일쑤다. 

 

실제 부양여부와 상관없이 “부양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수급선정에서 제외하는 부양의무자 기준은, 실질부양이 아닌 잠재적 부양가능성을 이유로 급여지급을 거부하고 있다.7) 그러나 잠재적 부양가능성을 이유로 급여지급을 거부하는 것은 오로지 부양의무자의 도덕적 규범으로서의 부양의무의 이행에 기대는 것으로 정당화되기 어렵다. 

 

결론

 

부양의무자 기준이 광범위한 사각지대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사각지대는 공적부조가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며 애초에 그 설계가 잘못되었음을 의미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공약한 바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지난 7월 19일에 발표한 100대 국정과제를 살펴보면 주거급여는 2018년부터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고, 생계, 의료급여는 소득재산 하위 70% 중 노인, 중증장애인이 포함된 가구에 대한 부양의무자 기준 적용을 제외(‘19년부터 단계적 확대)하겠다는 외에 부양의무자 기준을 언제까지 어떻게 폐지하겠다는 전체적인 로드맵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굳어지고 딱딱해진 허물을 벗겨내는 데 단계적 폐지라는 신중한 접근이 불가피하다 하더라도, “단계적 폐지”가 자칫 “완화”에 그치는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명확한 청사진이 제시될 필요가 있다.
 


 

1) 김주수, 김상용 공저, 친족상속법, 10판, 법문사 2011, 464면

2) 대법원 2012. 12. 27. 선고 2011다96932 판결

3) 법원실무제요[II], 2010, 584면

4) 민법 제974조 제1호

5) ⌜2017 국민기초생활보장사업안내⌟ 71-75면 참조

6)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09. 7. 3. 선고 2008구합335 판결

7) 김지혜, 국민기초생활보장법 부양의자 기준의 위헌성, 공법연구, 4193), 11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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