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9 2009-09-01   146

[동서남북] 아이들이 행복한 마을만들기 ‘희망의 사다리운동’


아이들이 행복한 마을만들기 ‘희망의 사다리운동’


최동섭(희망의 사다리운동 공동대표)




부산반송동에서 시작된 희망의사다리운동은 2005년 12월 16일 발대식을 가지면서 부산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우선 희망의사다리운동이 시작되게 된 배경을 살펴보자. 2003년 봄 반송동에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그것은 반송동이 교육복지투자우선지역으로 선정이 되어서 정부로부터 2005년도까지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반송동은 70년대 초 부산시내 철거민들이 집단적으로 이주하여 현재의 마을을 형성하게 된 곳이며 영구임대아파트가 밀집되어 있고, 많은 주민이 10평짜리 다세대 주택에 전세나 월세로 생활하고 있다. 주민들이 말하는 반송의 교육환경은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첫째 반송은 문화공간이 부족하다, 둘째 아동교육에 관심을 기울이기 어려운 가정이 많다, 셋째 학교시설과 교육환경이 열악하고 교사의 지역에 대한 자긍심이 낮다, 넷째 지역의 슬럼화가 진행되고 있다, 다섯째 가정폭력과 아동학대 등 가정적 문제를 안고 있는 세대와 청소년문제가 많다 등으로 나타났다.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지역의 복지와 주민단체는 모임이 만들며 교육복지투자우선지역 사업을 추진해 갔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2006년도부터 이 사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중단된다는 방침을 발표되면서 주민들이 위기의식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2005년 4월 200여명의 학부모, 복지기관, 주민단체, 학교 관계자들이 모여 이에 대한 대책을 의논하는 세미나를 열게 된다. 3년이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야말로 교육복지를 위해 재정이 투자되고 사람이 투입되어 소외된 학생들을 위한 많은 사업이 만들어지고 반송의 교육·문화·복지 환경이 총체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던 프로젝트가 중단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토론을 통해서 주민들은 흔히 ‘소나기 효과’라고 불리듯 재정적 지원이 있을 때는 다양한 사업이 중복적으로 진행되다가 예산이 없으면 모든 사업이 일시에 단절되는 문제의 폐해가 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대로 사업 지원이 중단될 것이라면 차라리 교육복지투자우선지역으로 선정되지 않는 것이 좋았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았다.


그렇지만 세미나를 통해서 얻은 성과도 있었다. 그것은 지역주민이 이 사업의 ‘대상’에서 ‘주체’로 돌아서는 변화를 감지하게 된 것이다. 학부모들 중에서 “이대로 교육복지사업을 중단할 수 없다”는 의지를 가진 이들을 찾아냈고, 토론에 참여한 지역사회 인사들로부터는 “교육복지사업이 중단될 경우 지역자생의 교육복지 안정망이라도 만들어서 소외된 아이들에 대한 교육복지서비스가 지속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듣게 되었다.



이 세미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희망의 사다리운동이 추진되었다. 우선 지역사회 연대망을 구축하기 위해 준비를 하였는데, 지역사회 관련기관 준비회의 6회, 실무 준비팀 브레인스토밍 10회를 거처서 ‘희망의 사다리운동’이라는 이름을 만들게 되었다.


뒤이어 운동의 안착을 위해 시범사업을 실시하였는데, 방학 중 결식아동 점심지원을 위해 학교와 사회복지단체의 협력으로 143명에게 급식, 학습지도, 현장견학, 문화체험 등 15개반 20개 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 이때의 사업비는 굿네이버스 등의 여러 단체 후원금으로 충당하였으며 여기에 참여한 자원활동가는 22명에 달했다.



시범사업의 성과를 바탕으로 7월에는 희망의 사다리운동 제안서 초안을 마련하였고, 이 운동에 참여를 권장하기 위해 유관기관방문 및 참여 독려활동을 12회에 걸쳐서 하게 되었다.


그 결과 지역사회 교육, 복지, 시민단체 15개 곳이 참여하기고 결정을 하게 되면서 2005년 12월 16일 희망의 사다리운동 발대식을 개최하게 되었다.


회원기관은 사회복지관 4개, 시민단체 2개, 청소년단체 1개, 해운대교육청, 초·중학교 7개 기관이 참여하였고, 반송동 청년회, 부산대학교병원 아미봉사단 등 20개 협력단체로 꾸려졌다. 후원단체 및 개인은 주민, 교사, 학부모 등 3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참여 구성원들이 만든 희망의 사다리운동 슬로건은 밥 굶어 건강을 잃지 않게, 치료받지 못해 아파하지 않게, 사랑받지 못해 외로워하지 않게, 공부하지 못해 꿈을 포기하지 않게 ‘출발선 평등’을 위한 환경을 구축하자!로 정했다.


출발 당시의 주요한 사업은 방학중 · 방과후 식사제공과 급식지원활동 ‘결식제로’, 소외아동과 병원, 보건소, 의사회가 연계된 ‘건강지킴이’, 멘토링 연결, 학습·정서적 지지활동을 하는 ‘사랑의 끈 잇기’, 등록금, 교재·교복 구입 및 장학금을 지원하는 ‘희망의 장학기금’ 등이었다.


자원 모금액은 2억원(2008년말 기준)을 넘기고 있고, 이 후원금은 학생들의 학비보조, 의료비지원, 기술습득지원 등에 사용되고 있으며, 이외에 SK에너지에서는 장학금(학업, 생활, 건강, 문화영역으로 나눔)을 별도로 지원하고 있는 등 지금까지 총 1,700여명 아이들에게 모금의 성과가 나누어지게 되었다. 특히 경제적 또는 건강상의 원인으로 긴급히 지원이 필요한 학생의 가정에 신속하게 지원하는 체계를 만들어서 위기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이 운동이 이와 같은 직접지원 사업에만 머물렀다면 당초의 운동원칙인 지역사회중심, 통합과 예방적 접근취지에 맞지 않았을 터이고, 그래서 직접지원과 함께 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사업을 추진하게 되었다.


반송동 17개 단체들은 방과 후 청소년 생활지도 조직을 만들어 학생 폭력 및 탈선예방을 위한 활동을 하고, 학부모와 선생님들도 아이들과 사랑의 끈 잇기 사업을 통해 연결되어서 학습지도, 시장함께 보기 등 아이들이 혼자서 해결하기 어려운 일들을 지원한다. 좋은 아버지 모임은 모자가정 초등학생들과 목욕을 함께하기도 하며 가출한 아이들의 쉼터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밖에도 ‘우리마을 잘 알기’ 모임은 학부모들로 구성이 되었는데, 학생들이 반송 마을에 대한 자긍심을 느낄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학교 교육활동에 직접참여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초기과정을 거친 후 지금까지는 운동의 네트워크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있으며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2009년도에는 10대과제를 만들어 추진하고 있는데, 마을의 이미지개성을 위한 거리디자인, 전문심리서비스 확대, 고등학생 및 탈학교 학생 사업, 1:1멘토링프로그램 특성화, 영·유아사업 강화, 장애·다문화가정 등에 대한 체계적 지원체계마련, 위기가정 아이들 사례관리, 발달 단계별 진로 활동, 부모교육을 통한 가족역량강화, 나눔과 기부문화 확산을 통한 운동의 안정성 확보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반송동의 희망의 사다리 운동 경험이 부산전역으로 확산되어서 퍼져나가는 성과도 거두었다.



그러나 희망의 사다리운동을 펴나가는데 있어서 몇 가지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는 것 또한 현실적 고민이다. 그것은 이 운동에 대한 지역주민 참여에 대한 홍보의 부족, 운동의 재원이 되는 모금의 정체, 네트워크를 전담하는 담당간사(교육청소속 교육복지사)의 고용안정성 확보 등인데, 이는 교육복지운동의 출발지로 자부하는 반송희망의 사다리운동이 지속되기 위해 구성원이 함께 풀어나가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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