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위원회 복지국가 2009-07-01   1672

[복지학교 후기②] 복지국가로의 한걸음을 위해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것


복지국가로의 한걸음을 위해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것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에서 주최하는 희망복지학교 두 번째 날, 그날의 첫 시간은 경제평론가 정태인 선생님의 강의로 시작되었다. 주제는 ‘시장과 국가, 그리고 복지’. 그 전날 ‘한국복지국가의 현실’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해주신 이태수 교수님의 말씀들이 참 무겁게 다가왔던지라, 비슷한 맥락의 이번 강의도 왠지 만만치 않을 것 같았기에 마음이 살짝 긴장상태(?)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대학에 들어간 딸과의 에피소드를 꺼내며 시작된 강의 첫 멘트에 나의 긴장감은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지고 자연스럽게 강의에 몰입할 수 있게 되었다.
 
강의의 시작을 연 건 경제학에서 풀어내는 ‘시장’의 원리였다. 가격이 높으면 더 많이 생산을 하게 된다는 공급곡선과 그 반대로 가격이 낮으면 더 많이 소비를 하게 된다는 수요곡선이 만나는 정점이 바로 시장의 균형이다. 이러한 균형은 생산자와 소비자 각자가 취하는 만족에 따른 행동으로 인하여 어떠한 개입이나 인위적 조작 없이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는 아담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비롯된 이야기이다.


그러나 이것은 누군가의 독점으로 인해 균형이 깨지게 되어 결국엔 시장실패가 일어나게 된다는 명백한 한계점이 드러난다. 사실 여기까지는 중,고등학교 시절에 이미 들었던 이야기였고, 마치 수학공식을 외우듯 머릿속에 입력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정규과정 수업시간에 내가, 아니 우리가 듣지 못한 다른 시장의 근본적인 한계점이 있다는 것을 그 다음 이유로 설명 듣게 되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수요, 공급 곡선에(특히 수요곡선)는 ‘가진 자들’의 욕구만이 반영 된다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서, 이런 상황에서는 욕구가 있어도 돈이 없는 자들은 어쩔 수 없이 더욱 큰 손해를 보게 되고, 결국에는 빈곤에서 개선될 여지조차 없어진다는 것이다. 여기서 나는 의문을 품게 되었다. 왜 학교에서는 진짜 이유라 해도 과언이 아닌 이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주지 않았던 것일까? 라고.

어쨌든 시장의 한계에 대한 내용에 이어, 곧 이야기는 국가의 역할로 흘러가게 되었다. 시장경제 비합리성을 해결하기 위해 방임이 아닌 개입을 중시하는 이들은 체계적으로 수요와 공급을 조사하면 시장의 자율성이 필요 없이 합의점에 도달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그것은 수요 측면에서는 조사과정에서 과장 보고를 하고, 생산 측면에서는 과소 보고를 한다는 ‘오류’ 발생한다는 사실을 미처 파악하지 못하였기에 결국 이것도 해결책이 되지는 못한다.

이는 ‘노동자’ 측면에서 생각해 보았을 때도 마찬가지 인데, 노동자의 경우 이들을 강압적으로 감시하거나 조사하는 경우 해결은 되지만 그것이 과연 민주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겠는가 라는 문제에서 걸림돌이 된다. 결국, 국가도 실패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야기는 앞서 말한 바처럼 시장, 국가 모두 실패로 인하여, 위기 극복의 차원에서 처음으로 복지국가가 등장하게 되었다는 것으로서 복지에 대한 내용으로 접어들었다.

비대칭적 죄수의 딜레마라는 상황에 대한 대표적인 예로서 우리나라의 사교육에 대한 설명과, 이와 같은 ‘비대칭적 죄수의 딜레마’의 상황에서 택할 수 있는 것은 사교육비를 더 지급하거나 그와 반대로 아예 애를 낳지 않는다는 두 가지의 극단적인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voice or exit’ 에 대한 설명을 통해, 궁극적으로 복지는 위험 상황에서 일차적으로 벗어나게 해주는 것이 아닌 ‘공교육의 강화’와 같이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 방안이라고 결론지었다. 

이 부분에서 나는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복지를 추구할 수 밖에 없는 필연적인 상황이 발생한다는 것을 배울 수 있게 되었고, 공공성과 평등의 강화는 단지 약자들만을 위한 주장이 아닌 사회의 모든 이들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다.    

그 이후에 사교육과 연관 지어 핀란드와 노르웨이 같은 복지 선진국의 평등과 다양성이 존중되는 교육방침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는데, 결론적으로 정태인 선생님이 이야기 하고자 하는 바를 거기서 다 알 수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모든 것은 그 밑의 기반이 다져진 후에 발전과 성장이 있다는 것이다. ‘기반’이라는 것은 경쟁을 통해 위로만 끌어 올려진 몇몇의 상위에 의해 다져지는 것이 아닌 사회 구성원 모두의 역량을 끌어 올렸을 때 다져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는 평등을 지향해야 하고, 그러한 평등을 통하여 효율을 낳아야 한다. 그래서 이런 기반위에서만 성장과 발전을 위한 노력이 빛을 발하게 된다는 이야기로 강연은 마무리 되었다.
 
내가 경제에 대해서는 잘 몰라서였을까? 사실 경제학도들은 복지에 대해 대부분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을 거라는 편견을 가지고 살았다. 그런 나에게 이번 강의는 평소에 생각했던 고정관념을 깨게 해주고 새로운 관점을 갖게 해주는 좋은 계기가 되어주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복지는 그 밑바탕이 되어주어야 할 중요한 요인이고, 더 나아가 우리사회에서 절대로 배제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으며 내가 옳은 것을 공부하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뿌듯하였다. 더불어 역시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해준 특별한 시간이었다.











최세리(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 4학년, 2기 복지학교 참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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