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7 2007-07-01   1788

2007년 사회복지시설 평가 방향과 과제

2007년 사회복지시설 평가 방향과 과제

정 무 성(숭실대 사회복지대학원장/ 사회복지시설평가총괄위원장)

사회복지시설 평가의 성과와 문제점

사회복지 욕구는 계속 증대되는데 비해 이에 대응할 자원이 제약됨에 따라, 자원의 효율적 배분 및 활용이 사회적 관심사가 되었고, 이를 실천하는 사회복지시설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서비스의 제공정도는 어떠한지 등을 판단하기 위해 평가제도가 도입되게 되었다. 1998년 사회복지사업법의 개정에 의하여 모든 사회복지시설이 3년마다 1회 이상 평가를 받도록 법제화된 이래 1999~2001년 기간에 제1기 사회복지시설 평가가 이루어졌고, 그 이후 3년 단위로 우리나라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가 이루어지면서, 현재는 제3기 사회복지시설 평가가 진행되고 있다.

사회복지시설평가가 전문인력 및 예산 확보의 어려움, 평가지표의 공정성, 중앙평가와 시‧도 평가간의 불균형성, 평가결과에 대한 일관된 기준과 형평성 문제, 평가결과 활용의 부적절성 등 많은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복지시설에 미친 긍정적 영향은 매우 크다. 무엇보다도 평가를 받은 사회복지시설들이 평가기준에 근거하여 서비스 매뉴얼과 기록을 잘 유지하고 활용하여 질적 향상을 기하였으며, 시설운영을 위한 관리체계를 정비하는 등 사회복지시설의 기능 및 역할에 있어서 수준향상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은 괄목할 만한 실적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국가정책 방향에 기준하여 개발된 평가지표에 의해 정책방향에 대한 공유가 이루어졌으며, 평가준비 및 수행과정이 관련 실무자에 대한 교육과 자문의 역할을 담당하였다. 나아가 사회복지시설평가 결과자료는 사회복지시설의 현주소를 객관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정책지원의 근거자료로 사용될 수 있어 널리 활용되고 있음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3기동안의 평가는 우리나라 사회복지시설 평가의 한계를 분명히 확인할 수 있는 기간이었다. 평가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문제점들이 들어났다고 할 수 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사회복지시설의 고유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점이다. 사회복지시설들을 수량적으로 나타난 결과만을 가지고 단순 비교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즉, 사회복지시설의 설립연도, 재정도, 위치, 크기, 설립목적 등 그 기관의 고유성이 평가체계에 반영이 되지 않는다면 공정한 평가가 이루어지기 어렵고 많은 시설들이 평가결과에 불만을 가질 수 밖에 없다. 특히 위와 같은 고유성이 종사자의 의지와 노력으로 통제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것을 반영하지 못하는 평가는 타당한 평가라고 할 수 없다. 예를 들어, 대도시와 지방의 격차를 인정하지 않고 획일적인 평가가 이루어진다면 평가 결과에 따르는 인센티브의 적용이 비록 긍정적인 인센티브라고 해도 오히려 그 격차를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고 말 것이다.

평가팀 간의 격차도 갈수록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었다. 평가팀 간의 격차문제로 인해 어떤 팀에서 평가를 받는가에 따라 평가결과에 차이가 크게 벌어지곤 했다. 촉박한 일정 속에서 평가가 진행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평가위원들의 대상으로 한 현장평가 교육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아 평가팀 간의 격차문제는 예상보다 심각한 결과를 낳았다. 평가 위원으로 위촉되는 교수, 공무원, 중간관리자 모두 평가에 투입되는 시간으로 인해 본업에 지장을 주게 되어 사양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이러한 부담으로 평가위원 확보가 어려운 것도 현실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다.

2007년 사회복지시설 평가의 특징

2007년 사회복지시설 평가는 제3기 마지막 해의 평가로서 아동복지시설과 장애인복지시설(서울시의 경우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을 별도로 평가)이 평가 대상이 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평가의 주체이며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위탁을 받아 16개 시도와 공동으로 평가를 실시하게 된다. 예산과 인력의 한계는 있지만 나름대로 기존 평가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평가지표는 2006년도 보건복지부에서 개발한 사회복지시설 서비스 최소기준안을 최대한 반영하였다. 최소기준안은 앞으로 수정 보완될 필요가 있지만 제4기 사회복지시설 평가에서 지표를 개발하는 지침이 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평가지표에는 시설 입소자의 인권에 관한 항목들이 포함되었다는 것이 특징이다. 미리 공지가 되지 않았고 직원들도 인권에 대한 이해가 아직 낮은 상황이라 점수비중을 최소화하고 편차도 크지 않도록 지표내용을 구성하였지만 앞으로 비중이 점차 높아질 전망이다.

평가일정과 관련하여 7월중으로 최종 현장실사를 마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동안 8, 9월에 주로 평가가 이루어져서 평가대상 직원들의 경우 여름휴가도 제대로 가지 못하는 점을 배려하였으며, 최종 결과보고서 제출을 앞당겨 복지부의 내년도 시설발전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번 평가에서는 중앙의 확인 평가를 강화한 것도 특징이다. 평가팀 간의 차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8월중에 중앙에서 일부 시설들의 확인평가를 실시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이를 통해 평가팀의 기준차이에서 발생하는 차이를 보정하고자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평가가 전문가(교수, 공무원, 시설관계자) 중심적인 평가라고 한다면, 2007년 평가는 쌍방의 평가를 모색하려 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평가위원들의 현장평가가 끝나면 평가대상 시설들은 평가자에 대한 평가서를 작성하여 평가본부에 팩스로 제출하도록 하였다. 평가위원들의 지나치게 고압적인 자세나 권위적 태도를 방지해보자는 의도이면서 평가에 대한 현장의 의견을 모아서 차기 평가에 대한 제언으로 제시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번 평가에서 긍정적인 조짐은 평가위원 교육에 대상 위원들이 전원 참석했다는 점이다. 장애인시설 평가위원의 경우는 1차 교육에서 전원이 참석해서 전례없는 기록을 세웠고, 아동시설의 경우 1차교육에 99%의 참석율을 보였으며, 불참한 위원들에 대한 2차교육을 실시하여 모든 평가위원들이 준비된 상태에서 평가를 나가게 되었다.

사회복지시설 평가의 전망과 과제

오늘날 민간 사회복지분야에서는 책임성에 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특히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사회복지기관과 시설에 대해 전면적인 평가가 이루지면서 사회복지사들은 이에 대한 준비로 매우 분주하다.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 사회복지기관 전문직원들의 행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항상 과중한 업무에 시달려 온 사회복지시설의 직원들은 또 하나의 성가신 과업이 생긴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사회복지시설의 책임성이 검증되면 자연적으로 사회복지조직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높아질 것이고, 그 조직에 소속되어 있는 전문가들 대한 인식도 좋아져 사회적인 후원이나 지지가 향상될 것이다. 따라서 이제 평가는 사회복지 업무의 일상적인 과업으로 인정하고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지난 9년에 걸친 경험을 토대로 사회복지시설 평가 사업이 계속해서 보완, 발전되어 나감으로써 사회복지시설의 개선과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리라 기대된다. 사회복지시설의 발전은 우리사회 전반적인 사회복지의 수준향상의 기본이다. 평가제도의 성공적인 수행을 통해 사회복지의 발전을 위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성공적인 사회복지시설 평가를 위해서는 평가자의 입장에서 평가체계의 구축, 평가인력의 훈련, 평가예산의 확보가 우선되어야 한다. 또한 사회복지조직에서 책임성을 완벽하게 달성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 우선 거시적인 차원에서 사회복지조직의 성과에 대한 측정의 문제와 서로 이해관계가 다른 관련자들(예: 이사, 정부, 전문가, 지역사회주민, 후원자 등)을 모두 만족시키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사회복지조직의 성과는 가시적이고 수량적으로 측정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경제성, 효율성, 효과성을 모두 달성해 놓고도 그것을 측정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사회복지조직의 책임성을 제시하기 위한 수단으로 성과에 대한 평가를 강조하고 있다. 사회복지시설의 종사자들이 먼저 성과에 대한 구체적인 실적을 제시하고, 이를 사회에 설득할 수 있는 수단으로 평가가 활용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나아가서 지금과 같은 획일적인 평가보다는 지역의 특성과 시설의 상황을 반영하는 유연성 있는 평가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사회복지시설 인증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정 무 성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실시간 활동 SNS

텔레그램 채널에 가장 빠르게 게시되고,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