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공익활동가학교 26기] 기후위기 :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

안녕하세요? 청년참여연대입니다.

지난 주, 청년공익활동가학교 26기에서는 기후위기를 주제로한 강연을 들었습니다. 기후위기는 청년들이 가장 크게 공감하는 문제의식이기도 한데요, 이번 강연은 ‘다른 세상은 가능할까’, ‘어떻게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다른 세상을 상상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강연 후기는 공활 26기 참가자 홍정민님께서 작성해주셨습니다.


<기후위기 :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

청년공익활동가학교 26기 홍정민

기후재난과 기후위기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산불, 태풍, 홍수 등의 기상이변은 이제 더 이상 이상기후가 아닌 기후재난의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이 사태를 기후변화 대신 ‘기후위기’, ‘기후생태위기’라는 단어로 명명한다. 기후위기는 특수성을 지닌다. 이는 환경문제를 넘어선 인권의 문제이자 불평등의 문제이며, 정치, 경제, 산업 등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깊숙이 얽혀있는 사슬이다. 즉, 자연과 환경의 영역을 넘어 인류 문명을 송두리째 위태롭게 만드는 것이다. 한 때 지구온난화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북극곰의 자리에 인류가 서있게 될 날이 이제 머지 않았음을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김선철 기후위기비상행동 집행위원장의 강연 모습

유쾌한 목소리로 그렇지 못한 어두운 주제를 이야기하는 김선철 활동가

 

기후 부정의

내가 기후위기와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을 지속하며 넓혀갈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기후위기가 곧 불평등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기후변화는 자연적인 동시에 사회적이고, 또 정치적이라고 생각한다. 김선철 기후정의활동가의 이번 강연을 청년공익활동가학교 커리큘럼 중에서 가장 기대한 것도 비슷한 대목에서라고 할 수 있겠다.

‘기후위기 문제는 국경선에서 멈추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반은 공감하고 반은 그렇지 못하는 말이다. 기후변화 그 자체는 사람과 국가, 상황을 가리지 않고 오지만, 그로 인한 영향과 피해, 그리고 이후의 회복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산업혁명을 계기로 성장한 지금의 선진국들은 석탄과 석유를 발 밑에 두고 일어났다 할 수 있을 정도로 탄소의존적인 사회를 꾸려왔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그만큼 기후변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왔다. 말 그대로 기후와 맞바꾼 번영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회복탄력성이 있다. 똑같은 피해를 받아도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복지 인프라가 탄탄한 선진국일수록 본래의 안정된 삶으로 회귀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이 짧다.

그러나 같은 수준의 재난이더라도 최전선 약자들과 개발도상국에게는 완전히 얘기가 달라진다. 회복탄력성이 떨어지기에 기후변화로 인한 기후재난이 한 번 휩쓸고 간 이들의 삶은 좀처럼 복구되기 어렵다. 허리케인이 몰아친 푸에르토리코 로이사 지역 거주민들은 몇 달 동안 전기의 공급이 끊긴 채 생활해야 했으며, 5개월 째 지속된 극심한 가뭄과 기근으로 케냐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들에게 기후변화란 단순한 불편함의 문제가 아닌 생사의 문제인 것이다.

기후위기 시위 포스터

기후위기의 책임과 피해의 대상이 다른 불평등 현상. 이러한 기후부정의 시스템은 국경을 넘어서도, 한 국가 내에서도 철저히 적용되고 있다. 국가 내의 기후부정의 현상은 내부식민지 시스템과 다를 바 없다고 김선철 활동가는 말한다.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지역은 국내 전력 사용량의 30% 가까이를 사용하지만 정작 에너지 자립율은 한 자릿수에 그치며, 이러한 서울에 충당할 에너지를 위해 지금도 지역 곳곳에서는 석탄화력발전소가 운영되고, 원전이 가동되며, 송전탑이 세워지고 있다. 이렇듯 기후위기와 불평등은 항상 함께 가기에 그 무엇보다 ‘정의로운 전환’이 강력히 요구되는 것이다.

기후 감수성과 시민사회의 연대

우리나라의 기후 정책을 보고 있으면 분노가 치민다고 김선철 활동가는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논점을 한참 잘못 잡고 있기 때문이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넷제로 달성, 즉 그린뉴딜 정책만 살펴봐도 그렇다. 한국은 그린뉴딜의 동기를 ‘국내 제조업의 이탈 및 비관세장벽 직면 가능성’으로 삼고 있다. 국제 시장에서 친환경 규제 기준이 강화되는 변화에 한국 시장이 도태되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끌려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지극히 경제성장주의적 사고방식이며, 이 과정에서 기후위기에 대한 진정한 위기의식이나 감수성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기후위기를 보는 다양한 관점 중 성장주의가 포함될 수도 있겠지만, 성장주의만으로 기후위기의 본질을 해결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감수성이 결여된 상태에서 과연 공정하고 정의로운 기후전환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지금의 한국이 세계사회에서 변변치 못한 탄소감축 대책으로 규탄 받는 이유도 기후감수성을 기반으로 한 패러다임의 확장이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이 성장주의를 탈피하는 데에 무엇보다 시민사회의 역할이 중대하다고 김선철 활동가는 말했다. 이를 위해선 사회적 약자의 힘을 성장시킬 수 있도록 하는 수평적 연대가 필요하다. 기후위기는 가장 취약한 연결고리에 가장 치명적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우리 사회에서 그 약한 부분을 보완하고 공유하는 힘, 즉 공동체 연대의 힘을 회복하는 것이 곧 기후위기의 대응책이라 생각한다.

기후위기 시위 포스터

아래로부터의 권력인 풀뿌리주의와 행동을 중심으로 한 연대, 공동체 의식의 함양, 그리고 개인 윤리의 증폭기인 정치를 바탕으로 우리는 미래의 담대한 전환을 이끌어내야 할 것이며, 기후위기를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는 희망

기후위기와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질수록 지독한 무력감은 일상화 되곤 한다. 그레타 툰베리를 포함한 수많은 그린세대가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쉽사리 자신의 장래를 꿈꿀 수 없었던 것처럼 말이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개인의 실천과 행동이 작고 소소할수록, 그리고 그 상대편에 선 세력이 막강할수록 비관주의에 빠지기 쉽다. 나 또한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내가 플라스틱 빨대 하나를 안 써봤자 기업과 공장에선 끊임없이 플라스틱 제품을 찍어내고 있으며, 내가 아무리 탄소중립에 관심을 가져봤자 대선에서 제대로 된 넷제로 정책을 논의하는 후보는 거의 없다. 내가 노력해도 결국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드는 순간 무력감과 비관은 그 약한 틈을 비집고 들어와 점점 몸집을 키운다. 이 거대한 위기 자체를 기꺼이 외면하고 싶어질 정도로 말이다. 김선철 활동가 또한 자신이 비관주의자라 말한다. 하지만 그는 그럼에도 아직 희망은 있다고 여긴다. 기후위기가 기존의 자연 파괴적인 인류 문명을 중단해야 한다는 일종의 알림벨이자, 지속 불가능한 탄소사회를 뒤바꿀 마지막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이다.

‘기후위기 시대,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는 믿지 못할 낙관이 미래의 당연한 현실이 되는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문의 : 02-723-4251 youth@pspd.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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