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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8월 ‘버마민주화를 촉구하는 인권주간’을 선포하고, 버마 여성과 아동 인권 개선을 촉구하기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 배경과 문제의식 ┃

 

참여연대는 2004년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10년을 향한 참여연대의 5대 비전을 담은 ‘희망과 비전 보고서’를 발표하였는데, 국경을 넘어서는 참여와 연대, 특히 아시아 연대를 중심으로 국제연대를 활성화한다는 것이 5대 비전 중 하나였다. 이러한 논의 결과에 따라 2005년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는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마련하기 위해 전략 간담회를 연중으로 진행했다. 마침내 ‘우리 속의 아시아, 우리가 만드는 아시아’라는 활동 기조와 사업 방향을 수립하고, 아시아 민주주의 연대 활동의 일환으로 버마 민주화와 인권 지원 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이에 앞서 2004년 태국에서 버마 민주화 활동을 하는 아시아의 단체들 간의 전략 회의에 참여하면서 버마를 둘러싼 국제적인 동향과 단체들의 활동을 익힐 수 있었다.

 

미얀마로 알려진 버마는 1962년 군부의 쿠데타 이후 40여 년 동안 군부 독재정권의 폭압정치로 국민의 정치적 자유는 극히 제한되었고 경제는 침체를 거듭하여 세계 최빈국으로 전락하였다. 수많은 소수민족에 대한 탄압도 거셌다. 이러한 가운데 버마 민주화 문제가 국제적인 관심사로 떠오르게 된 사건이 발생했다. 1988년 8월 8일 오전 8시를 기해 버마에서 군부독재에 항거하여 전국적인 시위가 일어났는데, 이른바 ‘8888 버마 민주화운동’이었다. 시위가 확산되자 군이 진압에 나서고 이 과정에서 약 1만 명 이상이 살해되었다. 정권을 장악한 신군부가 정권의 정당성을 세우고자 나라 이름을 ‘버마’에서 ‘미얀마’로 강제 개명하자, 민주화를 요구하는 버마 국내외에서는 ‘버마’라는 이름을 고수하였다. 1990년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야당NLD(National League for Democracy 민족민주동맹)가 버마 민중의 절대적 지지로 압승했음에도 불구하고, 군부는 이를 무시하고 총칼로 정권 이양을 거부했으며 아웅산 수치 여사를 가택 연금 조치하였다. 버마 활동가들은 감옥에 가거나 죽임을 당하자 해외 망명의 길에 올랐으며, 해외불법체류 이주 노동자가 되었다. 삶의 터전을 파괴당한 수많은 소수민족들은 피난민이 되어 정글을 유랑하거나 태국 등 국경 근접국의 난민캠프로 흘러들었다.

 

군사독재 정권의 폭압을 겪고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겪은 한국 시민사회에 있어 버마의 이러한 상황은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며 아시아 연대의 가장 중요한 대상이 되었다. 또한 한국에는 이미 NLD한국지부, 버마행동 등 버마 활동가들이 조직되어 민주화운동을 전개하고 있었는데, 이들은 한국 정부에 난민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었다.

 

 

┃ 주요 활동 경과 ┃

 

참여연대를 비롯한 여러 시민사회단체들은 2000년대 초반에도 아웅산 수치 석방과 버마 민주화를 촉구하는 활동을 간헐적으로 진행했지만, 본격적인 공동행동은 2005년부터라고 할 수 있다. 버마 군사독재정부를 피해 한국으로 피신하여 이후 10여 년 간 국내에서 버마 민주화를 위해 싸우고 있는 활동가 9명에 대해 한국 정부가 2005년 난민 인정 불허 결정과 함께 일방적인 출국 통보를 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이에 참여연대, 함께하는 시민행동, 국제민주연대, 나와우리, 부천외국인노동자의 집, 한국앰네스티, 민변, 버마민주화-부찌계 등 11개 버마 민주화를 지지하는 한국 시민사회단체들은 한국 정부의 결정을 철회하도록 정부와 국회에 탄원하는 서명운동을 벌이며 ‘버마 민주화운동가들을 내쫓지 말라’ 공동캠페인을 벌였다. 9명의 버마 난민 불허자들은 이후 2006년 법무부를 상대로 낸 난민인정불허결정처분취소소송에서 승소하였다.

 

버마 민주화운동을 지원하기로 한 국제연대위원회는 먼저 ‘버마와 우리’라는 웹사이트를 개설하였다. 버마에 대한 각종 정보와 관련 국내외 단체 소개, 신문기사 등을 모아 종합적인 정보를 축적하고 제공하기 위한 한국 시민사회 최초의 웹사이트였다. 그리고 여기서 모은 소식들을 간추려 이메일 뉴스레터를 발행하였다. 2006년에는 8888민중항쟁 18주년을 맞이하여 새사회연대, 인권실천시민연대, 아시아인권문화연대 등 공동행동 단체들을 확대하여 ‘버마 민주화를 촉구하는 인권주간’을 선포하고 다채로운 캠페인을 벌였다. 여의도 공원에서 아시아 이주노동자들과 함께하는 버마 민주화촉구 자전거 캠페인, 한남동 버마대사관 앞 기자회견, 인사동 거리에서 버마의 진실을 알리는 사진전, 버마-태국 국경지대에서 활동하는 버마 활동가 초청 간담회, 버마 난민 지원을 위한 후원행사 등이다. ‘버마에 민주화를! 아시아에 평화를!’이라 외치며 무엇보다 한국 시민사회에 버마의 상황을 알리는데 주력하였다. 또한 그동안 버마 민주화 문제에 묻혀 제대로 조명되지 못한 버마 여성과 아동의 인권 실태를 직접 듣는 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해외진출 한국기업을 감시하는 국제민주연대를 중심으로 한국기업의 버마 가스개발로 인한 인권 침해 우려 문제를 알려나갔다. 이미 프랑스와 미국의 석유회사들이 투자한 버마 가스개발사업이 버마 주민들의 강제노동, 강제이주, 강간 등의 인권침해를 낳아 국제사회에서 큰 논란이 되었고 막대한 배상금 합의에 이르는 소송까지 치러야 했던 사례가 있었다. 한국의 ㈜대우인터내셔널과 한국가스공사가 추진하는 슈에 지역 가스개발사업도 인권유린과 같은 문제를 가져올 것이 예상되었기에, 실태 파악에 나서고 예상되는 인권침해와 환경파괴를 어떻게 막을 것인지 대책을 촉구한 것이다. 게다가 대우인터내셔널이 방위산업 물자를 버마에 불법 수출한 혐의로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는 언론 보도가 있어 철저한 수사와 재발 방지를 촉구하였다.

 

2007년에는 승려들이 촉발한 비폭력 민주화 요구를 군부가 무자비하게 유혈 진압한 데 대해 국내 종교계를 포함한 각계 인사들을 모아 군부의 학살 중단을 요구하는 긴급 행동에 나섰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연대의 의미로, 버마 승려들이 입는 가사와 비슷한 붉은 색의 천을 두르고 참여하였다. 참여연대는 일련의 공동행동에 적극 결합하는 것은 물론 2008년에는 버마 사이클론 피해 모금활동을 벌이고, 태국으로 피신해있는 버마인들의 생생한 증언을 모은 책자를 구해 「양지를 찾는 사람들」이라는 번역서를 출간하기도 했다. 번역은 모두 참여연대 자원활동가들의 도움을 받았다. 이후 가택연금에서 해제된 아웅산 수치 여사가 2012년 4월 1일 치러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하원의원에 당선되고 NLD도 재보선 대상 45석 가운데 43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둘 때까지 참여연대를 비롯한 한국의 시민사회단체들은 버마 군부의 공정하고 민주적인 선거 절차를 촉구하는 활동을 이어갔다.

 

 

┃ 성과와 의미 ┃

 

참여연대는 창립했던 1994년부터 동티모르의 독립과 인권 보장을 촉구하며 인도네시아 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다른 국가의 인권문제와 민주화 운동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고 있었다. 이후 필리핀 인권옹호자들에 대한 무차별적 납치, 암살 등에 대해 시민사회단체들과 공동캠페인을 벌이기도 했으나, 버마 민주화 연대 활동만큼 한 나라에 대해 여러 해 동안 다양한 이슈를 제기하고 진지하게 토론했던 적은 없다. 군사정권의 폭압에 고통 받고 있던 버마 민주화운동가들은 자신의 아픔을 공감할 수 있는 한국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연대의 손길을 기대했다. 그렇게 보면 참여연대는 국내에서 오랜 세월 고군분투하던 버마 활동가들의 손을 뒤늦게 맞잡았다 할 수 있겠다.

 

버마의 민주화를 지지하고 연대하는 활동은 한국 정부와 아세안 같은 지역기구의 버마 정책이나 외교 활동을 꼼꼼히 감시하는 것도 중요했다. 버마 민주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동향과 입장을 알리고, 한국 정부와 국회의 관심을 추동하며 기업에 대한 항의행동 등을 지속해야 한다. 실질적인 지원을 위한 모금 활동도 빼놓을 수 없다. 그리고 그 과정은 한 국가의 인권과 민주화운동에 대한 개입에 관한 많은 토론거리를 던져주기도 했다. 국제 사회가 버마 군사정권의 종식과 경제착취를 중단하기 위해 원조와 투자를 중단하거나 줄여가는 압박을 진행할 때, 버마 민주화운동 세력이 버마에 민주화가 올 때까지 투자를 중단하고 관광도 오지 말라고 주장할 때, 한국 시민사회는 어떤 입장을 가져야 할 지, 경제적 제재가 버마 민중들의 삶에 미치는 효과는 무엇인지, 일방주의적인 인권외교가 아니라 보편적인 인권외교란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다. 버마 민주화 연대활동은 참여연대 활동의 장점인 정부와 기업 감시 활동방식을 모두 활용했던 다시 갖기 어려운 소중한 경험이다.

 

 

┃ 같이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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