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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생활임금 우선 적용 대상과 방안 발표 기자회견

2012년 참여연대가 제안한 생활임금제도를 도입한 노원구와 성북구의 경우,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 100여 명의 임금이 인상되었다. 2012년 11월 노원구, 성북구와 함께 ‘우선 적용 대상과 방안 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배경과 문제의식 ┃

 

법정 최저임금 수준의 저임금 노동은 공공부문에서도 남용되고 있다. 복잡한 고용형태로 인해 자신의 월급이 정확히 얼마인지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는 지속적으로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동조건을 조사 발표해왔는데, 그 결과를 보면 많은 공공부문에서 고용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최저임금보다 조금 많은 임금을 받고 있었다. 이러한 공공부문의 저임금 노동은 서울과 지방을 가리지 않는다.

 

정부는 비정규직의 고용불안과 차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대책을 쏟아냈지만, 현실을 개선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2012년 정부는 지방자치단체, 공기업 등 공공부문에서 민간업체와 용역계약을 맺을 때, 민간 용역업체 노동자의 임금을 최저임금 대신 시중노임단가를 기준으로 계약을 맺도록 지침을 내렸지만, 현장에서는 지켜지고 않고 있다. 많은 경우 정부가 고용을 해도 법정 최저임금보다 50원, 100원 더 받는 노동자가 다수 존재한다.

 

제도로서 ‘생활임금’은 영국, 미국 등에서 시행 중인 ‘Living Wage’에서 온 말이다. 지방자치단체가 민간업체와 하청 혹은 조달계약을 맺을 때, 해당 계약의 조건으로 계약을 맺을 민간 업체 소속 노동자의 임금을 적정하게 보장하는 제도이다. 미국의 경우, 생활임금이 강제하는 민간 업체의 범위는 단순 하청 혹은 조달계약을 맺는 민간 업체를 넘어,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일정 수준의 재정적 지원이나 감세혜택을 받은 민간 업체에게도 적용되게끔 강제하고 있다.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는 지방자치단체 행정과 노동정책을 연계한 사회책임조달의 일환으로 생활임금제도 도입을 강조했고, 이를 통해 공공부문이 직·간접적으로 고용한 노동자들의 기본적인 노동조건을 개선하고자 했다.

 

 

┃ 주요 활동 경과 ┃

 

그 시작은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가 2012년 초 서울시 노원구와 성북구에 생활임금을 제안한 것이다. 제도 도입을 위해 구 소속 노동자들의 임금 수준과 지급항목의 종류, 액수 등을 면밀히 분석하여, 우리 사회 노동자 평균임금의 50%에 서울시 생활물가 조정분을 추가하여 평균임금 58% 수준의 생활임금을 산출했다. 이에 따라 구청 소속 노동자 임금의 최저선을 노동자 평균임금의 58%로 설정하고, 이에 못 미치는 노동자의 임금을 생활임금 수준으로 인상했다. 이를 통해 환경미화, 경비, 사무보조, 주차안내, 도서관 등 각 구청마다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 100여 명의 임금이 인상되었다.

 

생활임금 액수에 대해 참여연대는 시행하는 기관의 위탁사무와 예산 등 개별 조건을 고려하여 책정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다만 서울 노원구와 성북구에서 생활임금을 도입하면서 노동자 평균임금의 58%란 기준을 설정한 것은 생활임금을 통해 최저임금의 현실화를 견인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고민의 결과이다. 노동자 평균임금의 58%로 정해진 생활임금은 현행 최저임금보다 33%정도 높은 수준의 임금을 보장한다. 이는 국제적으로도 통용되는 적정한 최저임금 수준이다. OECD는 평균임금의 50%를, EU의 경우 평균임금의 60%를 최저임금의 적정한 수준으로 권고하고 있다.

 

생활임금을 논의했던 초기, 생활임금의 적정 수준과 더불어 쟁점이 되었던 것이 적용범위와 대상이었다. 복지관, 보건센터, 구립어린이집, 음식 및 생활폐기물 수집과 운반, 도서관, 청사청소 및 관리, 환경미화원, 스포츠문화센터 등 임금을 보장하고자 하는 노동자의 규모는 컸고, 해당 노동자의 임금 수준과 지급항목, 업무와 직위 등은 천차만별이었다. 전반적인 임금실태조사가 종료된 후에도 누구부터, 누구까지 보장해야 할지는 고민으로 남았다. 더 많은 노동자들에게 생활임금을 보장해야 하지만, 기초자치단체의 예산 제약, 적용제외에서 제외된 이의 박탈감 등 어려운 결정을 조심스럽게 내려야 했다.

 

일단 우선적용대상을 선정했다. 임금 수준이 가장 낮았던 집단부터 일단 현재 임금을 노동자 평균임금의 58% 선으로 인상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정규직을 포함하여 비슷한 임금 수준의 생활임금 미적용자들이 느끼게 될 박탈감 등을 해소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하후상박(下厚上薄)의 원칙을 구성원들과 공유했다. 조금 더 낮은 수준의 임금을 일정한 수준까지 끌어올리고, 모두가 일정한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는 조금 더 높은 임금을 받는 구성원이 양보하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구성원들안에서 연대를 통해 저임금 노동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 것이다.

 

전문가 토론회와 연구용역을 통해 적정한 임금 수준과 제도화를 위한 조례안을 마련하는 일도 결코 쉽지 않았다. 노동·시민사회와 지방자치단체는 생활임금 제도의 의미와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면서도, 제도의 적용방식과 임금 산정방식, 적정한 임금 수준 등 제도의 시행을 위한 구체적인 내용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실효성 있는 제도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조례 제정이 필요한데, 조례의 내용에 대해서 찬반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에 토론회, 기고, 현장실무자와 각 지방자치단체 의회 등과의 교류를 통해 생활임금 제도의 구체적인 내용을 채워나가기 위해 노력했다.

 

제도 시행 2년 째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주요 정당과 후보들은 앞다투어 생활임금을 대표공약으로 채택하였다. 각각 제도에 접근하는 방식과 구체적인 시행 내용은 다양했지만, 참여연대와 서울 노원구·성북구가 앞서 제시한 생활임금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되어, 그보다 개선되고 보완된 내용의 생활임금안이 공약으로 제시되었다.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는 특히 경기도의 생활임금조례 도입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했다. 경기도의회에서 생활임금조례안을 통과시키면,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거부권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참여연대는 경기도의 반대논리를 조목조목 반박하며, 생활임금의 도입을 반대하는 정부, 사용자들의 논리의 부실함을 증명했다. “생활임금조례안이 최저임금법을 위반하지 않는다”는 고용노동부 문서를 공개하고, 생활임금조례안에 대해 경기도가 제출한 재의요구서의 논리를 반박하는 질의서를 경기도에 발송했다.

 

논의 초기, 강경한 반대 입장이었던 중앙정부의 태도도 변하기 시작했다. 오전 시간에 “고용노동부가 생활임금이 헌법 정신을 위반한다고 말했다”(문화일보 2014. 5. 12.)는 보도가 나오자마자 고용노동부는 같은 날 오후 이를 부정하는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최저임금의 적정한 수준에 대한 정부의 연구용역자료에도 생활임금에 대한 언급이 포함되어있다. 생활임금 반대논리는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고, ‘노동자의 임금’을 언급할 때 생활임금은 항상 함께 언급되는 시점에 이르렀다.

 

 

┃ 성과와 의미 ┃

 

생활임금은 우리 사회에서 임금이 노동의 대가를 넘어, 노동자의 생활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를 품고 있다. 그동안 생활임금이 주로 최저임금의 현실화를 요구하는 구호로 사용되었다면, 생활임금을 도입하려는 노동사회위원회의 노력은 최저임금의 보완재로서 최저임금 현실화를 견인하고, 구호가 아닌 제도로서 임금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촉발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우선 생활임금은 적정한 임금 수준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이끌어내고 있다. 100만 원 남짓한 임금을 받던 노동자에게 30%이상 많아진 생활임금을 보장함으로써 적정 임금의 의미와 필요성을 공론화한 것이다. 생활임금의 도입을 통해 노동자의 임금이 인상되어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

 

한편에서 생활임금 도입 이후 최저임금과의 대립, 갈등을 강조하는 주장들이 제기되기도 했다. 생활임금으로 인하여 최저임금이 외면당한다는 우려어린 시선이 여전한 것도 사실이다. 최저임금은 제도의 도입 이후 명목수치는 지속적으로 상승하였으나, 실제로는 여전히 전체 노동자 평균임금의 30%대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여러 지방자치단체들이 생활임금을 도입한 이후 최저임금에 대한 요구도 다양하게 제기되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생활임금이 전역에서 시행되고 있는 미국의 경우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연방 최저임금을 인상하려고 노력하고, 지방자치단체는 주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자치행정 속에서 생활임금이란 제도를 통해 노동자의 임금을 현실화하고 있다.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는 생활임금 도입을 계기로 노동친화적 지방자치행정을 요구하고 있다. 직접적인 노동정책 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의 사업과 행정 안에서 비정규직을 덜 고용한 민간업체의 상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한다거나, 여성, 청소년에 대한 고용을 늘린 민간기업과 우대하여 계약하는 방식의 자치행정을 펼치도록 하는 것이다. 생활임금 도입을 통해 지방행정과 노동정책을 연계하는 활동으로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 같이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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