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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서울복지필름페스티발 (2012.9)

2011년에 이어서 두 번째로 진행된 서울복지필름페스티발에서는 “복지국가행 티켓을 끊어라”는 테마로 2012년 9월 6일부터 3일간 총 13편의 영화를 건국대학교 예술대학 KU씨네마테크에서 상영하였다.

 

 

┃ 배경과 문제의식 ┃

 

친환경 무상급식이 중요한 정치적 쟁점으로 부각되는 등 2011년 한국사회의 가장 큰 화두는 ‘복지’였다. 그만큼 국민들이 느끼는 삶의 불안감이 심각했다. 비정규직으로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노동자가 늘어나고, 골목상권까지 밀고 들어온 대기업 문제, 청년실업, 성차별적 여성노동자의 저임금과 과중한 돌봄노동 등 국민들이 느끼는 고통과 불안은 다양했다. 경제위기가 장기화되면서 중산층까지도 교육, 의료, 노후, 주거, 고용 등 각종 불안감에 휩싸여 살고 있었다. 여기에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확산된 신자유주의는 국민 대다수의 삶을 개선시키지 못했고, 기대했던 낙수효과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래서 한국사회가 시장만능, 성장위주 국가 운영체계에서 벗어나 ‘복지국가’로의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는 요구가 본격적으로 각계각층으로부터 제기되기 시작하였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맞춰 복지정책의 나열과 조합을 넘어서 총체적인 국가운영전략과 시스템 전환의 의미로서 ‘복지국가 비전과 방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한국 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불평등을 완화.해소하고, 인간으로서의 보편적 권리를 향유할 수 있는 보편주의 복지국가 만들기 위해 2011년 7월 전국 400여개의 노동시민사회단체와 함께 ‘복지국가실현연석회의’를 결성하고 복지국가 실현을 위해 다양한 캠페인을 시작했다.

 

하지만 ‘복지’ 또는 ‘복지국가’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누구나 행복한’ 등의 표현으로 알려졌지만 대중들은 여전히 추상적이고 이상적인 개념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러한 한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복지국가실현연석회의는 복지를 주제로 한 영화제와 연속토론회를 기획하게 되었다. 영화는 짧은 시간 내에 효과적으로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오랫동안 기억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는 만큼, 복지를 쉽고 가까운 것으로 느끼게 할 수 있는 적합한 매체였다. 연속토론회 또한 복지국가의 거대 담론을 세분화하여 다루는 좋은 기회였다.

 

 

┃ 주요 활동 경과 ┃

 

서울복지필름페스티발 2011 ‘유쾌한 탈출’ (2011년 12월)

 

하루아침에 일자리와 삶의 터전을 잃고, 돈이 없어 병원에 가지 못하고, 등록금 마련과 취업준비로 청춘을 보내고 있는 국민들에게 “모든 국민은 행복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알리자는 취지로 영화제의 테마를 ‘유쾌한 탈출’로 잡았다. 이화여대 후문 근처의 필름포럼 상영관에서 노동(당신과 나의 전쟁/2010), 청년(개청춘/2009), 교육(엘 시스테마/2010), 보육(아이들/2010), 여성(꽃다운/2009), 장애(지렁이 꿈틀?/2010, 도가니/2011), 주거·빈민(이편한세상, 용산 남일당 이야기/2010), 교육(학교를 다니기 위해 필요한 것들/2008), 인권(시선너머/2011) 분야에서 총 10편의 영화를 무료로 상영했다. 영화를 상영한 후에는 관련 전문가와 감독이 관객과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Guest Visit, GV)을 가졌다. 8명의 국회의원들이 각각 영화를 1편씩 후원하기도 했다.

 

복지영화제인 만큼 청각장애인들을 위해 4편의 영화는 한글자막 서비스를 제공했으며, 보육문제를 다룬 ‘아이들’이라는 영화를 상영할 때는 아이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연극놀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다. 3일간 진행된 영화제에는 총 700여 명의 시민들이 관람했는데, 블로그 운영과 트위터 홍보를 통해 1000여 명의 팔로워를 확보하였다. 영화제는 복지국가실현연석회의 활동을 대중적으로 알리면서 정치적, 학술적으로만 접근되었던 ‘복지’를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며 대중적 호응을 끌어냈다. 우리 사회 복지문제를 영화를 통해 화두로 던지고 시민들과 소통하는 자리였다.

 

서울복지필름페스티발 2012 ‘복지국가행 티켓을 끊어라’ (2012년 9월)

 

2011년에 이어서 두 번째로 진행된 서울복지필름페스티발은 “복지국가행 티켓을 끊어라”는 테마로 3일간 총 13편의 영화를 건국대학교 예술대학 KU씨네마테크에서 상영하였다. 이 영화제에는 총 10명의 국회의원이 후원에 참여했다. 저임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과 해고의 위험에 놓여있는 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 대기업에게 삶의 터전을 빼앗긴 중소기업, 등록금 마련과 취업준비로 청춘을 보내는 청년 등 시대의 일상 모습을 영화로 담았다. 개막작으로는 공권력의 과잉진압으로 긴 법정싸움을 하고 있던 용산참사를 다룬 ‘두 개의 문’을 선정하였고, 폐막작은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와 시민들의 소통을 그린 ‘버스를 타라’를 상영하였다.

 

1회 영화제와 다르게 2000원씩 관람료를 받았다. 관람료와 후원금, 티셔츠 판매수익으로 총 200만 원이 모였고, 전액 쌍용차 해고노동자와 용산참사 부상자에게 전달하여 영화제의 의미를 더욱 뜻 깊게 했다. 또한 모든 영화의 GV(관객과의 대화) 시간에는 수화통역사를 두었고, 한국어 더빙 및 음성해설을 제공하는 배리어프리 영화 1편, 자막서비스가 지원되는 영화 3편을 상영하여 시·청각장애인들이 영화제를 더욱 즐길 수 있도록 노력했다. 약 900명이 관람하였고, 다양한 온라인 이벤트에는 150명의 시민들의 참여하기도 했다.

 

 

┃ 성과와 의미 ┃

 

대개 영화제라고 하면 영화를 공모하고, 심사위원들의 심사를 거쳐 부문별 시상과 함께 상영 한다. 그래서 영화제를 통해 새로운 영화를 개봉하기도 한다. 그러나 2회에 걸쳐 진행된 ‘서울복지필름페스티발’은 공모, 심사, 개봉, 시상 등 역동적인 과정 없이 기존의 영화를 각 분야별 주제에 맞게 섭외하여 상영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그러다보니 ‘복지’를 주제로 한 영화제임에도 상영된 영화들이 인권이나 노동을 주제로 한 영화제와 크게 차별성이 없었다.

 

영화제를 기획하는 주체는 약 400개의 노동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복지국가실현연석회의’였지만 두 번의 영화제를 진행하면서 참여연대 외 다른 단체들의 협조가 적어 행사개최가 쉽지는 않았다. 장애인을 고려하는 영화제를 기획하는 것 역시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 대부분의 영화가 저예산으로 제작되다 보니, 한글자막 서비스나 한글음성지원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았고, 적은 예산으로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극장을 섭외하는 것도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화제가 끝나고 장애인들의 영화관람 접근성을 높이는 사회운동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이어지기도 했다. 2013년 말 ‘복지국가실현연석회의’가 해체되면서 영화제는 다시 개최되지 않고 있다.

 

여러 한계가 있었음에도, 서울복지필름페스티발은 복지를 주제로 한 영화제 그 자체로 의미가 있었다. 이전에는 복지를 주제로 한 영화제가 전무후무했고, 2회를 거치면서 몇몇 문제점들이 개선되기도 했다. 이후에도 복지 현실을 보여주는 영화들이 쏟아지고 있다. ‘또 하나의 약속’ ‘할머니는 일학년’ ‘범죄소년’ ‘고령화 가족’ ‘탐욕의 제국’ ‘만찬’ ‘도희야’ ‘한공주’ ‘카트’ ‘우아한 거짓말’ 등 사회적 소외와 불평등, 차별을 고발하는 영화들이 이미 개봉되었다. 하지만 많은 관객을 만나지 못한 경우도 많고, 아직 개봉하지 않은 영화들도 있다. 1980년대 우리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던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도 열심히 촬영 중이다. 이렇게 복지와 관련된 좋은 영화들이 많이 있지만, 시민들이 쉽사리 함께 복지를 얘기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은 여전히 찾기 어렵다. ‘복지’와 ‘복지국가’는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흐름이다. 영화는 이러한 흐름을 확산하는데 유효한 매체다.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매개로 함께 ‘복지’를 얘기하고 ‘복지국가’를 생각하게 하는 작은 디딤돌로서 복지영화제 부활은 검토될 필요가 있다.

 

 

┃ 같이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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