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대위원회 아시아 2010-06-15   1736

[아시아 네번째 강좌] 국제개발협력, 아시아의 눈으로 바라보기

“니 언제까지 양아치 짓 할낀데?”

“곰 새끼가 작은 얼음위에 올라가 있는 것이 환경문제가 아닙니다. 온난화는 아프리카의 굶어죽는 아이의 문제, 강바닥이 쩍~쩍 갈라지는 문제입니다.” 구수한 사투리를 섞어가며 유쾌하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강연 속에는 그저 주는 것을 개발협력의 전부라 생각하는 사람들에 대한 일침이 숨어있었다. 어느 순간에 가면 쫓겨나듯 봉사지역을 나오는 것, 항상 조용히 떠날 준비를 하는 것이 진정한 봉사자의 자세라 말하는 강연자의 모습에서 사뭇 결연함이 느껴졌다.



           제4회 참여연대 아시아강좌 강연자 송진호 한국 YMCA전국연맹 기획실장


“아시아 스스로 소통할 수 있는 기제를 마련해야…“

아시아란 언어를 만들어 준 곳은 서구다. 아시아는 아시아끼리 소통 할 수 있는 언어가 없어 영어로 해야한다. 또한 아시아국의 소식을 알기위해 CNN등과 같은 서구방송을 이용해야한다. 아시아도 아시아 방식으로 소통을 해야한다. 아시아 스스로 소통할 수 있는 기제가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소통해야하나. 소통의 기제가 없다는 뜻은 아시아 스스로의 인식이 없다는 말과 같다. 부재라는 것은 없어서 부재가 아니다. 인식이 안 될  때 부재한 것이다.


“독수리오형제의 양아치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한국사회는 제국주의 시선을 아시아에 보내고 있다. 저질스럽다. 텔레비전을 보면 “우리는 코시안입니다”는 말이 종종 나온다. 하지만 이 말 속에는 차별적 시선이 담겨있다. 너희들은 아시안이고 우리는 코리안인데 다문화 공존은 코시안이었을 때만 가능하다는 말이다. 이는 곧 우리는 아시안이 아니라는 말을 전제한다. 요즘 청년들은 해외 봉사활동을 많이간다. 그런데 이상한 건 봉사를 갔다 돌아오는 공항에서 자신들이 지구를 다 지키고 돌아온 것 마냥 행세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바로 양아치들이다. 진정 아시아를 배우는 작업을 하고 아시아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아시아와 연대하는 아시아 과제가 필요하다.


“네가 아픈 것, 나도 아프다”

제일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는 우리도 어려운데 왜 남의 나라에까지 도와줘야 하느냐는 것이다. 주로 나오는 답변은 우리가 받았으니 그것을 돌려줘야한다는 이야기고, 또는 시장의 논리다. 실제로 왜 도와주어야하나? 그것은 한국시민사회가 지구시민사회에서부터 부여받은 시민적 상속성 때문이다. 즉 지구윤리다. 아픔의 공감은 옆에 있는 아기나 아프리카의 아기나 똑같아야한다. 내 눈에 보이지 않는 이웃에 대해서도 똑같은 윤리성을 가져야한다. 이병헌은 드라마 ‘아이리스’에서 “네가 아픈 거, 나도 아프다”란 말을 했다. 그것과 마찬가지다. 끊임없이 자연적 현상으로 재앙이 반복될 때 준다는 논리로 퍼주면 언젠가는 지치게 마련이다. 그것을 인식재고를 해 나가는 것이 시민사회가 해 나가야 할 일이다.


침묵하는 주체로 만들어버리는 개발협력

새마을 운동이나 한강의 기적 등을 해외로 수출해야한다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한국의 경험을 아시아에 맞출 수 있다는 생각 자체는 제국주의적 발상이다. 개발엔지오의 경우 산타클로스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사람들은 독수리오형제에 대한 과대망상증이 있다. 하지만 주고 싶은 것만 주고,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우리는 발전했는데 너희는 가난하다, 그러니 가르쳐야한다는 발상이다. 발전하지 못한 사람들을 쉽게 규정해 버린다. 가난한 사람들을 거지로 만드는 것을 개발 엔지오가 하고 있다. 그 사람들을 침묵하는 주체로 만들어버린다. 자신들이 자기들 마음대로 규정짓고, 주고, 보여주고, 이러한 개발협력이 반복되고 있다.



신흥공여국으로서의 교량역할?

왜 개발의 과정에서 발생했던 문제들은 보여주지 않고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느냐. 과연 한국형모델이 아시아모델이 될 수 있는가. 한국형 개발원조는 한국형 신화를 만들어내려 한다. 이것이 정부관료들의 나쁜 습성이다. 연대는 물건을 사고파는 짓거리가 아니다. 왜 한국은 한국형 민주주의를 미얀마에 수출하려 하는가. 우리가 가서 그들의 삶의 지혜를 배우는 것이 아시아를 만나는 일이다. 그들과 함께 계획하고, 그들이 아는데서 출발하는 것이 진정한 개발원조다. 예를들어 예산이 한정돼 학교나 병원 중 하나만 지어야 한다고 가정해보자. 무엇을 지어야하나? 정답은 모른다는 것이다. 나라마다 사정이 다르므로 섣불리 결정할 수 없다.

인도네시아 바우바우시 찌아찌아족은 공식문자로 한글을 선택했다. 우리는 한글의 세계화라고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하지만 정말 자랑스러워해야 하나? 다른 사람들은 다 인도네시아어를 쓰고 있는데 그들만 한글을 공식문자화 시키면 그들의 아이들은 어떡하나.



현장 상황도 모른 채 계속되는 개발원조

아프리카의 한 국가에서 상수도 시설을 놓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피그미족을 지나야했다. 그곳에 상수도 시설을 놓으니 사람들이 수도를 창을 들고 다 찌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거기서 나오는 수돗물을 받아썼다. 피그미족에게 물은 공공제가 아니고 나눠 먹는 것이었다. 정부에서 그곳에 수도꼭지 만들어주니 그들은 물을 계속 틀어 놨다. 그 이유는 그 사람들의 생각으로는  물은 고이면 썩기 때문이었다. 필리핀남부 마닐라 통근철도사업 역시 마찬가지다. 이 사업은 노무현 정부 때 좋은 의도를 가지고 필리핀에 원조해 줬다. 그런데 막상 공사를 시작하니 철도 주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문제를 간과한 것이다. 그래서 이 사람들이 한국까지 와서 투쟁을 버리기도 했다. 이런 현장상황을 모르는 개발원조가 계속 이루어지고 있다.


“사회적 상상력을 통해 건강한 시민사회 만들어야“

개발원조는 우리 안의 문제들과 연결되어야 한다. 우리는 지구시민으로 살아가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 남들이 다 매스투어리즘 얘기할 때 착한여행을 말할 수 있어야한다. 또 남들이 자유기업 얘기 할 때 사회적기업 얘기를 할 수 있는 창작력이 필요하다. 실제로는 지역 안에서 아시아를 발견할 수 있는 행동을 해야한다. 이러한 상상력이 건강한 시민사회 만들어 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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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중1 양아치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혹시 젊은이들의 해외봉사활동이 양아치적이지 않게 하기위한 노력이 있는가?

송진호(이하 송): 이 문제에서 중요한 것은 젊은이들이 봉사활동을 왜 나가고, 그래서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목적이 없다는 것이다. 지구촌 빈곤퇴치를 위해서는 풀뿌리운동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독수리오형제가 되려고 한다. 우리 안에 살고 있는 아시아를 만나고, 그 경험을 쌓아 지역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전부 반기문이고 전부 한비야다. 그들은 좋은 롤 모델이 될 수는 있지만 극히 일부이고 특별한 사람만이 가능하다. 나머지는 뿌리 없는 하방의 정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아시아를 만나기 전에 나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아시아를 배우기 위해 가야한다. 그러기위해서는 골 세팅부터 바뀌어야한다. 또한 갔다 와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한다. 다작으로 타작할 수 있는 시민사회의 골간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청중2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사람들이 안 바뀌는 이유가 있는가. 혹시 해외봉사를 위한 하나의 매뉴얼을 만들 생각은 없는가.

송: 실수도 소신으로 보이는 것, 실수를 소신으로 착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예를들어 해외로 봉사자들을 많이 내보내는 것을 골로 여기는 것부터 잘못됐다. 전부 ODA만 하려고 하고 시민사회 안에서는 고민하지 않는다. 제국의 발톱을 우리가 똑같이 반복하고 있는 것이 많다. 국제메뉴얼을 만들어 하나로 규정짓는 것보다 선한 사례 하나를 보여주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매뉴얼보다 더 좋은 것이 풀뿌리운동 사례이다. 그 사례가 뿜어내는 향기가 더 낫다.


청중3. 원조의 오너십도 문제다. 정권이 별로 안 좋아하는 원조는 다 끊어버린다. 원조의 효과성은 빛 좋은 개살구란 느낌이다. 그래서 시민사회가 니드(need)를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느낌이다. 혹시 그러한 시민사회의 노력이 있는가?

송: 단순히 개발원조만하는 것이 아니라 성, 환경 등 다양한 문제를 다 같이 아우르는 틀을 만들고 있다. 우리나라의 시민사회의 역량강화는 중요하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가면 또 그 시민사회가 개판이다. 정부각료가 개발원조를 때먹고 찌꺼기 나눠 준다. 라오스나 미얀마 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이런 일들이 다반사다. 그들의 시민사회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ODA감시하는 것이 국내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주는 놈과 받는 놈이 같이하지 않으면 힘들다. 가장 중요한 건 아시아에서 시민사회를 길러내는 것이다.


청중4 국제자원봉사하는 단체에서 일 하고 있다. 지금까지 현실을 봤을 때 참가자들은 스펙 때문에 가려고 하는 것이 강하고, 지역문제 같은 경우는 프로그램 셋팅하는 수준에 그친다. 과연 이것이 지속가능한 방식인가 하는 고민이 많다. 문제해결을 위해 국제교육 실무자들의 관점변화가 있지 않고서는 힘들다. 실무자의 인식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송: 단기봉사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커뮤니티는 금방 무너진다. 스펙 쌓는 것이 더럽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그런 아이들의 마인드를 바꾸는 것은 시민단체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질문을 바꿀 때 아젠다가 달아진다. 교육밖에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글로벌 리더십이 아닌 글로벌 맴버십니다. 책임 있는 지구시민훈련의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진정 봉사를 갔다 온 사람들은 갔다 와서 머리가 터져야한다. 우리가 살아왔던 개발패러다임이 바뀌지 않아서 우리가 배운 것과 현장은 아주 다르다. 그래서 갔다 와서는 고민이 더 늘어야 한다.


(내용 정리: 김지나 수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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