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감시센터 공수처 2022-03-30   269

[논평] 공수처와 인수위의 ‘간담회’, 부적절하다

공수처와 인수위의 ‘간담회’, 부적절하다

공수처의 독립성과 중립성 훼손하는 ‘잘못된 만남’

 

오늘(3/30) 오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처장 김진욱)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간담회가 진행된다고 한다. 공수처가 독립기관이라 업무보고가 아닌 간담회의 형식을 택했다고 하지만, 기관의 성격을 보았을 때 굳이 해야 할 필요도 없고 불필요한 오해만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잘못된 만남’이다. 업무보고든, 간담회든 뭐라 명명하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공수처가 만남의 자리를 가지는 것은 공수처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매우 부적절하다.

 

공수처법 제3조 2항과 3항을 보면 공수처는 독립성이 보장되어야 하며, 특히 ‘대통령, 대통령비서실의 공무원은 수사처의 사무에 관하여 업무보고나 자료제출 요구, 지시, 의견제시, 협의, 그 밖에 직무수행에 관여하는 일체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는 공수처 수사의 독립성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며, 공수처가 대통령 등 고위공직자의 비리에 대한 수사를 전담하는 수사기관으로 출범한 이유이기도 하다. 인수위원회가 대통령비서실은 아니지만 대통령 당선인을 보좌하는 기구라는 점에서 공수처와 인수위가 ‘간담회’를 갖는 것은 공수처법 3조의 제정 취지에 반한다. 

 

뿐만 아니라 윤석열 당선인은 공수처에 최소 5건 이상의 사건에 연루되어 입건된 상태로 알려져 있다. 수사기관과 피의자를 보좌하는 기구가 만나는 것도 불필요한 오해를 부를 수 있고, 만남 자체로 공수처 수사의 중립성과 공정성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 간담회에서 윤 당선인이 공약으로 제시한 공수처법 24조 폐지에 대해 논의하는 것도 부적절하다. 공수처의 우선 수사권한은 대통령령이 아니라 국민이 앞장서고 국회가 만든 법률에 근거한다.

 

공수처와 김진욱 공수처장이 인수위의 ‘간담회’ 제안을 거절하지 않은 것은 공수처의 독립성을 스스로 훼손하는 것이자 아직도 공수처 출범의 의의를 이해하지 못한 잘못된 결정이다. 헌법상 독립기관인 중앙선관위원회는 선례가 없고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간담회조차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인수위원회와 부적절한 ‘상견례’를 할 것이 아니라 ‘고발사주’ 등 입건한 사건을 어떻게 수사하고 처리할지부터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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