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이원석 총장, 중립성과 독립성 확보 가능한가

이원석 검찰총장 독립성 확보 가능한가

‘법과 원칙에 따른 수사’라는 수사(修辭)뿐
총장의 책무임에도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고민 없어

오늘(9/16)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없이 이원석 검찰총장 임명을 강행했다. 지난 5월 6일 김오수 전 검찰총장이 사임한 후 130여일 만이다. 이원석 신임 검찰총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의 독립성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는 이유이다. 이에 대해 이원석 총장은 공적 기관에 사단은 존재할 수 없다고 항변하면서 어떤 수사든 정치적 고려 없이 ‘오로지 증거와 법리’라는 원칙으로 임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힐 뿐이었다. 검찰의 당연한 책무를 특별한 것인 양 내세울 뿐, 검찰총장으로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확보를 위한 의지와 복안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이원석 총장에게 검찰 수사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킬 수 있겠냐는 우려가 쏟아지는 것은 단순히 그가 ‘윤석열 사단’이자 ‘측근’이라는 세평 때문만은 아니다. 신임 검찰총장과 검찰의 현 상황은 시민들에게 구체적인 의심을 갖게 한다. 전 정부 인사와 야당 대표에 대한 수사뿐만 아니라 기무사, 대법원장 등 전방위적 수사에 착수한 검찰이 유독 현 정부와 대통령 주변 의혹의 수사에 관해서는 별다른 움직임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탈검찰화를 역진시키고 있는 법무부는 국회의 검찰개혁 입법을 시행령으로 무력화하고자 시도하면서 삼권분립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 나아가 윤석열정부는 대통령실은 물론 정부 부처 각종 요직에 전현직 검사를 임용하고, 검찰은 수사를 활용해 사실상 권력투쟁을 대리하면서 검사들을 매개로 한 지배 체제가 강화되고 있다.

이원석 총장은 인사청문회 내내 검찰 수사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에 대한 반성과 성찰 대신 ‘증거와 법리에 따른 원칙적 수사’만을 반복하고, 자신은 대통령과 사적 친분이 없다거나 ‘골프 한 번 치지 않은’ 생활을 해왔다는 등 논점을 벗어난 답변만을 내놓았다. 검찰 수사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어떻게 지켜낼 것인지에 대한 최소한도의 의지나 고민은 볼 수 없었다. 이원석 총장의 과거 행보는 더 걱정스럽다. 그는 법원조차 정당하다고 했던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절 징계 처분을 비판하는 성명에 동참했던 반면, 검사들이 간첩 조작 사건에 가담하거나 김학의 사건과 같은 전형적인 제식구 감싸기가 문제가 되었을 때는 침묵해왔다.

‘법과 원칙에 따른 수사’라는 수사(修辭)는 그의 상황인식이 검찰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각과는 판이하게 다름을 보여준다. 검찰의 정치개입, 검찰력을 이용한 통치행태 속에서 ‘법과 원칙에 따른 수사’라는 말잔치에 시민들 시선이 고울 수 없고, 이는 그간 검찰개혁이 필요한 가장 중요한 근거가 되어왔다. 결국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확보를 위한 의지와 노력이 없는 ‘법과 원칙에 따른 수사’만의 강조는 공허한 말의 성찬이 될 우려가 크다. 앞으로 이원석 총장과 검찰의 행보를 주목하며 감시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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