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감시센터 검찰개혁 2023-06-27   2504

[후기] 참여연대 X 뉴스타파 공동기획《검찰⁺보고서 북콘서트 ‘검사의 나라, 이제 1년’》

폭주하는 검찰 권력, 위협 받는 민주주의
윤석열정부 1년 검찰을 말하다

가능할까, 북 콘서트?

검찰보고서로 북콘서트를 한다는 것은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우선 검찰보고서는 잠자리에 들기 전이나 한가한 카페에서 시간을 보낼 때 읽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내용의 책이 아니기 때문이다.(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들어보지는 못했다) 반드시 봐야 하는 ‘의무’가 아니라면, 마음을 굳게 먹고 집중해서 봐야 한다는 뜻이다. 만약 올해 처음으로 검찰보고서를 읽는다면, 안타깝게도 난이도가 좀 더 올라간다. 검찰보고서는 발간 전의 1년(종합판은 5년)의 검찰의 수사와 인사 등을 평가하고 있으므로 ‘검찰의 과거’를 조금이라도 알아야 이해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올해 발간한 검찰보고서를 읽는 것이 소용없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검찰보고서를 관통하는 서문, 각 파트의 종합평가와 개선방안 등이 담겨 있으므로 맥락을 파악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믿고 있다).

검찰보고서를 쓰는 일도 쉽지 않다. 정보의 정확성에 대한 압박감은 둘째치고, 쓰다 보면 절로 한숨이 나오거나, 자주 울화가 치밀거나, 드물게는 부서 변경이나, 심지어 이민의 욕망이 느껴지기도 한다. 검찰보고서를 쓰는 일은  감정노동과 사무노동 사이거나 혹은 그 둘의 결합물일지도 모른다. 

따라서 검찰보고서는 쓰기도, 읽기도 편치 않다. 그러나 가장 편치 않은 것은 쓰기도, 읽기도 편치 않은 검찰보고서를 발행해야만 하는 상황일 것이다. 지난 1년, 검찰개혁은 문재인정부 이전으로 후퇴했고 검찰 권력은 역대 어느 정부보다 공고해지고 있다.

그래서 검찰보고서로 북콘서트를 하면, 과연 시민들이 참여할까?라는 당연한 궁금증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북콘서트를 기획한 참여연대와 뉴스타파 담당자들의 걱정은 참가신청을 받은지 3일 만에 185명의 신청자를 보며 사라졌다. 부득이하게 ‘선착순’으로 참가자를 선정할 수 밖에 없었고 행사 당일 70여 명의 참석자들과 함께 절망과 희망이 교차하는 시간을 보냈다. ‘검찰통’ 심인보, 한상진 기자가 검찰보고서의 독자라는 사실, 사건에 대한 기술이 (의도한 대로) 정확하고 드라이하다는 평가, 검찰보고서의 백미가 검사 인사 파트라는 칭찬은 담당 간사를 안도하게 했고, 심인보, 한상진 기자를 섭외해 토론회를 진행해 보리라는 욕심으로 나타났다.

검사의 나라, 이제 1년

뉴스타파 심인보, 한상진 기자는 ‘검찰’에 특화된 기사를 작성하고 있다. 심인보 기자는 심층 취재를 통해 ‘죄수와 검사’ 시리즈를 통해 한명숙 전 총리의 모해위증 사건 등을 공개해 파장을 일으켰고 도이치모터스 사건 등 검찰의 봐주기 수사를 파헤치고 있다. 한상진 기자는 ‘검사 윤석열’과 윤우진 전 세무서장의 뇌물 의혹 등과 론스타 사건 등을 심층 취재해 공개했다. 뉴스타파에서도 내로라 하는 ‘검찰통’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참여연대 한상희 공동대표는 헌법학자로, 헌법적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며 검찰보고서의 서문, 종합평가의 단골 집필을 맡을 만큼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이해하며 다른 집필자들에게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중대한 역할을 맡고 있다. 이지현 사무처장은 말할 것도 없다.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참여연대가 검찰개혁에 진심이라는 것을 사법감시센터 간사보다 더 잘 이해하고 있으니 말이다. 

검찰보고서의 독자이거나 집필자인 네 명의 ‘전문가’들이 모인 북콘서트에서, 한상희 공동대표와 한상진 기자는 ‘정치의 사법화’와 역행하는 검찰에 대해 깊은 우려를 보였다.

정치의 사법화

“과거에 검찰은 정치에 굴종하며 그 수단이 되기도 했지만 이 정부에서는 검찰이 곧장 정치 권력으로 변신하여 대의 정치의 위에 군림하고 있다. 검찰 체제 자체가 그대로 정치 과정의 상부로 외삽되었다”

– 《윤석열정부 검찰⁺보고서 2023 서문》, 한상희 참여연대 공동대표

한상희 공동대표는 과거 검찰이 국가 권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행사하면서 정치 권력의 사적인 이해관계에 봉사하고, 그 과정에서 검찰이 권력을 획득하는 과정을 거친 ‘정치 검찰’이었다고 보았다. 그러나 지난 정부 말부터 지금까지는, 정치 세력과 검찰 세력이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검찰 세력이 스스로 정치 세력화되어서 정치의 중심에 들어간 ‘검찰 정치’라고 평가했다. 한상희 공동대표는 ‘건폭’이라는 규정, ‘킬러문항’ 논란이 일고 있는 수능 난이도 등에 대해 대통령이나 그 주변에 있는 정치적 의사결정권자가 검찰의 잣대로서 판단하는 상황을 비판했다. 국정 결정에 있어 부족하거나 과한 것, 우선 고려해야 할 것과 배려해야 할 것에 대한 판단이 아니라 합법 또는 불법이냐, 즉 ‘O, X’의 판단만을 하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마치 검찰 수사에서 피의자 신문조서를 ‘꾸민다’는 것 처럼, 현재의 정치를 자신들이 원하는대로 사건을 만들어 가듯이 ‘O, X’의 답을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다양한 판단들 속에서 다양한 선택지를 골라가고, 그 과정에서 국민들의 의사를 수렴해야 한다는 정치의 요체를 벗어 던져버리고, 자신의 주관적이고 가장 단순한 ‘O, X’ 판단으로 국정을 대신하는 모습이 검찰 정치이며, 지금 현 정부 또는 정치 과정에서 일어나는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법을 통치의 수단으로 삼는 법치주의와 민주사회의 법치주의는 다르다고 분명히 강조했다. 민주사회의 법치의 목적은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고, 법치의 내용은 국가 권력을 통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 정부가 노동자에 대해 ‘건폭’이라 규정하며 업무방해죄, 공갈죄를 들먹이면서도 우리 헌법에서 말하는 노동 삼권은 외면하고 있다는 점을 예로 들며,  윤석열 대통령이 말하는 법치는 국민 위에 군림하는, 국민에 대한 통치 수단으로 법을 동원하는 잘못된 법치라는 것이다.

한상진 기자는 과거의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이용해서 스스로 정치 권력화되는 과정이었다면, 정권을 잡은 뒤에는 스스로 정치인, 정치 권력으로 변신해 우리 사회의 각 기관과 섹터를 장악해 나가는 것을 검찰보고서를 통해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어 굉장히 안타까웠다고 토로했다. 

정치의 사법화 뿐 아니라 검찰 인사에 대한 문제는 더욱 심각했다. 검찰 인사는 누가 승진을 하고, 누가 옷을 벗느냐의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가속되는 역주행

한상희 공동대표는 문재인정부 5년 동안 추진했던 강력한 검찰 권력의 분산, 즉 형사부와 공판부 강화와 특수부 축소라는 검찰 인사 기조가 윤석열정부 1년 동안 문재인정부 이전의 시대로 회귀하며 실종되었다고 한탄했다. 권력을 지향하는 엘리트 특수통 검사들에게 검찰권을 집중시키는 체제로 되돌렸기 때문이었다. 물론 특수부의 요직에는 윤석열+한동훈 콤비와 뜻을 함께했던 검사들을 배치했다. 

또한 ‘범정’(범죄정보기획관, 구 수사정보정책관. 일명 수정관실)과 공공수사기획관(구 공안기획관)의 부활도 문제로 지적했다. 대학과 노동조합 등의 동향 정보를 수집하던 공공수사기획관의 부활과 ‘건폭’ 논리의 등장으로, 윤석열정부가 내세웠던 노동개혁·교육개혁과 검찰권 강화가 맞물려가기 때문이었다.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의 일반 사건 수사지휘권이 사라졌으나, 특사경(특별사법경찰)의 지휘권은 여전히 검찰에 있다. 국토부에서 ‘건폭’을 수사하는 특사경 도입을 주장하고 대검이 공공수사기획관을  부활시킨 것은 특사경을 통해 검찰에게 권력을 집중시키는 양상들이 진행중인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한상진 기자는 문재인정부가 검찰이 인권 수호 기관으로서의 본 모습을 찾기를 원했고, 그 의지가 형사부와 공판부의 강화와 검찰의 정보 기능을 없앴던 것, 그리고 검사 파견을 제한해 부처 장악 현상을 막는 검찰개혁으로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윤석열 검찰총장 하에서는 그 의지가 희석되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난 1년 동안 벌어졌던 사건에서 대장동 사건의 경우 검찰이 ‘필요로 하는’ 사건은 따로 수사하는 아주 기이한 수사 행태를 보였고, 50억 클럽 사건의 경우 뉴스타파를 포함해 언론들의 문제제기 후에야 수사가 진행됐다고 보았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 때도 이와 같이 의도적으로 사건을 ‘뭉개기’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서해 피살 공무원 사건, 북한 주민 북송 사건과 같이 상당히 많은 정무적, 정책적 판단 영역의 사건까지 사법 영역으로 끌어들이고 앞으로도 계속 이와 같은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하며 우려를 나타냈다.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취재하는 심인보 기자는 ‘한동훈 녹취록’을 언급하며 ‘누구나 잘못을 할 수 있고 그런데, 잘못을 해서 걸리면 가야지’라는 표현이 있었지만 정작 대통령 본인이나 가족, 측근 ‘검사 가족’ 들은 수십 번을 걸려도 ‘안 간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측근에 대한 ‘뭉개기’와 대척점에 있는 야당에 대한 적극적인 수사가 대비되는 상황에서 시민들이 수사 공정성에 대해 문제 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보았다.

이에 대해 한상희 공동대표는 검찰이 가치 판단을 통해 수사를 선택하고, 국민들에게 전 정권의 업무 집행에 대해 가치 판단을 강요하는 형태가 이루어지는 것은 검찰이 정치의 하수인을 넘어 스스로 정치를 하고, 자기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외국에서는 ‘사법관의 지배(정치의 사법화)’가 통상 중요한 정책 결정을 법원이 법의 이름으로 판결하는 것을 뜻하는데, 우리의 경우 법원이 아닌 검찰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4년, 남았다.

지난 1년, 우리는 정치 권력으로 변신한 검찰의 모습을 목도했다. 앞으로 4년이 남았다. 북콘서트에 모인 네 명의 ‘검찰통’ 전문가들은 앞으로 남은 4년을 생각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언론과 시민단체는 물론, 시민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두 눈 부릅 뜰 필요가 있다고 말이다. 검찰개혁에 역행하는 정권의 탄생으로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확인한 지난 1년은 이제 지났다. 앞으로 남은 4년을 위해 뉴스타파와 참여연대는 힘을 모을 예정이다.

가능할 것 같지 않았던 검찰보고서 북콘서트는 다양하고 심오한 질의응답으로 마무리되었다. 심인보, 한상진 기자가 원하는 ‘바람’이 무엇인지, 미처 다 쓰지 못한 이야기는 아래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올해 발간한 검찰보고서의 앞 표지에는 ‘검사의 나라, 이제 1년’이라는 부제가 적혀있다. 사실 책 뒷 표지에도 문장이 하나 있다. 모두 합하면 올해 검찰보고서의 정확한 제호가 된다. 바로 《윤석열정부 검찰⁺보고서 2023 – 검사의 나라, 이제 1년. 바로잡을 시민의힘》이다. 깨어있는 시민의힘 참여연대는, 바로잡을 시민의힘을 믿는다.


이 검찰⁺보고서가 이런 시대의 질곡을 헤쳐 나가는데 작은 보탬이라도 되었으면 합니다. (…) 물론 여기에 모든 것이 담겨 있지는 않습니다. 그 공백은 여러분과 함께 채워나가고자 합니다. 검찰의 “법치”가 아니라 우리의 법치를 일구어주실 시민 여러분의 지혜와 의지에도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정치검찰의 “자유”가 아니라 우리 시민의 일상이 이 시대의 화두가 되는 그때를 위해 이제 이 검찰⁺보고서를 여러분께 넘깁니다.

한상희 참여연대 공동대표, 《윤석열정부 검찰⁺보고서 2023》 서문 중에서

📬 참여연대와 뉴스타파가 공동주최하는 《검찰⁺보고서 북콘서트 ‘검사의 나라, 이제 1년’》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치열했던 검찰⁺보고서 제작 과정은 물론, 노동·시민사회와 언론 자유를 향한 공격이 끊이지 않는 현장 속 생생한 이야기까지! 검찰공화국의 왜곡된 법치주의를 파헤칠 이번 북콘서트에서, 우리의 법치를 일궈주실 여러분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본문 중 참여연대 한상희 공동대표, 이지현 사무처장 사진 ⓒ 박영록

  • 일시 | 2023. 6. 27. (화) 오후 7시 30분
  • 장소 | 뉴스타파함께센터 지하1층 리영희 홀 (서울 중구 퇴계로 212-13, 충무로역 1번 출구)
  • 패널
    • 참여연대 한상희 공동대표
    • 참여연대 이지현 사무처장
    • 뉴스타파 한상진 기자
    • 뉴스타파 심인보 기자
  • 사전신청 | 6/22 신청 마감합니다. 많은 분들이 신청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참석 여부는 문자(알림톡)로 연락드릴 예정입니다.
    ※ 당일(6/27, 화) 행사장에 오후 7시 10분까지 오시면, 이벤트(기념품 증정)에도 참여할 수 있어요🎁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실시간 활동 SNS

텔레그램 채널에 가장 빠르게 게시되고,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