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이균용 판사, 대법원장으로 적임자인지 의문

대통령과의 친분에 사법농단 사건 무죄 판결 이력까지

정치권력 견제하고 재판과 법관의 독립을 지킬 인사인지 검증돼야

오늘(8/22) 윤석열 대통령은 신임 대법원장 후보자로 이균용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지명했다. 이균용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학 1년 후배이며, 법원 내 대표적인 보수성향 판사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지난 사법농단 당시 현직 법관 비리와 관련된 ‘정운호 게이트’ 사건에서 판사들의 비리 의혹 관련 수색영장 사본 등 수사기밀을 법원행정처에 전달한 혐의를 받은 신광렬 · 조의연 · 성창호 판사 등에 대해 납득할 수 없는 논리로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사법부의 수장으로 사법행정을 총괄하고 법관과 재판의 독립을 수호해야 할 대법원장으로서 적격인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입법부와 행정부를 견제하고 재판과 법관의 독립을 지킬 인사인지 검증이 필요하다.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는 대통령의 1년 후배로 사적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본인 스스로도 작년 10월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친분을 인정한 바 있다. 주요 인사 때마다 자신과 사적 인연이 있는 인물들을 선호해 온 윤석열 대통령의 인사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 무엇보다 대통령을 위시한 집권세력의 외압으로부터 법관과 재판의 독립을 수호해야 할 대법원장 직에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판사가 임명된다면 사법의 독립성과 공정성은 통째로 의심될 수밖에 없다. 앞으로 예정된 대법관 후보 교체 때마다 편향성 논란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판결을 살펴보아도 마찬가지다. 2021년 1월 서울고등법원 형사8부의 재판장이었던 이균용 후보자는 ‘정운호 게이트’ 관련 법관들에 대한 영장 사본 등 수사기밀을 법원행정처에 유출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신광렬, 조의연, 성창호 판사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수사기밀 유출이 “국가기관 내부 행위”에 불과하고, “정당한 사법행정사무의 수행일 뿐만 아니라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사법행정의 역할 중 하나이다”는 황당한 근거를 내세웠다. 일선 재판과 법관의 독립보다 사법행정기구의 권위를 더 우선하는 사고방식이 근저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그랬던 이균용 후보자가 대법원장의 자리에 임명된다면 이러한 위법행위가 사법행정의 일환으로 정당화될 가능성이 크다. 사법농단 사태 촉발 이후 제왕적 대법원장의 권한을 분산하고, 개별 법관과 재판의 독립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논의되어 온 사법개혁의 방향과도 배치되는 인사이다.

대법원장은 대통령의 지명하지만, 국회가 동의해야 임명할 수 있다. 국회는 이균용 후보자가 새로운 대법원장으로 적임인지, 재판과 법관의 독립을 지킬 수 있는 후보자인지 인사청문회에서 검증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할 것이다. 참여연대도 인사청문회는 물론 인준 과정을 모니터링해 추가 입장을 밝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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