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공수처 반대론자 김태규, 후보 추천은 어불성설

검찰권 남용·사법농단 외면, “공수처, 난데없는 이질 분자” 운운
공정성·중립성 갖춘 후보 추천돼야

지난 14일, 김태규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이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에서 가장 많은 찬성표를 받았다는 사실이 경향신문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김 부위원장은 과거 공수처법의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 당시 공수처에 대해 “난데없는 이질 분자” 운운하며 비난한 바 있다. 이미 판사 재직 시부터 공수처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고 설치 자체에 반대해 온 인사가 후보자에 지원하고 이런 인사에게 공수처장을 맡긴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편향적 헌법인식에 정치적 편향성 문제도 심각하다. 심지어 검찰 편향적 인식을 공공연히 내비치고 있다.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는 김 부위원장을 공수처장 후보로 추천해서는 안 된다.

공수처는 ‘제식구 감싸기’와 정치적 사건에 대한 ‘편향적 수사’ 등 검찰의 비위와 기득권을 외부에서 견제해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 속에 출범했다. 응당 공수처장이라면 이런 공수처의 출범 취지에 동의하면서 권력기관의 부패와 권한 오남용, 특히 과도한 검찰 권력에 대한 경각심을 갖춰야 마땅하다. 과거 판사 시절부터 김 부위원장은 본인의 페이스북에 “별도의 국가기관을 만들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공직사회가 망가져 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고 언급하거나, 고위공직자 부패를 처단한다는 명분에 “대중은 환호할 수 있으나, 다분히 선동적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며 공수처 신설에 반대했었다.

김 부위원장은 형사사법체계에 대해 검찰 편향적 인식을 내비치며 검찰·사법개혁의 필요성을 부정해 왔다. 김 부위원장은 자신이 쓴 칼럼에서 헌법이 수사 주체를 검사로 명시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헌법 어디에도 검사를 수사주체로 명시한 조문은 존재하지 않는다. 실제로 헌법재판소도 개정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에 대한 권한쟁의심판에서 검찰의 수사권·소추권은 ‘법률상 권한’일 뿐 ‘검사의 헌법상 권한’이 아니라고 판시했다(2022헌라4). 뿐만 아니라 김 부위원장은 검찰에 과도하게 집중된 권한이나 그 폐해로 드러난 사건들에 대해 비판한 적도 없고, 검찰총장 출신 윤석열 대통령하에서 정부와 법무부가 법률조차 무시하며 시행령과 수사준칙, 비공개 예규 등으로 검찰수사권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한 줄 비판한 적 없다. 이런 김 부위원장이 공수처장이 되면 검찰의 부패와 비위에 대해서 엄정하게 수사가 이뤄질 리 만무하다. 또한 자신이 낸 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좌익단체들이 총동원돼 대중을 선동하고 모아낸 사변”이라고 서술하거나 “(헌법재판소 탄핵 결정이) 재판관 전체 만장일치로 판결난 것도 진실과 공정성에 의심을 유발한다”라고 언급하는 등, 정치적 편향성을 드러내고 있으며, 나아가 헌법재판소의 결정까지 평가절하함으로써 민주주의와 헌법 정신에 대한 이해조차 부족해 보인다.

특히 공수처는 현재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의 고발로 감사원의 ‘표적감사’ 의혹에 대해 수사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권익위 부위원장 출신이 공수처장으로 부임한다면 당장 진행 중인 수사에 압박이 가해질 우려가 있다. 더구나 김 부위원장은 “현 정부의 정무직이 문재인 정부의 철학과 가치관을 추종한다면 그것은 국민이 선거를 통해 보인 선택을 배신하는 것”이라며 전현희 전 권익위 위원장 등 전 정부에서 임명되어 임기를 수행 중인 권익위 간부들을 지칭하면서 사실상 사퇴를 촉구하는 글을 게시한 바 있다. 이런 김 부위원장이 공수처장에 임명된다면 마찬가지로 지난 정부 시기에 공수처에 임명된 검사나 수사관들을 임기와 무관하게 사퇴 압박하고 현재 진행 중인 수사마저 압력을 가해 중단시키지 않을지 우려를 금할 수 없다.

공수처는 검찰의 제식구 감싸기와 고위공직자 부패를 근절하라는 국민의 요구를 받아 출범한 수사기소기관이다. 참여연대가 초대 공수처장 후보 추천 당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시민들은 공수처장에게 필요한 자질로 공정성과 엄정한 수사(수사능력), 독립성을 꼽았다. 당연히 공수처장으로는 검찰의 과오를 외면한 채 견제 필요성을 폄훼하는 등 비판의식이 부재한 인사가 임명되어서는 안 되고, 집권세력에 편향된 인식을 가진 인사가 임명되어서도 안 된다. 특히 공수처의 인력과 권한을 지나치게 제한하여 제 역할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해 둔 공수처법의 개정과 조직개편을 위해 힘쓸 인사가 절실한 상황인데, 그런 자리에 공수처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인사가 후보로 거론되는 것 자체가 한 편의 코미디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이런 인사를 후보로 추천하려는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의 논의는 황당할 따름이다. 후보추천위원회는 공수처를 고사시킬 후보는 배제하고, 정치적 중립성을 바탕으로 시민이 원하는 공수처장 후보를 추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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