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감시센터 검찰개혁 2023-12-19   973

[논평]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소송 2심, 법무부 ‘패소할 결심’ 결과인가

본질인 징계사유 판단 없이 총장 징계권 형해화한 황당한 판결

‘직무유기’ 비판 받지 않으려면 법무부는 즉각 상고해야

오늘(12/19) 서울고등법원1-1부(부장판사 심준보 김종호 이승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징계처분 취소소송 항소심(2021누65721)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이는 윤 총장의 징계처분이 합당하고, 정직 2개월이 양정기준에 못 미친다고 판결한 2021년 10월 1심(2020구합88541)과 정반대의 결론이다. 항소심 재판부가 윤 총장에 대한 징계절차를 위법하다고 판단하면서 정작 핵심인 판사사찰 등 징계사유에 대해 판단하지 않은 것은 사안의 본질을 외면한 것이다. 특히 징계 절차가 위법하다는 재판부의 논리는 합당한 근거도 없이 검사징계법의 취지조차 무력화하고 있어, 법무부 측 소송 수행인이 제대로 역할을 수행한 것인지조차 의문일 정도다. 징계 사유에 대한 판단도 없이 법무부장관의 권한을 축소해석하고 있는 이번 판결을 법무부가 그대로 수용한다면 직무유기이자 대통령 감싸기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검찰에 대한 문민통제 원칙을 확고히 하고 현직 대통령의 과거 징계처분에 대한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하기 위해서라도 법무부는 즉각 상고해야 할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고 승소 근거로 ‘사건심의’에 있어 징계청구자, 즉 법무부장관을 사건심의 직접 참가는 물론, 실질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직무에서 배제해야 한다며 징계절차에 위법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원심(2020구합88541) 재판부는 ‘사건심의’란 징계위원 과반수가 출석하여 개시한 심의를 의미하고, 기일 지정, 회의 소집 등은 징계를 청구한 사람, 즉 법무부장관이 관여하지 못하는 ‘사건심의’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아 적법한 절차라고 보았다. 이는 윤 총장이 징계처분에 불복하여 제기한 징계처분 집행정지 소송(2020아13601) 재판부의 판단과 동일하다. 같은 사안에 대해 각기 다른 두 개의 재판부가 동일하게 적법 절차로 판단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만 유독 다르게 판단한 것이다.

그런데 항소심의 법리를 따른다면 법무부장관은 소속 외청장인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자체를 실효적으로 집행할 수 없다는 황당한 결론이 따른다. 검사징계법은 명백히 검사 일반에 대한 징계 권한이 법무부장관에게 있음을 명시하고 있고, 검찰총장이 그 대상자라고 하더라도 그에 대한 예외를 명시하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법원은 징계청구자가 사건 심의에 관여하지 못한다는 조항을 확대해석하여, 검찰총장이 대상자인 경우 청구자인 장관이 직접 심의에 관여하지 못하는 것을 넘어 징계위원 위촉이나 위원장 직무대리 지명과 같은 권한까지 적법하게 행사 불가하다고 판시했다. 검찰총장을 징계청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이가 법무부장관 뿐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는 사실상 검찰총장을 징계 불가능한 것으로 성역화하는 것이며, 민주적 통제의 예외로 만들어버리는 결과를 가져온다. 또한 기피신청을 받은 징계위원들이 모두 참여하여 징계의결을 한 것이 위법이라고 하나, 기피신청을 받은 것만으로 기피여부 의결권 불행사를 넘어 출석위원 정족수에까지 산입할 수 없다는 것 또한 법문에 근거가 없다. 이 논리대로라면 앞으로 모든 징계위원들을 대상자가 기피신청해버리기만 하면 그 기피 여부에 대한 의결까지 출석수 부족으로 무력화시켜 모든 징계절차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 즉 징계 피청구자의 권한은 과도하게 용인하고, 일반적 지휘권자인 장관의 권한은 축소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다 할 법적 근거도 없이 ‘확장해석의 확장해석’에 근거한 이번 판결은 법무부의 ‘패소할 결심’에 따른 결말은 아닌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법무부 측 소송 수행인들은 검사에 대한 문민통제를 위해 필수적인 검사징계법의 취지를 무력화하는 윤석열 대통령 측 주장에 대해 재판부 앞에서 반박 한번 했는지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 애시당초 원고 윤석열 대통령이 피고인 법무부장관에 자타공인 최측근인 한동훈 검사를 임명하면서부터 이해충돌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또한 법무부는 1심 승소 후 승소에 기여한 변호인을 모두 교체하면서 법무부가 ‘패소할 결심’을 한 것은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었다. 더군다나 항소심 재판 과정에 합류한 정부법무공단 소속 피고의 변호인(김재한, 배태근, 기영조)은 법무부장관의 징계처분 정당성을 입증하기 위한 증인을 단 한 명도 신청하지 않았고, 준비서면조차 늑장 제출하는 등 피고의 적극적인 방어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이런 의혹은 더욱 짙어졌다. 결국 재판이 원고(윤석열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날 수는 없는 법이다.

사건의 본질인 징계사유에 대한 심의는 조금도 하지 않은 채, 일부 구체적인 단서조항을 과대하게 해석하여 사실상 검찰총장 징계절차 자체를 무력화시킨 항소심 판결은 어떠한 논거로도 납득하기 어렵다. 특히 1심이 징계사유의 타당성을 인정하여 정직 2개월 처분이 오히려 가볍다는 취지의 판결을 했음을 환기하면 징계처분의 적법성만 따지고 징계사유를 살피지 않은 것은 사건의 본질을 외면한 처사이며, 현직 대통령의 과거 징계처분 정당성에 대해 알권리가 있는 국민들을 조금도 납득시킬 수 없다. 법무부는 단순히 대통령 눈치보기를 넘어, 사실상 검찰에 대한 문민통제 원칙을 무력화하고 총장 징계절차를 형해화시키고 있는 이번 판결을 그대로 수용할 것인지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이대로 상고를 포기한다면 그 자체로 법무부장관으로써 직무유기라고 비판받아도 할 말 없다. 즉각 상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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