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감시센터 법원 2024-01-26   459

[논평] 사법농단 면죄부 준 법원, 사법 역사의 수치다

법관 사찰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 1심 무죄 선고 도저히 납득 불가
무슨 범죄를 저질러도 법관은 무죄인 ‘법관무죄’ 시대

오늘(1/26) 서울중앙지법(형사35-1부 재판장 이종민·임정택·민소영 부장판사)이 사법농단 사태의 주역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 고영한 전 대법관에 대해 전부 무죄를 선고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휘한 대법원은 정치적 목적으로 박근혜 청와대와 거래하거나 개별 법관들을 사찰하고, 판결의 배당이나 판결문 수정에 관여하고, 판결을 특정 방향으로 유도했다. 헌법이 보장한 개별 법관과 재판의 독립을 침해한 위헌적이고 조직적인 범죄의 최종 책임자였다. 법원의 황당하고도 장황한 무죄 선고로 이와 같은 위헌적인 범죄가 ‘관행’이었다는 피의자들의 궤변은 ‘합법’으로 둔갑했다. 4시간 넘게 이어진 무죄선고의 시간 동안 다가온 한겨울의 밤은 사법정의가 사라진 현실을 보여주는 듯하다. 이것이 과연 법과 양심에 기초한 판결인가. 무슨 범죄를 저질러도 법관은 무죄인 ‘법관무죄’ 시대가 아닌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47개 혐의에 대한 1심 무죄 선고는 법원의 ‘제 식구 감싸기’ 판결의 최정점으로 사법 역사에 수치로 기록될 것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무수히 많은 혐의에 대해 1심 법원은 ‘범죄 혐의의 증명이 없다’는 이유로 전체 무죄를 선고했다.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다. 사법농단에 관여해 기소된 14명의 법관 중 6명은 무죄가 확정되었고,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된 이민걸, 이규진은 2심에서 감형받았다. 당시 2심 법원은 이민걸, 이규진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 ‘남용될 권한이 없으면 남용도 없다’는 형식논리로 무죄를 선고했다. 법관의 인사권을 독점했던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개별 법관들을 사찰하고 인사 불이익을 주었는데도 무죄를 선고했다는 것은 법원의 오류를 애써 모른척한 ‘제 식구 감싸기’ 판결로 볼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사법농단 관련 혐의자들의 거의 모든 재판 과정에서 반복된 법관들의 ‘제 식구 감싸기’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사법농단 관여법관들의 재판에서는 예외없이 피고인들의 방어권이 제한 없이 보장되었고, 대법관 출신 전관변호사들은 노골적인 시간끌기 전략으로 일관했으며, 재판부는 이렇다 할 제제 없이 무력하게 변호인들의 전략에 끌려갔다. 1심 공판만 거의 5년이 걸린 이번 재판은 ‘제 식구 감싸기’의 결정판이었다. 헌법재판소조차 임성근 전 판사의 탄핵심판을 임기가 만료되었다는 이유로 각하 결정했다. 법관 출신이 아닌 일반 시민들의 재판에서도 판사와 검사가 이렇게 ‘친절하고 인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으리라 그 누가 기대할 것인가. ‘법관무죄’ 판결에 대해 정녕 법관들은 시민들 앞에 부끄러움이 없는가. 사법권의 독립을 법원 내부에서부터 침탈해 버린 그 사법농단의 작태를 이렇게 방치하고도 국민들 앞에서 법과 정의를 말할 수 있을 것인가?

대법원장과 그 지시를 받은 법원행정처 판사들이 헌법과 법률을 위반해도 모두 무죄를 받은 상황에서 수사와 기소를 담당한 검찰의 책임 또한 작지 않다. 유죄 혐의의 입증 책임이 있는 검찰은 전부 무죄 선고라는 참담한 결과에 대해 책임지고 항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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