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질의] 참여연대, 신숙희·엄상필 후보자 정책질의서 발송

‘사법개혁 역행’ 조희대 대법원 정책 · 소수자 인권 관련 공개질의

오늘(2/22)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오는 27일과 28일 예정된 신숙희, 엄상필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국회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특위(위원장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위원들에게 정책질의서를 전달해 질의와 검증을 요청하고, 각 대법관 후보자에게도 송부했습니다.

행정부를 견제하며 국민의 기본권과 인권 보장의 최후 보루 역할을 하는 대법관의 역할은 윤석열 정부 들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 특정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 보류를 검토하고, 실제 해당 법관들이 후보 제청에서 배제되며 위헌적 대법관 제청권 침해 및 삼권분립 훼손에 대한 비판이 일은 바 있습니다. 또한 윤석열정부는 ‘약속 사면’ 논란 등 사면권을 남용하고, 법원의 판례를 무시하고 우회적으로 대통령실 앞 집회를 막는 집시법 시행령 개정을 단행하는 등 법치주의 훼손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때문에 신숙희·엄상필 후보자가 행정부 견제와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해야 할 대법관으로서 자질이 충분한지 더 면밀히 검증되어야 합니다.

또한 조희대 대법원장은 취임 이후 법원행정처 상근법관 수를 증원하고, 법조일원화의 차등 적용을 제안하는 등 그 동안 추진되어온 사법개혁을 되돌리려하고 있습니다. 사법농단 사태 이후 법원행정처의 탈판사화, 다양한 경력의 판사 임용을 위한 법조일원화 등이 사법개혁 정책으로서 완전하지는 않지만 도입된 바 있습니다. 사법농단 당시 위헌적 재판 개입과 판사 사찰로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했고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크게 떨어졌습니다. 이에 사법농단 재발 방지와 사법부 신뢰 회복을 위해, 사법개혁 현안에 대한 후보자들의 입장도 확인되어야 합니다.

참여연대는 ▲신숙희 후보자 배우자(백강진 부장판사)의 국제인권법연구회 관련 검토 문건 작성 의혹에 대한 입장, ▲사법농단 사태 미해결 과제, ▲법조일원화와 법관 임용제도 개선, ▲제왕적 대법원장 체제 개선 및 법원행정처 탈판사화, ▲판결문 공개 확대, ▲압수·수색 영장 대면심리수단 도입, ▲하급심 강화와 상고심 제도 개선, ▲대법관 다양화 및 후보추천위 개선, ▲전관비리 근절, ▲대통령의 대법관 제청권 침해 관련 입장, ▲사면법 개정, ▲집회 및 시위의 자유 보장, ▲국가보안법·사형제 폐지, ▲공익소송 패소자소송비용부담주의, ▲포괄적 차별금지법/평등법 도입, ▲판결 성인지 감수성 강화, ▲국민참여재판 강화 등 총 3개 분야 21개 항목에 대한 후보자들의 입장을 질의했습니다.

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신숙희 · 엄상필 대법관 후보자 정책질의서

I. 신숙희 후보자 개별 질의

1. 배우자 백강진 부장판사의 국제인권법연구회 관련 검토 문건 작성 의혹

사법농단 당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박상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 심의관에게 국제인권법연구회 및 인사모(인권과 사법제도 소모임) 탄압을 위한 방안을 검토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이 있습니다. 2019년 경향신문은 이때 임 전 차장이 박 전 심의관에게 참고하라며 백강진 판사가 작성한 검토 문건을 건네줬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의 재판에서도 이 전 실장 측 변호인이 해당 문건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후보자의 배우자인 백강진 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가 국제인권법연구회 및 인사모 관련 검토 문건을 작성했다는 의혹이 있습니다. 

  • 후보자는 배우자인 백강진 부장판사의 국제인권법연구회 및 인사모 관련 검토 문건 작성 의혹에 대해 알고 있습니까?
  • 사법농단 사태 당시 대법원과 법원행정처가 국제인권법연구회와 인사모 탄압을 시도했다는 의혹에 대한 후보자의 입장을 밝혀주십시오.

II. 사법 개혁 현안

2. 사법농단 사태 미해결 과제

지난 2017년 3월 양승태 대법원 사법농단(이하 ‘사법농단’) 사태가 처음 드러난 후 약 7년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대법원의 세 차례 자체 진상조사와 검찰의 강제수사가 이뤄졌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지속적으로 사법농단 관여 혐의로 기소된 법관에 대해 연이어 무죄를 선고하였으며, 유죄가 선고된 극히 일부에 대해서도 항소심에서 일부 무죄를 선고한 바 있습니다. 특히 사법농단 사태의 정점으로 지목되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게도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가 선고되면서,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크게 일었습니다. 국회가 사법농단에 관여한 법관 임성근에 대해 탄핵을 소추했지만 헌법재판소에서 각하되었습니다. 법원행정처를 중심으로 법원이 조직적으로 광범위하게 법관 독립을 침해했다는 것이 드러난 것에 비해 책임자 처벌과 재발 방지를 위한 개혁 추진 등 법원의 대응은 미미한 수준입니다.

법원은 2018년 검찰 수사 초기 당시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을 90퍼센트 가까이 기각하여 수사 자체를 방해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자초한 바 있습니다. 법원은 또한 자체조사단이 발표한 보고서를 판사들에게는 공개하면서 이를 정보공개청구한 국민에게는 비공개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사법농단 관여 법관에 대한 법원의 조치라고는 2018년 9명, 2022년 2명에 대해 정직, 감봉, 견책이라는 징계처분을 내린 것이 전부입니다(법원이 비공개한 7명의 징계청구 법관 제외). 검찰이 연루법관 66명의 비위사실을 통보하고, 대법원이 23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한 것을 고려하면 극히 일부만이 징계를 받은 것입니다. 그마저도 가장 높은 수준의 징계는 정직 6개월로, 위헌적 재판 개입이라는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합니다. 

  • 사법농단 관여 법관들에 대한 판결과 징계가 ‘제 식구 감싸기’, ‘솜방망이’ 식이라는 평가에 대한 후보자의 생각을 밝혀주십시오.
  • 사법농단 사태 해결에 대한 김명수 대법원의 대응에 대해 어떻게 평가합니까? 적절한 점과 부족하거나 부적절한 점이 무엇이었는지 후보자의 생각을 밝혀주십시오.
  • 사법농단 사태 해결 및 재발 방지를 위해 조희대 대법원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3. 법조일원화와 법관 임용제도 개선

지난 2021년 법원이 ‘판사수급’ 문제를 호소하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법관 임용 시 요구 자격을 법조 경력 10년에서 5년으로 축소시키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으나, 이 같은 법조경력 단축이 법조일원화제도를 무력화시키고 사법개혁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시민사회와 학계의 비판이 이어지면서 2021년 8월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국회는 같은 해 12월 법조일원화 완성을 3년 더 유예하는 개정안을 통과시키며 법원의 민원 입법로비가 성공한 바 있습니다. 

당시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신규 법관 중 고연차 경력 법조인들의 비중이 적어 2022년부터 법관 충원의 어려움이 예상되므로 법 개정이 불가피했다고 항변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법조일원화 제도 도입 이후에도 저연차 경력 법조인들 위주로 신규 법관을 임용해 왔습니다. 특히 신규 법관의 상당수가 재판연구원(로클럭) 출신 및 거대 로펌 출신들로 임명되고 있습니다. 이는 법원 밖에서 다양한 사회적 경험을 쌓은 법조인들을 법관으로 임명한다는 제도의 취지를 무력화시켜온 것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2025년부터는 판사 임용을 위해 요구되는 법조경력이 7년으로 변경됩니다. 이를 앞두고 법원에서는 또다시 법조일원화를 유예시키려는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지난 2월 16일, 기자간담회에서 법관의 담당 업무에 따라 요구되는 법조경력을 차등화하는 등 법조경력 조건 완화를 총선 이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제시한 벨기에의 사례처럼 배석판사는 3년, 단독법관은 7년, 합의부 재판장은 10년으로 법조경력을 적용한다면, 배석판사의 경우 대부분의 경력을 법원 내에서 쌓고 단독법관이나 합의부 재판장이 되는 셈입니다. 다양한 경력을 가진 법관을 선발한다는 법조일원화 취지에 역행하는, 사실상 과거로의 회귀입니다.

법관 충원 문제는 단순히 경력 요구 기간만의 문제라고 볼 수 없습니다. 과도한 업무량 대비 낮은 수준의 처우, 잦은 인사이동에 따른 주거/근무지 이전, 관료적인 조직문화, 법원 내부로부터의 법관 독립성 침해 등 다양한 환경적 요건이 복합적으로 존재합니다. 

  • 후보자는 사회에서 다양한 경험을 습득하고 검증된 법조인들을 법관으로 임용해야 한다는 법조일원화 제도의 취지와 필요성에 공감하십니까? 
  • 법조일원화 제도 시행 이래 법원은 신규 임용 법관의 대부분을 재판연구원 출신 및 김앤장 등 소위 거대로펌 출신 위주로 임용해왔습니다. 이에 대해 후보자의 의견을 밝혀주십시오. 
  • 10년 이상 경력을 지닌 법조인들의 법관 임용을 확대하기 위해 법원이 개선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밝혀주십시오.
  • 법조일원화 취지에서 신규 법관을 임용할 시 평가 기준이 되어야 할 요소에 대한 견해를 밝혀 주십시오. 

4. ‘제왕적’ 대법원장 체제

양승태 대법원 사법농단 사태의 구조적 배경에는 이른바 ‘제왕적’ 대법원장 체제가 있다고 지적됩니다. 대법원장 1인에게 법관 인사권과 사법행정권이 집중된 반면, 그 권한의 남용을 감시 및 견제할 창구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김명수 대법원장은 ‘사법행정자문회의’를 구성하여 운영했지만, 심의·의결권이 없는 자문기구인 만큼 실효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과 제왕적 대법원장의 권한은 여전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조희대 대법원장 취임 이후에는 회의가 열리지 않으면서 사실상 폐지 수순에 들어섰고, 대법원장의 권한을 나누고 견제할 수 있는 대안은 제시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민사회에서는 대법원장의 권한을 분산하고 전문성과 공정성을 담보한 외부인사가 과반수 이상으로 참여하는 합의제 사법행정기구를 만들고, 사법행정 전반에 대해 총괄적인 심의 · 의결권을 부여해 사법행정을 보다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진행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20대, 21대 국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이 발의된 바 있습니다. 

  • 2019년 9월 대법원장의 권한 분산 및 견제, 외부의 감시라는 차원에서 사법행정자문회의가 출범했습니다. 지난 5년여 동안 사법행정자문회의가 대법원장의 권한 남용을 견제하고 감시를 확대하는데 어느 정도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까? 
  • 합의제 사법행정기구 설치와 그 구성의 과반 이상을 법원 외부 인사로 임명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 ‘제왕적’ 대법원장의 권한을 분산시키고 법원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그 밖의 개혁방안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5. 법원행정처의 탈판사화

재판에 전념해야 할 법관이 법원행정처 소속으로 임명되어 행정과 인사업무를 담당하면서 관료화된 것이 사법농단이 가능했던 주요 이유 중의 하나로 지적되었습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취임 당시 법원행정처 탈판사화를 약속했고, 실제로 상근법관의 수가 2019년 10명 감축, 2020년 6명 추가 감축, 2021년 5명 추가 감축하는 등 점차 감축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2022년 1명 증원, 2023년 1명 증원으로 상근법관의 수는 증가하기 시작했고, 조희대 대법원장의 첫 인사에서 7명이 증원되며 법원행정처 ‘재판사화’ 기조가 노골화되었습니다.

법원행정처 소속 법관들은 2021년 법원조직법 개정 당시 국회를 수시로 방문하여 법조일원화 후퇴 개악안을 발의해달라고 국회의원들에게 요청하는 등 법관의 본업인 재판과는 거리가 먼 정치적 행위를 하고 있습니다. 

  • 후보자는 법원행정처 탈판사화의 성과와 한계는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 조희대 대법원장의 법원행정처 상근법관 증원과 관련한 후보자의 생각을 밝혀주십시오.

6. 판결문 공개 확대

현재 법원은 판결서 인터넷 열람 제도 및 판결서사본 제공신청 제도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법원 홈페이지 등을 통해 2013년 이후 확정된 형사 사건, 2015년 이후 확정 또는 2023년 이후 선고된 민사 사건 등의 비실명화 판결문이 공개·제공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확정판결이 나지 않은 형사 재판 하급심 판결문은 일반에 공개하지 않고 있고 전자문서임에도 판결문 1건당 일률적으로 1,000원의 수수료를 요구하여 판결문에 대한 국민 접근성이 매우 부족한 실정입니다. 헌법은 ‘재판의 심리와 판결은 공개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법원의 판결문은 사회의 각종 현안과 쟁점에 대한 법적 해석을 담고 있어 그 자체로 공공을 위한 자산이므로, 마땅히 국민 모두에게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하며 보다 편리하게 제공되어야 합니다. 

이에 현재 국회에는 판결문 공개제도의 확대를 위하여 미확정 하급심 형사 재판 판결문까지도 공개대상에 포함하고, 형사 및 민사소송 판결문 청구의 수수료를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민사소송법 개정안이 발의되어 있습니다.

  • 국민의 알 권리를 확대하기 위하여 판결문 공개 및 열람제도가 어떻게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 판결문 공개 수수료 폐지 및 미확정 하급심 형사 판결문의 공개와 관련 후보자의 견해를 밝혀주십시오.

7. 압수·수색 영장 대면심리수단 도입

작년 2월, 법원은 「형사소송규칙 일부개정규칙안」(이하 개정안)을 입법예고 하였습니다. 개정안에는 ▲ 압수·수색 영장 발부 관련 임의적 법관 대면심리수단 도입, ▲ 피의자 등의 압수·수색 집행 참여 시 의견진술권 등 참여권 강화, ▲ 압수·수색 대상으로 정보의 명문화, ▲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청구서 기재사항에 집행계획 추가 등이 포함되었습니다. 법원은 전자정보 특성상 압수·수색 시 사생활의 자유 등에 대한 침해 우려가 높아 특별히 규율할 필요가 있고, 당사자의 절차 참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고자 한다며 개정 이유를 밝혔습니다.

검찰, 경찰, 공수처 등의 수사기관은 수사 밀행성 침해 우려를 제기하며 반대 의견을 피력한 바 있으나, 개정안이 강제수사에 대한 사법적 통제와 절차적 참여권을 강화하여 피압수자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다는 찬성 의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전자정보 압수·수색에 따른 무분별한 정보수집을 제한해 인권 침해 가능성을 방지할 수 있다는 점 또한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찬반 논란이 가중되자, 개정안 확정을 유예하고 의견 수렴 및 검토를 거쳐 최종안을 마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후보자 시절 인사청문회에서부터 법률을 통한 압수·수색 영장 대면심리수단 도입의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 압수·수색 영장 대면심리수단 도입에 대한 후보자의 견해를 밝혀주십시오.
  • 전자정보 압수·수색에서 발생할 수 있는 피압수자에 대한 인권 침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어떤 것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8. 하급심 강화

하급심 법관들의 재판업무 과중 또한 만성적인 문제로 지적되어 왔습니다. 2013년 1월 서울중앙지법 이 모 부장판사, 2015년 8월 서울남부지법 이 모 판사, 2018년 11월 서울고법 이 모 판사, 2020년 11월 서울서부지법 모 부장판사, 2024년 1월 서울고등법원 강 모 판사 등 법관이 과로사하는 비극 또한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사법연감 등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이후 계속해서 형사재판 항소율이 전국 평균 40% 이상을 기록한 만큼, 상고심 사건 적체 문제의 근본적 원인은 1·2심 판결에 승복하지 못하고 상고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입니다. 결국 하급심을 충실화해 상고율 자체를 낮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급심 강화의 걸림돌 중 하나는 사건 수 대비 지나치게 적은 우리나라 법관 수 때문입니다. 대법원이 2021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법관 1인당 사건 수는 독일 89.63건, 프랑스 196.52건, 일본 151.79건 정도인 데 반해, 한국의 경우 법관 1인당 464.07건에 달합니다(각 2019년 기준). 이 때문에 법관을 증원하여 개별 재판에 대한 심리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이에 정부는 법원행정처와 협의해 법관 증원을 위한 「각급 법원 판사 정원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안의 법관 증원 규모는 향후 5년간 370명에 불과해, 재판 적체 현상 해소와 하급심 강화에 유의미하게 기여할 수 있을지 우려됩니다. 

  • 하급심 강화를 위해 어떤 부분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 현재 사건 수를 감안할 때 적정한 법관 수와 관련해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습니까?

9. 상고심 제도 개선 방안

2023 사법연감에 따르면 대법원에는 2022년 기준 5만 2천 480여 건에 달하는 상고심 사건이 접수되고 있습니다. 산술적으로 대법관 1인당 처리해야 하는 연간 평균 사건 수는 4천여 건에 달해 과중한 업무부담이 매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과도한 업무량은 사건 각각에 대한 부실한 심리로 이어질 우려가 있습니다. 상고심 제도 개선을 위한 방안으로 대법관 증원, 상고 심사제(허가제), 고등법원 상고부 설치, 대법원 판사 설치 등의 대안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김명수 대법원장 재임 시기 법원은 사법행정자문회의 산하에 설치한 상고심제도개선특별위원회를 통해 상고심사제, 고법 상고부 등 도입 방안, 대법관 증원을 포함한 대법원 이원적 구성 방안 등을 논의해 왔습니다. 

  • 국민의 재판 받을 권리 보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상고심 제도를 개선하기 위하여 어떠한 방안이 적절하다고 보시는지 후보자의 견해를 밝혀주십시오.
  • 후보자는 상고심제도 개선 과정에 있어 법원이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10.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

대법관의 구성이 대부분 서울 지역, 50대 남성 출신이라는 ‘서·오·남’, 또는 50대 고위법관 남성 중심이라는 ‘오·판·남’이라는 비판이 큽니다. 대법관의 구성에서 사회적 주류라고 할 수 있는 계층이 과잉대표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2023년 11월, 참여연대의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주)데이터리서치가 진행한 국민여론조사에 따르면(2023.11.26.~27., 전국 18세 이상 남녀 1천명 대상 ARS 국민여론조사), 68.1%의 시민이 당시 시점에서 대법관이 다양하게 구성되지 않았다고 응답했습니다. 시민들은 특정학교 출신이 편중되어선 안 되고(54%), 현재보다 여성 대법관 비율을 확대해야 하며(42.5%), 비법관 경력 법조인의 대법관을 임명(58.2%)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권익 보호라는 법원의 역할이 제대로 이행하기 위해서 특정 계층이 과잉 대표된 대법관의 구성이 개선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2023년 7월에는 여성인 박정화 대법관이 퇴임함에도 후임 대법관(권영준·서경환)은 모두 남성으로 임명되어 여성 대법관의 비율이 축소된 바 있습니다.

  • (신숙희 후보자) 후보자는 2015년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된 바 있습니다. 당시 강형주·성낙송·이기택 판사가 추천되면서, 모든 후보자가 50대 고위법관 출신 남성으로 추천된 것에 대한 비판이 일었습니다. 당시 논의 과정에서 다양한 후보 추천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밝혀주십시오.
  • 대법관 구성에서 과도한 법관 출신을 줄이고 사회적 다양성을 보다 더 담보할 수 있도록 구성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십니까?
  • 대법관으로서 사회적 비주류와 소수자들의 권익을 대변하기 위해 후보자는 어떠한 각오를 하고 있는지 밝혀주십시오. 

11.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개선

현재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선임 대법관과 법원행정처장, 법무부장관, 대한변협회장, 한국법학교수회장,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을 당연직 위원으로 구성하는 등 법조 직역 출신이 과반을 넘습니다. 국민의 법 감정을 반영하고 사회적 다양성을 반영한 후보자가 추천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있는 것입니다. 사회적 다양성을 보다 담보할 수 있는 대법관 구성을 위해서는 결국 대법관 후보자를 결정하는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제도 개선이 선행될 필요가 있습니다. 이에 추천위에 참여하는 외부 인사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 위원 수도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추천위 자체도 단 한 차례 회의를 통해 후보를 추천하고, 수십 명에 달하는 후보들을 어떻게 검토하고 후보를 선정했는지도 비공개되고 있어 국민의 알권리 또한 충족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에서 법조직역 당연직을 축소하고, 외부 시민사회 위원의 비중을 늘리며, 후보자 추천 과정을 공개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안이 제안되고 있는데, 이에 대하여 후보자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12. 전관비리(전관예우) 근절

현재 법조계에서는 오랫동안 고위직 판사나 검사로 재직했던 법조인들이 변호사로 개업한 후에 과거의 인맥이나 지위를 이용하여 불법적이고 음성적인 변론을 하거나, 판사 및 검사에게 인맥을 이용한 로비를 하여 구속을 면하게 하고 형량을 낮추는 등의 이른바 ‘전관비리’(세칭 ‘전관예우’)가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되어 왔습니다. 그중에서도 대법관 출신의 변호사 개업은 특히 논란이 되어 왔습니다. 2021년 이른바 ‘대장동 개발 특혜 비리 사건’은 사실상 전관비리 사건으로 여겨졌을 만큼 사건 관련자들 대다수가 전직 법관 또는 검사 출신으로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막대한 이익을 챙긴 것으로 밝혀져 비판을 받은 바 있습니다. 

현행 변호사법은 퇴직 판사나 검사가 퇴직 1년 전부터 근무한 법원이나 검찰청의 사건을 1년간 수임할 수 없다고 제한하고 있습니다(변호사법 제31조 3항). 그러나 이는 기간 자체도 너무 짧을뿐더러 ‘전관비리’ 문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인맥’ 대신 사건에만 규제의 초점을 맞추고 있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수임제한 기간을 늘리거나, 일정 기간 퇴직 고위 판검사의 개업 자체를 법으로 제한하거나, 평생법관제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 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 고위직 판사 · 검사 출신의 변호사 개업이 전관비리로 연결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으로 어떤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까?
  • 퇴임한 대법관들이 변호사로 개업하여 과거 함께 근무했을 수 있는 대법관들의 상고심 사건을 수임하는 행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 전관비리 방지를 위해 조속히 도입되어야 하는 방안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 대법관이 된다면 대법관직 퇴임 후 변호사로 개업하지 않을 의향이 있습니까?

13. 대통령의 대법관 제청권 침해 관련 입장

2023년 6월, 대통령실이 피천거된 대법관 후보 8명 중 특정 인사가 대법관으로 제청될 경우 임명을 보류할지 검토했다고 보도되며 논란이 일었습니다. 해당 대법관 후보는 박순영, 정계선 판사로, 대통령실은 이들이 특정 이념 성향의 인물이라는 이유를 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법원장이 최종 후보를 제청하기도 전에 대통령이 특정 인사 배제를 시사한 것입니다. 이에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권을 침해하는 위헌적 행위이자, 사법부 독립성을 침해하는 삼권분립 훼손 시도라는 비판이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를 반영해 대법관 후보를 추천하기 위해 설치된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를 무력화하는 시도라는 비판도 제기됩니다. 한 현직 판사는 법원 내부망에 이 문제를 비판하며 “대법관 임명제청을 앞두고 대통령 측의 임명거부 예고가 상시로 이루어지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걱정되고 참담하다”는 우려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김명수 대법원장은 대통령실이 사실상 배제 의사를 내비친 두 대법관 후보자를 제외한 권영준, 서경환 후보자를 임명제청하였습니다. 

  • 당시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받았던 후보자로서, 대통령실의 특정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 배제를 시사한 상황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합니까?

14. 사면법 개정

사면권은 대통령의 헌법상 고유 권한이나, 제왕적 권력 행사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무분별한 사면권 행사는 사법권을 무너뜨려 법치주의 정신을 훼손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어 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장 재임 시기 본인이 수사를 지휘하여 기소했던 이명박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원세훈 등 전직 국정원장들 등을 대거 사면한 바 있습니다. 유죄 확정 직후 사면이 결정된 배득식 전 기무사령관(2주 후), 최윤수 전 국정원 2차장(11일 후) 등의 사례가 있었고, 김태우 전 서울 강서구청장도 보궐선거를 앞두고 유죄 확정 석 달 만에 사면되었습니다. 최근에는 각각 ‘댓글공작’ 지시,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하여 징역이 확정된 김관진 전 국방부장관,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설 특별사면 대상으로 검토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졌고, 동시에 이들이 파기환송심 이후 재상고를 포기하면서 미리 사면이 약속된 것 아니냐는 ‘약속 사면’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김관진과 김기춘은 설 특별사면으로 형 집행이 면제되었습니다. 이들 또한 마찬가지로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 재임 당시 수사 지휘 및 기소하였던 인사들입니다.

이에 뇌물과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권력형 범죄와, 배임·횡령 등의 기업 범죄 등은 사면 대상에서 제외하고, 법원의 확정판결이 내려진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자에 대한 사면을 금지하는 등 사면법 개정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또한 특별사면 결정에 앞서 대통령이 대법원장 등 사법부의 의견과 국회의 의견을 듣도록 하고, 법무부장관에게 단독으로 부여된 사면심사위원회 위원 구성권을 국회와 대법원장으로 확대하는 등 사면 절차 투명성 강화 요구도 제기됩니다. 

  • 대통령의 무분별한 사면권 행사가 법치주의 정신을 훼손한다는 비판에 대한 후보자의 견해를 밝혀주십시오.
  • 사면심사위원회의 회의자료와 결과 등을 더 일찍 공개하여 사면 심사의 투명성을 강화하자는 주장에 대한 후보자의 견해를 밝혀주십시오. 
  • 특별사면의 범위와 대상을 한정하고, 사면심사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사면법 개정에 대한 후보자의 견해를 밝혀주십시오.

III. 국민의 기본권 및 인권 보호

15. 집회 및 시위의 자유 보장

윤석열정부가 들어선 이래로 집회 및 시위의 자유를 탄압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노골화되고 있습니다. 2023년 5월, 윤희근 경찰청장은 “불법집회 전력이 있는 단체의 유사 집회에 대해서는 금지 또는 제한하겠다”고 밝혔고, 윤석열정부와 여당도 단체의 집회 전력에 따라 집회·시위를 제안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헌법이 명시적으로 금지한 집회 허가제를 사실상 도입하는 것이라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또한 헌법재판소가 이미 2014년에 야간옥외집회를 금지하는 집시법 제10조를 헌법불합치 결정하여 해당 조항이 실효하였는데도, 정부와 여당은 야간옥외집회 금지를 위한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2023년 10월, 정부는 대통령실 앞 이태원로를 ‘주요도시 주요도로’의 범위에 포함하는 집시법 시행령 개정으로 대통령실 앞 집회시위를 금지·제한할 수 있도록 한 바 있습니다. 이는 용산 대통령 집무실이 집시법 제11조가 금지하고 있는 ‘대통령관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다수의 법원 판례를 우회한 시행령 개정입니다. 2023년 11월, 유엔 자유권위원회는 대한민국에 대한 제5차 자유권 심의 이후 대통령 집무실 인근 집회가 금지된 점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시민·사회·노동단체를 중심으로 집회 및 시위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 움직임에 대한 문제제기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헌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집회 및 시위의 허가제를 사실상 도입하려는 시도이며, 자유민주주의의 핵심적 기본권인 집회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침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 후보자는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야간옥외집회 금지 입법 및 주최 단체의 전력에 따른 집회 시위 제한 등 허가제 논란과 관련하여 어떤 입장을 갖고 있습니까?
  • 법원의 판례를 우회하여 대통령실 앞 집회시위를 금지·제한할 수 있도록 한 집시법 시행령 개정에 대한 후보자의 견해를 밝혀주십시오.

16. 국가보안법 폐지

국가보안법은 1948년 제정되어 국가 안보라는 명목 하에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억압하고 정권의 반대파를 탄압하기 위해 사용되어온 대표적인 구시대의 악법입니다. 특히 제7조는 단순히 반국가단체에 호의적인 발언을 하거나 반국가단체가 발간한 자료 또는 주장과 비슷한 의견을 담은 자료를 소지했다는 이유만으로도 국민을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는 표현의 자유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고, 지나치게 넓은 적용범위와 주관성으로 명확성의 원칙에도 어긋납니다.

이에 국제사회도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여 유엔 인권이사회는 1999년부터 점진적 개정을 권고한 바 있으며, 유엔 자유권위원회도 1992년부터 2023년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해당 조항의 개정·폐지를 권고한 바 있습니다. 국가보안법의 적용 대상 중 내란이나 외환, 반국가 테러단체 구성 등 공공 안전을 실질적으로 위협하는 범죄는 이미 형법이나 출입국관리법 등 다른 법률로 처벌이 가능하기 때문에 안보와 법익 차원에서도 존치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한 국민적 여론도 확인되었습니다. 2021년 10만 명 이상의 시민이 국가보안법 폐지 국민동의청원에 참여해, 현 국회에 국가보안법 제7조 폐지 내용을 담은 개정안이 발의되었습니다. 더불어 헌법재판소에서는 국가보안법 위헌법률제청사건에 대한 심리가 진행되었고(2017헌바42등), 이에 국가인권위원회는 2022년 9월, 국가보안법 조항들이 표현의 자유, 사상·양심의 자유 등을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는 의견을 헌법재판소에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국가보안법 제2조 제1항과 제7조 제3항에 대해 각하, 제7조 제1항과 제5항에 대해 합헌으로 결정했습니다. 이에 국제인권규범에 대한 고려 없이 이전의 선례를 그대로 따른 결정이라는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 후보자는 국가보안법의 폐지 혹은 개정에 대하여 어떤 입장을 갖고 있습니까?

17. 사형제 폐지

한국은 지난 1997년 이후로 사형을 집행하지 않고 있어 실질적 사형폐지국가(Abolitionist in Practice Country)로 분류되지만, 여전히 사형제가 제도로서 잔존하고 있어 폐지를 둘러싼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판결에는 오판 가능성이 존재하고, 과거 인혁당 사법살인 사건과 같이 법의 이름으로 무고한 국민의 생명을 빼앗은 선례도 있습니다. 사형제는 법원의 무오류성을 전제하고 주권자인 국민에게 위임받은 권력으로 주권자인 국민의 생명을 빼앗는 형벌이며, 다른 형벌과 달리 한번 집행되면 영원히 다시 되돌릴 수 없다는 점에서 비민주적이며 또한 반인권적인 형벌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사형제가 실질적인 범죄예방 효과를 내지 못하며, 종신제와 비교해도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여 국회에서도 15대 이후 매 회기마다 사형제 폐지 법안이 발의되어 왔지만 통과되지는 않고 있으며, 역대 정부 역시 사형제 폐지 논의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거나 오락가락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현재 사형제 규정 조항(형법 제41조와 제250조 등)에 대한 헌법소원이 심리 중에 있습니다. 하지만 2022년 7월, 법무부는 공개변론에서 사형제도 폐지에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특히 2023년에는 한동훈 전 법무부장관이 사형시설 정비를 지시하고, 사실상 사형제에 준하는 제도인 ‘가석방 없는 종신형(절대적 종신형)’을 포함한 형법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습니다. 이에 사형제 폐지 논의가 다시금 화두에 올랐습니다. 한편 2023년 1월, 한국 정부는 제4차 국가별 인권상황 정기검토(UPR)에서 30개국으로부터 사형제 폐지 권고를 받았고, 국가인권위원회도 정부가 유엔 인권이사회의 사형제 폐지 권고를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세계의 절반 이상의 국가(112개국, 2022년 말 기준)가 사형제를 폐지한 지금, 이제는 한국이 ‘실질적 사형폐지국’을 넘어 완전한 사형 폐지 국가로 나아가야 한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 사형제의 폐지에 대하여 어떤 입장을 갖고 있습니까?
  • 절대적 종신형 도입에 대한 후보자의 견해를 밝혀주십시오.

18. 공익소송 가로막는 패소자 소송비용부담주의

사회적 약자의 인권보호와 사회 제도 개선을 위해 많은 시민사회단체, 개인들이 공익소송을 제기하였으나 패소한 경우, 국가 또는 기업 등 승소한 상대측이 법원에 거액의 소송비용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비용확정청구를 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법원도 소송비용제도를 기계적으로 적용하면서 시민사회단체 등이 거액의 소송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하여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는 공익인권소송의 사회적 의미, 역할 등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패소자부담주의를 택하고 있는 현행 「민사소송법」 등 법령의 문제점뿐만 아니라 법원의 소극적 태도도 중요한 원인입니다. 

행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묻는 정보공개청구제도의 근거법인 「정보공개법」은 국민의 알권리 보호 차원에서 국민 누구나 정보공개청구를 하고 비공개처분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음에도, 해당 소송에 대하여 일률적으로 과도한 소가 5,000만원을 적용하고 패소 시 소송비용을 부담시켜 국민의 재판청구권을 크게 제약하고, 공익소송 제기를 위축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권력 감시 차원에서 국가, 지자체 등을 대상으로 한 소송의 경우도 국가 등이 소송을 제기한 국민에게 거액의 소송비용을 청구하여 사회적 논란이 된 사례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공익소송의 사회적 의미를 고려해 편면적 패소자 부담주의를 도입하고, 국가의 국민 상대 소송비용 확정청구를 금지 내지 제한하고, 정보공개소송 소가를 하향하여 합리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 공익소송 패소자 소송비용부담주의 개선 방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19. 포괄적 차별금지법/평등법 도입

현재 한국 사회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의 언어가 만연하고, 계층·계급 간 불평등 및 그에 따른 사회적 차별이 점차 심화하고 있습니다. 이에 모든 국민의 인권과 존엄을 평등하게 보장하기 위한 포괄적 차별금지법/평등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분출하고 있습니다. 

현재 제21대 국회에는 장혜영 의원이 대표발의한 차별금지법 안, 이상민 의원, 권인숙 의원, 박주민 의원 등이 대표발의한 평등법 안들이 계류되어 있고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국민동의청원에 10만 명 이상의 시민이 참여했지만 국회는 그 책임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2022년에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활동가들의 단식 투쟁이 46일 동안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2022년 5월, 차별금지법이 최초로 발의된 지 15년 만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공청회가 개최되기도 하였으나, 국민의힘 측 위원 전원이 불참했고 결국 제21대 국회 말기까지도 법안은 법사위에서 계류 중입니다.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 사회권규약위원회, 인종차별철폐위원회, 여성차별철폐위원회, 아동권리위원회 등 유엔 인권조약기구들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한국 정부에 반복적으로 권고하고 있습니다. 2023년 1월, 제4차 국가별 인권상황 정기검토(UPR)에서 20개국이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권고했고, 같은 해 11월, 유엔 자유권위원회도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권고했으나 대한민국 정부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고, 국가인권위원회는 이에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은 다수 국제인권조약의 당사국으로서 국제적으로 합의된 인권규범을 실현할 책임이 있습니다. 

  • 포괄적 차별금지법/평등법 제정에 어떤 입장인지 밝혀주십시오. 

20. 판결에 성인지 감수성 강화

‘n번방 사건’, ‘버닝썬’ 사건 등과 같이 수많은 여성이 피해자가 되는 대규모 성범죄에 이어, ‘신당역 살인사건’ 등 여성에 대한 스토킹 범죄와 보복 살인, ‘신림동 성폭행 살인 사건’과 같은 여성 대상 범죄들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법원의 인색한 유죄 인정과 사회적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는 낮은 양형 등도 중요한 요인이라는 비판이 큽니다. 이런 가운데 대법원은 지난 2018년 판례에서 “법원이 성폭력 등 관련 소송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고(대법원 2018.4.12. 선고 2017두74702), 이는 사법적 판단에 있어 성인지 감수성의 필요성이 인정된 최초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후 하급심 판결에서도 해당 판례가 인용되며 성인지 감수성이 성범죄 재판에 있어 유의미한 기준으로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2024년, 대법원이 해당 판례와 관련해 ‘성인지적 관점을 유지하여야 하나, 성범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제한 없이 인정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판시하며(대법원 2024.1.4. 선고 2023도13081)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성범죄 사건에 있어 ‘피해자다움’의 편견이 실체적 진실 규명을 방해하지 않아야 한다는 취지의 ‘성인지 감수성 법리’를 오해한 판결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습니다. 특히 민유숙 대법관의 퇴임 이후 여성 대법관이 없는 소부에서 선고된 판결이라는 점에서 대법관 다양성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되기도 합니다.

성범죄의 구체적 양상에 따라 어떻게 성인지 감수성을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법관 사회에서 이어지고 있지만,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판결도 여전한 실정입니다.

  • 후보자는 성범죄 사건의 판결에 있어서 성인지 감수성의 의미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으며 판결에서 어떻게 구체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21. 국민참여재판 통한 재판권 보장 강화

국민참여재판은 2008년부터 실시되고 있습니다. 국민참여재판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평결을 하고 배심원 또한 공판정에 출석한 피고인의 진술과 증인의 증언, 제출된 증거를 바탕으로 유·무죄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에 공판중심주의를 구현하는 데 매우 유용하고, 전관예우 차단에도 기여하는 등 국민의 공정한 재판받을 권리를 강화하기 때문에 도입되었습니다. 국민참여재판의 제도적 구상을 보다 잘 실현하기 위해서는 전면적인 실시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형사사건 합의부 관할 사건은 의무적으로 국민참여재판을 진행하게끔 하고, 구체적 이유가 없는 한 법관이 배심원 평결에 따르도록 기속력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편, 실무 부담 등의 이유로 국민참여재판 실시 건수가 하락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2023 사법연감에 따르면 국민참여재판이 실시된 건수가 2021년 84건으로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2022년에도 92건으로 여전히 저조한 상황입니다. 신청 대비 실시율 또한 제도가 도입된 2008년부터 2011년까지는 점점 올라 51.2%의 실시율을 기록했으나 이후 점점 저하되어 2021년 10.7%, 2022년 11.3%까지 하락했습니다. 반면, 배제율은 2011년 최저였던 12.8%에서 점차 증가해 2018년부터는 계속해서 실시율이 배제율보다 낮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영향도 있으나, 재판부 등의 국민참여재판 기피 문화가 근본적 원인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따라서 제도의 실질화와 확대를 위한 사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 후보자는 국민참여재판 제도에 어떠한 입장이십니까?
  • 국민참여재판제도의 확대를 위해 합의부 형사사건의 의무적 국민참여재판 시행 및 배심원 평결에 대한 원칙적 기속력 부여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 국민참여재판의 확대를 촉진할 방안에 대해 후보자의 견해를 밝혀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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