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감시센터 기타(jw) 2024-03-21   1151

[논평] 대통령은 이종섭 호주대사 임명 취소해야

총선 앞둔 여론 무마용 기획입국으로 눈 가리고 아웅
대통령실은 공수처 수사에 관여하지 말아야

오늘(3/21),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이 출국 열하루 만에 호주대사의 신분을 유지한 채 귀국했다. 무모한 인사와 도피 의혹으로 선거에서 불리한 여론이 일자 여당에서 귀국을 요청하고 대통령실이 호응하는 모양새이다. 그러나 선거가 끝나고 호주대사직을 유지하며 다시 출국하면 그만으로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일 뿐이다.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의 귀국은 귀국일 뿐 이 사태의 본질인 수사 외압 의혹으로 수사받는 피의자의 대사 임명이라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은 아니다. 대통령실과 이종섭 전 장관의 수사 외압 의혹이 속속 드러나는 상황에서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한 것 자체가 매우 부적절했다. 또한 이종섭 전 장관을 수사하는 공수처에 대해 대통령실이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은 명백히 공수처법 위반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이종섭 전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을 취소하고 공수처 수사의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

이종섭 전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과정은 대통령실의 전례를 찾기 힘든 무모한 인사이다. 이종섭 전 장관은 대통령실의 전화를 받고 당일 예정된 해병대 수사단의 경찰 이첩 보류와 언론 브리핑 취소를 지시한 수사 외압 범죄의 핵심 피의자이다. 대통령실의 외압 혐의가 점점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구태여 전직 국방부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 과정에서 이종섭 전 장관에 대한 공수처의 출국금지 조치를 몰랐다는 대통령실의 해명은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의 무능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또한 법무부 출국금지심사위원회는 공수처의 출국 반대 의견을 묵살하고 출국금지를 해제했다. 신임장 사본을 들려 서둘러 출국시킬 만큼 한국과 호주 사이에 시급한 문제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대통령실이 대사 임명을 통해 범인을 해외로 도피시키는 것이라는 비판 여론이 거세진 것은 당연하다. 갑자기 방산협력 공관장 회의가 3월 25일로 급조된 배경도 의아하다. 해외에 주재하는 공관장을 참석시키는 회의 일정을 전날(3/20) 결정해 다음 날(3/21) 집행할 만큼 방산협력 관련 공관장 회의가 중차대하고 시급한가. 이종섭 전 장관의 ‘귀국’이 여론을 무마해 보려는 기획입국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공수처 수사에 대한 대통령실의 인식과 태도는 더욱 문제가 심각하다. 대통령실은 이종섭 전 장관에 대한 검증 과정에서 ‘고발 내용을 검토했지만,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문제가 있는지 여부는 대통령실이 아니라 수사기관의 수사에 따라 판단할 일이다. 아울러 대통령실은 공수처의 이종섭 전 장관의 소환 조사 일정 등을 언급했으나 이 또한 매우 부적절하다. 공수처는 대통령실 등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독립하여 고위공직자범죄를 수사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그래서 공수처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공수처법 제3조 제3항은 “대통령, 대통령비서실의 공무원은 공수처의 사무에 관하여 업무보고나 자료제출 요구, 지시, 의견제시, 협의, 그 밖에 직무수행에 관여하는 일체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대통령실의 ‘고발 내용 문제없다’는 가이드라인과 공수처가 소환조사를 하지 않은 게 문제라는 언급은 명백히 공수처법 위반이다.

이종섭 전 장관에 대한 공수처의 조사 일정 조율은 수사기관의 권한이다. 공수처의 수사가 신속히 진척되지 않은 것은 아쉬우나, 이는 검찰이나 경찰 등 수사기관의 수사 상황에 따라 결정될 수밖에 없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른바 ‘돈봉투’ 사건으로 인해 귀국한 후 검찰에 자진출석했으나 검찰이 조사를 거부한 사례가 이에 해당한다. 공수처의 수사와 별개로 이종섭 전 장관의 대사 임명은 취소되어야 마땅하다.

논평 [원문보기/다운로드]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실시간 활동 SNS

텔레그램 채널에 가장 빠르게 게시되고,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