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감시센터 사법감시紙 1996-02-01   3581

[03호] 판사들이 옷을 벗는 나이와 그 이유

많은 판사들이 젊은 나이에 옷을 벗는다. 최근 발간된 [국민을 위한 사법개혁]에서 그 실태를 통계를 통해 분석하였다.

인간사회의 선악과 유무죄를 판단하는 데 당연히 경륜은 높을수록 좋다. 초임판사의 평균연령이 28세(1993년)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제대로 된 판결을 할 수 있는 시기는 적어도 40대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1993년 한국법조인대관에 나온 전임판사의 변호사개업연령을 보면 36세∼40세까지가 111명(18.3%), 41세∼45세까지가 122명(20.1%), 46세∼50세까지가 149명(24.6%)으로 판사출신 변호사의 63%가 판사로서 한창 왕성하게 활동할 시기인 30대 후반과 40대에 변호사로서 새출발을 한다.

많은 판사들이 40대에 법복을 벗기 때문에 현재 우리나라 판사의 연령별 분포는 20∼30대가 2/3를 차지하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판사들이 법원을 떠나는 이유는 법원의 조직인 직급제에 있다. 직급제란 일반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직급의 서열을 매기는 것이다. 법원조직법상은 직급단계를 상당히 단순화(판사→대법관)하였으나 기존 관행상의 직급단계는 여전히 남아 있다. 지법합의부 비석판사→지법항소부 배석판사→지법 단독판사→고등법원 배석판사→재판연구관→지법 부장판사→고법 부장판사→지법원장→고법원장→대법관 등의 이 복잡한 계급제 사다리의 어느 한 칸에서 탈락되는 사람은 바로 '옷을 벗어야'했다. 고법부장 승진에 탈락한 유능한 지법부장 판사들은 사표를 내고 변호사 개업을 한다. 1993년 한국법조인대관에 등재된 판사 출신 변호사의 개업 전 최종직위를 보면 지법부장판사 출신이 195명(34.6%)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직급제의 완전한 폐지와 판사의 정년보장, 대법관회의가 인사권을 갖도록 하는 등의 모색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출처 : {국민을 위한 사법개혁} 사법감시센터 지음, 박영률 출판사, 25∼30쪽

참여연대 후원 회원이 되시면 [달력+커피]를 드립니다 ~11/30

회원가입 이벤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