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X파일 수사, 거꾸로 가고 있는 것 아닌가?

홍석현 전 대사 및 삼성직원 소환조사와 이상호 기자 기소방침과 관련한 논평

1. 검찰은 어제 이상호 기자를 소환한데 이어 오늘은 홍석현 전 주미대사와 삼성관계자들을 다시 소환했다고 한다. 검찰의 X파일 수사가 막바지에 이르고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그동안 이 사건과 관련되어 조사를 받은 삼성관계자들은 과거 세풍사건 당시 진술을 모두 번복하고 있어 과연 X파일을 통해 드러나 정경유착 등의 범죄행위에 대해 엄정한 사법처리가 이뤄질 수 있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2. 우선 홍석현, 이학수, 김인주씨 등 삼성관계자들이 세풍사건 당시 검찰과 법정에서 시인했던 사실들마저 이제 와서 모두 부인하고 있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태도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당시 60억에 달하는 회사자금을 빼돌려 불법적인 방식으로 정치권에 제공했다고 시인했으나 어느새 이것이 이건희회장 개인돈으로 둔갑하고 그 규모도 30억으로 줄어들었다고 하니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이나 마찬가지다. 진실을 고백하고 사죄를 해도 시원찮을 판에 자신이 법정에서 했던 진술마저 번복하는 웃지못할 일이 벌어지니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다.

3. 문제는 검찰이 이에 대해서 수사를 제대로 할 의지가 있는가 하는 점이다. 검찰은 지난 7월 이후부터 지금까지 장장 5개월여에 이르는 기간 동안 안기부 불법도청과 불법도청테이프에 의해 폭로된 삼성 이건희 회장과 홍석현 전 주미대사의 정경유착혐의 및 검찰뇌물제공 등의 범죄행위에 대해 수사를 벌여왔으나 지금까지 어떠한 뚜렷한 성과를 내놓은 바가 없어 시늉만해 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당사자인 이건희 회장의 소환에 대해서는 아직도 방침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검찰은 X파일을 세상에 알린 이상호 기자에 대해서는 사법처리할 방침이라고 한다. 분명히 말하지만 우리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정경유착 등 범죄사실을 폭로하여 국민의 알권리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 이상호기자의 사법처리에 반대한다. 검찰이 삼성 이건희 회장과 홍석현 전주미대사 등의 범죄혐의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사법처리 의지가 있는지 의심받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정경유착 등 범죄행위를 고발했던 이상호 기자에 대해서는 현행법 위반으로 형사처벌 한다면 이는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 할 것이다.

4. 누차 지적했지만, ‘삼성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검찰’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라도 검찰은 이건희회장과 홍석현 전 주미대사의 범죄행위에 대해 엄정한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 관련자들이 지금 와서 자신들의 진술을 번복하고 있다지만 검찰은 이미 세풍수사 당시 상당한 물증자료를 확보했다고 알려지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수사를 통해 진실을 규명해 내야 할 것이다.

다시는 이와 같은 정경유착과 같은 범죄행위가 재연되지 않기 위해서는 이미 터져나온 의혹을 덮고 갈 수는 없다. 검찰이 지금이라도 제대로 X파일사건의 본질을 직시하고 정경검언 유착이라는 과거의 범죄행위에 대해 엄정하고 공정한 수사를 진행할 것을 촉구한다.

사법감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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