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 대한 불신과 냉소를 더 깊게 할 김준규 후보자



자녀학교를 위한 위장전입, 매형 사건담당 후배검사에게 전화하기 등
모범과 신뢰의 대상이 되어야 할 검찰총장 자격
없어

(사진: 김준규 검찰총장 후보자)어제(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를 통해 김준규 후보자가 4차례에 걸쳐 위장전입을 하여 실정법을 위반한 사실과 창원지검 차장검사로 재직하던 시절 사기 혐의로 입건된 후보자의 매형에 대한 수사를 담당하던 검사에게 전화를 건 사실이 확인되었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소장 : 하태훈, 고려대 교수)는 검찰조직에 대한 신뢰가 극도로 떨어진 상황에서 개인적 이득을 위한 위장전입으로 실정법을 여러 차례 위반한데다가 수사의 공정성에 의심을 초래할 행위를 한 김준규 후보자가 검찰을 거듭나게 해야 할 검찰조직의 수장이 될 자격이 없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다른 분야의 능력이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이런 인사를 검찰조직의 수장에 임명한다면, 과연 검찰은 국민의 신뢰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인지, 정부는 국민들에게 법질서 준수를 요구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다. 앞으로 피의자가 수사과정에서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변명한 것처럼 개인적 사정을 호소하거나 실정법위반인지 잘 몰랐다고 변명하면 들어줄 것인가.

어제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의 매형을 수사하던 부산지검의 검사에게 전화를 건 행위에 대해, 김 후보자는 담당 검사에게 “매형이 조사를 받으니 잘 챙겨달라는 이야기는 했다”면서 “검찰 간부 친척이 조사를 받으러 가는데 담당 검사에게 알려 주는 게 인지상정”이라 답했다.
그러면서도 “수사에 개입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한 바 없다”고 주장하며 자신의 행동에 대해 여전히 반성하지 않았다. 즉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다는 점만을 강조하며 “한 점 부끄럼이 없다”는 태도를 고수하였다.
  
그러나 이는 이 문제를 제기한 이춘석 의원의 말마따나 ‘일반인들은 꿈도 못 꿀 일’이다.
수사 검사에게 간부가 전화를 걸어 잘 봐달라는 부탁을 했다면 담당검사로서 부담을 느껴 잘 봐줄 수밖에 없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설령 담당검사가 영향을 받지 않고 정상적으로 사건을 처리했다고 하더라도 전화를 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한 행위이다. 인근 검찰청의 차장검사가 피의자가 자신의 친인척임을 수사 검사에게 알린 것은 사건처리가 비정상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을 발생시킨 행위이고 수사의 공정성에 의문을 초래할 수 있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이는 올해 초 사법부를 뒤흔들었던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재판 간섭파동과 같은 것이다. 당시 대법원 진상조사단은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재판 관여인지 여부는 발언자의 의도나 상대방의 인식보다는 객관적·외형적으로 보아 재판에 영향을 미칠 위험이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며, 실제 재판에 영향을 미쳐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김 후보자의 행동도 이와 동일한 기준에서 보아야 한다.

김준규 검찰총장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향후 검찰의 감찰기능을 강화해 수사의 공정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검찰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회복이 중요함을 인식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혁해야 할 구태가 자신에게도 있다는 것은 생각지 못한 것 같다. 위장전입, 아파트 매매가 축소신고 의혹, 이중 소득공제 의혹, 교통법규 위반 등 지금까지 제기된 문제가 적지 않다. 다른 검찰총장 후보자나 공직후보자들에 비해 최악의 인물이 아닐지 모르겠지만, 자녀를 좋은 학교에 보내겠다는 개인적 이득을 위해 위장전입을 여러 차례 한 것과 검찰 수사의 공정성에 대한 의심을 초래한 행위만으로도 검찰총장이라는 조직 수장의 지위에 걸맞지 않다.

만약 전국의 1,700명이 넘는 검사들이 자신의 가족이나 친척, 친한 친구와 관련된 사건을 담당하는 동료나 후배 검사에게 전화한다고 해도 이를 어떻게 김준규 후보자가 금지시킬 것인가? 검사들이 이런 일을 해도 되는 조직으로 전락해도 조직의 수장으로 통제하지 못할 것 아닌가?

검찰조직에 대한 믿음을 주는 사람이 검찰총장이 되어야 한다. 검사선서문에 있듯이 ‘오로지 진실만을 따라가는 공평한 검사’, ‘스스로에게 더 엄격한 바른 검사‘가 검찰의 수장이되어야 한다. 따라서 인사청문회 과정을 통해 검찰총장으로서의 자격을 갖추지 못했음이 드러난 김 후보자가 다른 방면에서 아무리 합리적이고 뛰어난 면모를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검찰총장이 되는 것은 검찰에게 또 다시 불행한 일이다. 국민이 믿고 따를 수 있는 조직으로 검찰을 변모시킬 것인지 여전히 불신과 냉소의 대상으로 남겨 둘 것인지 후보자 본인은 물론이거니와 임명권자인 청와대가 결단해야 할 것이다.

논평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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