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재진 후보자, 법무부장관으로 부적격

다운계약서 작성을 통한 세금 탈루 확인돼
민간인 불법사찰ㆍ아들 병역은 의혹투성이
청와대는 권재진․한상대 후보자 모두 지명 철회해야

어제(8일) 권재진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인사청문회에서 다운계약서 작성을 통해 세금을 탈루한 사실이 드러났고, 두 아들의 병역 의혹과 관련한 핵심자료를 내놓지 않았을 뿐 아니라, 내놓은 자료들조차 엉뚱한 것임이 밝혀졌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소장 : 하태훈 고려대 교수)는 권 후보자가 민간인 불법사찰에 개입했을 개연성이 높고, 공직자로서의 기본적 도덕성에 흠결이 있을 뿐 아니라, 이에 검증을 피하기 위해 국민의 대표인 국회를 기만했다는 점에 비추어볼 때, 법무부장관으로서 부적격한 인사라고 판단하고 임명에 반대한다. 청와대는 한상대 검찰총장 후보자와 함께 권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즉각 철회해야 할 것이다.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권 후보자는 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의 핵심인사인 이인규 전 공직윤리지원관을 6차례 만났던 것으로 밝혀졌다. 권 후보자는 “민간인 사찰 문제는 내가 재직하던 시절의 사건이 아니다. 그래서 내가 알지 못한다”며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후보자의 해명과 달리 민간인 불법사찰 문제가 불거질 당시 공직윤리지원관실의 해명문서에도 “민정수석실에서 2009년 10월 9일 김종익씨를 기소함이 타당하다는 지시를 내렸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와 관련해 권 후보자는 “당시 검찰에서 김종익씨 명예훼손 건과 관련 피해자가 대통령이라 청와대의 처벌의사를 확인하기 위해 연락을 해왔다”면서 “명예훼손 처벌의사에 대해 확인만 해준 것이지, 민간인 불법사찰에 대해 알았다고 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검찰 수사 당시 공직윤리지원관실 직원이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삭제하고 대포폰을 사용하는 등 증거를 인멸하는 과정에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이 개입했음에 밝혀졌다는 점에서 민간인 불법사찰을 전혀 몰랐다는 후보자의 해명은 신뢰하기 어렵다.


권 후보자가 2002년 서울 대치동 미도아파트를 9억2천만 원에 구입하며 7억천만 원으로 다운계약서를 작성해 세금을 탈루했음이 확인되었다. 권 후보자는 “당시 실정법에는 실거래가로 신고하도록 돼 있지 않아 위법은 아니다”라는 주장을 폈다. 그러나 법무장관이 되겠다는 공직후보자로서 세금 탈루를 위해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행위가 위법이 아니라는 답변 자체가 궁색하기 짝이 없다.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후보자의 이 같은 변명은 이 정도의 불법행위는 고위공직자로서 결격사유가 아니라는 청와대의 인식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탈세를 위한 명백한 불법행위로 고위공직자로서 중대한 결격사유이다.

권 후보자는 장남이 2002년 9월부터 2년 남짓 경기 포천의 한 회사에서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하는 것으로 병역을 대체했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후보자는 의혹 해명을 위한 핵심자료를 내놓지 않다가 뒤늦게 엉뚱한 자료를 내놓았다. 이는 후보자로서 국회의 인사검증절차에 협조할 의무에 반하는 행위다.

후보자의 장남은 공익근무요원으로 선발되기 위해 3개월간 친척집으로 주소를 옮긴 뒤, 신체검사에서 고도근시로 4급 판정을 받아 2002년 5월 서울대 공익요원으로 근무하라는 통보를 받았지만 가지 않고, 후보자의 절친한 친구가 운영하는 경기 포천 소재 회사에서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했다. 문제는 후보자의 장남이 사는 서울 소재 업체들이 있음에도 장남이 살던 서울 대치동에서 대중교통으로 왕복 5시간이나 걸리는 곳에 있고, 1년 뒤 출퇴근을 위해 이사했다는 의정부에서도 왕복 2시간 이상이 걸린다는 점이다.

권 후보자는 “장남이 서민 생활을 이해할 수 있도록 고생해보라는 차원에서 멀리 보냈다”고 밝히며, 후보자는 자신의 장남이 출퇴근을 위해 의정부의 한 원룸을 얻었다는 2003년 9월부터 2004년 12월까지의 은행 거래내역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원본 또는 원본대조필 자료가 아니라, 후보자 측이 확인했다며 내놓은 자료일 뿐이었다. 정작 후보자의 장남이 의정부로 이사하기 전, 서울 대치동에서 경기 포천까지 왕복 4~5시간을 출퇴근했다고 밝힌 2002년 9월부터 2003년 8월까지의 은행 거래내역은 제출하지도 않았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청문회 내내 장남의 병역과 관련해 제대로 된 자료제출을 요구하자, 후보자는 “아들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버티다가 장남 개인 계좌가 아닌 장남 명의로 개설된 회사 사우회 계좌를 내놓았다.


권 후보자는 청문회 내내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검찰개혁’을 강조했다. 그러나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권 후보자가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되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후보자가 강조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검찰개혁’은 공허한 독백일 뿐이다. 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에 관여했을 개연성이 높을 뿐 아니라, 탈세 혐의가 드러나는 등 공직자로서 최소한의 도덕성을 갖추고 있지 못함이 드러난 이상 법무부장관의 자격이 없다. 청와대는 한상대ㆍ권재진 두 후보자 모두에 대한 지명을 즉각 철회해야 할 것이다.

JWe2011080900_권재진 법무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관련 논평.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