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사찰 증거조작한 검사 직무유기 처벌해야

‘하명사건 처리부’에 드러난 불법사실 알고도 덮어
국가가 저지른 범죄에 눈감고 피해자를 기소한 검찰의 만행

 

검찰이 지난 2010년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김종익 씨 외에도 다수의 민간인 피해자가 있었음을 증명하는 자료가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덮어버린 사실이 드러났다. 어제(29일) KBS 새노조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작성한 ‘하명사건 처리부’에는 사립학교 이사장, 산부인과 의사, 서울대병원 노조 등 다수의 민간인 사찰 대상자가 포함되어 있었다. 검찰은 이러한 자료를 입수하고 민간인 불법사찰의 증거자료로 법원에 제출했음에도 김종익・남경필 등 이미 알려진 사건 외에는 내용을 알 수 없도록 이름을 지워버렸다. 이는 불법을 알고도 수사하지 않고 덮은 것으로 은폐・축소수사일 뿐 아니라 증거조작이며 명백한 직무유기이다.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은 지난 2008년 7월 설치되어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종사자의 업무의 점검 및 비위 사항의 확인・점검 등”을 그 권한으로 하여 왔다. 민간인에 대해서는 공무원 등의 비위 사실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부수적으로 권한이 인정될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구가 공직자들뿐만이 아니라 언론인, 재계 인사, 정치권, 시민사회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전방위・무차별적으로 사찰을 진행한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러한 불법행위는 국가기관이 권력을 남용하여 국민이 가지는 자유와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 묵과할 수 없는 중대한 범죄이다. 이러고도 대한민국을 법치국가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이러한 범죄가 국무총리실 산하 일개 부서의 주도로 이루어졌다는 것이 지난 2010년 검찰이 밝혀낸 사실의 전부였다. 누가 봐도 납득할 수 없는 검찰의 수사였다. 당시 수사 과정에서 조직적 증거인멸이 이루어졌고 그를 돕기 위해 청와대 행정관이 대포폰을 지급한 사실이 밝혀졌으며, 불법사찰의 증거 곳곳에 ‘BH(청와대) 지시사항’이라는 메모가 등장했다. 그럼에도 검찰은 이와 같은 증거를 애써 무시하면서 이인규 당시 공직윤리지원관을 몸통으로 수사 결과만을 내놓았다.

 

이미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당시 수사팀이었던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직무유기 처벌을 피할 수 없다. 검사는 범죄의 혐의를 인지한 경우 반드시 수사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당시 팀장이었던 오정돈 형사1부장(현 서울북부지검 차장)과 장기석・신자용・최호영・배용찬・박흥주 검사는 이미 확보된 증거가 피의자의 여죄를 밝힐 증거로 사용될 수 있었음에도 이를 묵과했다. 이들이 범죄혐의를 발견하고도 덮은 이유는 무엇인지, 사건을 은폐하고 축소하라고 지시한 윗선은 누구인지 밝혀야 한다. 또한 당시 수사지휘라인에 있던 노환균 지검장(현 법무연수원장)과 신경식 1차장(현 청주지검장)에게도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당시 민간인 불법사찰과 증거인멸, 사건축소・은폐 과정에서 민정수석실이 깊숙이 개입했다는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권재진 당시 민정수석은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통해 “민간인 사찰은 내가 재직하던 시절의 사건이 아니다”라고 발뺌한 바 있다. 민간인 사찰 당시에는 그가 관여하지 않았다 해도, 그 이후 계속된 증거인멸과 축소수사 및 사건은폐 과정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그가 자유로울 수는 없다. 수사 대상자가 검찰을 관리감독할 지위에 있는 법무부장관이라면 사퇴해야 마땅하다. 검찰 수사의 공정성과 정치적 독립성에 대한 불신을 초래한 책임을 져야 한다.

 

민간인 불법사찰이 세상에 드러나게 된 계기는 지난 2010년 사찰의 피해자인 김종익 씨가 헌법소원 등을 통해 겨우 밝혀낸 진실을 통해서였다. 김종익 씨는 지난 2008년 총리실로부터 자신이 운영하던 회사의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지분까지 처분하도록 강요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총리실이 불법수집한 내용이었던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대통령 패러디 영상 때문에 검찰로부터 2009년에 기소유예처분까지 당해야 했다. 그가 이러한 부당한 처분에 불복하여 헌법소원을 하지 않았다면 이 엄청난 불법행위는 영원히 드러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검찰은 이미 2009년에 한번 민간인 불법사찰을 묵인하거나 적어도 방조했다. 그런데 2010년 민간인 불법사찰이 김종익 씨 개인의 노력으로 세상에 드러났을 때, 검찰은 자신의 잘못을 바로잡을 기회가 있었지만 또 한 번 그 기회를 놓쳤다. 오히려 검찰은 다시 김종익 씨를 국무총리실이 수집한 불법증거를 가지고 기소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검찰이 범죄를 은폐하고 증거를 조작하는 동안 이 사건의 진실은 다시 세상에 하나둘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동안 이 사건을 무마하려고 애썼던 배후와 함께 이제 검찰은 수사를 받아야 할 대상으로 전락했다. 모두 검찰이 자초한 일이다.

 

논평 원문

JW20120330_논평_민간사찰증거조작검사처벌해야.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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