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검찰의 내곡동 수사 문제점 국회와 특검이 밝혀라

 

검찰의 내곡동 수사 문제점 국회와 특검이 밝혀라

법원조정 받아들인 정연주 배임기소, 청와대는 혐의 있어도 기소 안해

대선후보들은 정치검찰 개혁할 공약 내놓아야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어제(8일)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이 내곡동 수사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배임죄를 적용하면 이익이 대통령에게 귀속되기 때문에 부담을 느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최 검사장은 출입기자들과 만난 식사자리에서 “형식적으로는 배임으로 볼 수도 있었지만, 실무자를 기소하게 되면 대통령 일가에게 배임의 이익이 돌아가는 결과가 된다”는 발언을 했고, 그 때문에 부담을 느껴 기소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는 검찰이 수사의 대상에 따라 기소권을 차별적으로 행사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이며, 정치권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검찰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이다.

 

최교일 검사장은 지난 2008년 정연주 전 KBS 사장을 배임혐의로 수사하는 과정에서 서울중앙지검 1차장으로 재직하면서 담당검사의 수사와 기소를 지휘하였다. 당시 정연주 전 사장은 법원의 법인세 조정 권고를 받아들였다는 이유로 수사를 받고, 배임혐의로 기소되었다. 검찰은 정연주 씨가 공사(KBS)의 이익을 위해 일하지 않음으로써 손해를 끼치고 결국 국가(국세청)가 이득을 취하게 했다고 기소했다. 그랬던 검찰이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부지 구입 과정에서 발생한 배임의혹에 대해서는 “국가가 개발이익을 독식할 수 없으므로 나름의 기준에 따라 이익을 분배했다”는 이유로 무혐의처분을 내렸다. 명백하게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 사건은 기소했던 검찰이 배임죄의 성립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사건은 기소하지 않음으로써, 검찰은 이 사건에 대해 법원의 판단을 받아볼 기회조차 박탈했다.

 

이러한 검찰의 납득할 수 없는 수사 결과 때문에 결국 국회에 의해 특별검사제가 도입된 상황이다. 오늘 임명된 이광범 특별검사는 향후 수사과정에서 검찰의 부실수사가 있었는지 밝혀야 한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내곡동 수사 무혐의처분 과정에 검찰총장의 의중이 작용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국가의 최고권력자인 대통령과 그 가족이 연루된 사건에서 검찰수사가 공정하게 이루어졌는지, 법무부장관이나 검찰총장의 압력은 없었는지 밝혀야 한다. 국회는 국정감사 기간 동안 이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이번 최 검사장의 발언은 단순한 말실수라고 보기 어렵다. 검찰이 그동안 인사권자인 대통령과 그의 최측근에 대해서는 부실수사를 일삼고, 정부 비판세력에 대해서는 가혹하고 무리한 수사를 해왔다. 대통령의 말을 잘 듣는 일부 정치 검사들이 검찰 수뇌부를 장악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워야 할 검찰을 망치고 있다. 검찰의 권한을 나눠 서로 견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몇몇 대선후보들도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와 같은 검찰권 분산을 위한 공약을 내놓고 있다.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이러한 검찰개혁 방안이 보다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검증받아야 한다. 새로운 대통령이 되어 또다시 검찰을 장악하여 자신들의 집권에 이용할 생각이 아니라면, 대선후보들은 검찰개혁에 대한 근본적인 대안을 밝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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