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감시센터 검찰개혁 2012-12-03   2411

[공동 기자회견] 정치검찰 청산없이 검찰개혁도 없다

 

 

정치검찰 청산없이 검찰개혁도 없다.

권재진 법무장관, 최재경 대검 중수부장 해임하고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 노환균 법무연수원장 등 정치검사 퇴진하라.

대선후보들은 새정부 출범과 동시에 고비처 설치를 약속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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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11월 30일) 검찰수뇌부 전면사퇴와 근본적 개혁에 대한 국민적 요구에도 자리에 연연하고 검찰 자체 개혁안을 내겠다며 버티던 한상대 검찰총장이 부하 검사들의 사퇴 요구까지 터져 나오자 전격 사퇴했다.

 

스스로는 ‘표표히’ 떠난다고 밝혔지만 볼썽사나운 모습이 아닐 수 없었다. 한 총장은 물러났지만 권력화된 검찰의 문제는 그대로 남아 있다. 이번 검찰 파동은 김광준 부장검사의 수뢰와 초임검사의 성폭력 사건에서 비롯되었지만, 한 전 총장과 최재경 중수부장이 대립하는 과정에서 현재 검찰조직의 문제가 무엇인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한 전 총장이 발표한다던 검찰개혁안은 꺼내보지도 못한 채 사퇴한 것만 보아도 조직화된 정치검사들과 검찰의 조직수호 논리가 얼마나 공고한 지 알 수 있다. 정권을 비판하는 인사들에게는 무리한 기소를, 정권 주변 권력형 비리에는 부실한 수사를 일삼아오며 권력화한 정치검찰의 청산 없이는 검찰개혁도 없다. 이명박 정부 들어 정권에 충성하고 출세가도를 달리며 특권을 누리다가 검찰개혁 요구가 봇물을 이루자 조직수호에 혈안이 되어 항명과 집단행동도 불사하며 개혁에 저항하는 정치검사들이야말로 개혁 대상이자 퇴진 대상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권력에 충성하기 위해 검찰권을 남용하며 승승장구해온 정치검사들은 부지기수다. 최재경 중수부장은 2007년 BBK 사건을 이명박 대통령의 입맛에 맞게 처리하며 정치검사 부활의 신호탄을 쏜 인물로 2009년 한상률 전 국세청장 사건을 꼬리자르기 수사로 마무리한 뒤, 2011년 중수부장으로 화려하게 돌아왔다. 중수부장이란 직책이 무색하게 김광준 부장검사의 언론 대응을 도와주고, 중수부 폐지에 저항하며 한 전 총장을 사퇴시킨 장본인이다.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 역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치검사다. 이명박 대통령의 언론장악을 위해 정연주 KBS 전 사장을 기소하여 검찰권 남용의 진수를 보여주었으며, 대통령에 누가 될까봐 내곡동 사건을 불기소했음을 스스로 고백한 바 있다. 2선으로 물러난 노환균 법무연수원장 역시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민간인사찰 사건과 용산참사 관련 경찰의 과잉진압 수사를 꼬리자르기하고, 한명숙 전 국무총리 관련 수사에서 정치검사로서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바 있다. 이외에도 신경식 청주지검장, 김주현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정병두 인천지검장 등 검찰 지도부를 장악하고 있는 검사장급 정치검사들은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검찰 지도부를 장악하고 있는 정치검사들을 그대로 두고 검찰개혁을 이야기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이들이 검찰의 명예회복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생각이 있다면, 개혁에 저항하여 검찰조직을 수호하려 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퇴진하여 살신성인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또한, 이번 검찰파동의 근본 원인이 된 이명박 대통령 역시 검찰의 ‘정치검찰화’에 대해 공개 사과하고 권재진 법무부장관, 최재경 중수부장 등을 해임해야 할 것이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 첫 번째 개혁의제는 검찰개혁이 되어야 한다. 대검 중수부 폐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인사제도 개혁, 검찰에 대한 국민적 통제 방안 등 종합적인 검찰개혁 방안이 국민적 합의를 거쳐 마련되어야 한다. 검찰이 그간의 정치검찰 행태와 이번 검찰파동에 대해 일말의 책임감이라도 느낀다면, 속죄하는 자세로 자숙하고 외부로부터 추진되는 검찰개혁을 순순히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검찰개혁은 권력화된 정치검사들의 집합소인 대검 중수부를 폐지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돼야 한다. 거악 척결을 명목으로 아무런 통제도 받지 않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현대판 ‘리바이어던’이 바로 대검 중수부다. 지난 18대 국회에서도 국민적 요구로 중수부 폐지가 추진되었으나 검찰과 새누리당의 반대로 좌절된 바 있다. 만시지탄이기는 하나, 어제 박근혜 후보가 중수부 폐지 입장을 밝힘으로써 여야 대선 후보 모두 중수부 폐지를 공약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더불어 대선 후보들은 독점된 검찰권을 분산시키고 검찰을 견제할 수 있는 고비처 설치를 공약해야 한다. 검찰의 기소권과 수사권 독점을 깨지 않고서 검찰개혁은 불가능하다. 박근혜 후보는 고비처 대신 상설특검제를 제시하고 있으나, 상설특검제는 검찰권을 견제하는 수단이 되기 어려우며 한계가 분명하다. 박근혜 후보가 검찰을 개혁할 의지가 있다면 무엇보다 고비처 설치에 동의해야 할 것이다. 이미 고비처 신설 입장을 밝힌 문재인 후보 역시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고비처를 설립하겠다고 분명히 약속해야 할 것이다. 검찰의 저항을 뚫고 검찰개혁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초기 정부조직 개편 과정에서 최소한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검찰개혁은 이미 오래된 시대적, 국민적 요구이나 번번이 좌절되어 왔다. 검찰개혁을 검찰에 맡겨 둘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나, 검찰을 개혁하겠다는 공언이 결국은 검찰조직을 장악하는 것으로 귀결되는 것을 경험해온 국민들은 정치권에만 검찰개혁을 맡기기도 불안하다. 이번에야말로 국민의 힘으로 사회적 합의를 통해 검찰을 제대로 개혁해야 한다. 검찰조직을 근본적으로 개편하고 국민에 의한 통제 방안을 마련함으로써 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인 검찰, 국민을 위한 검찰로 거듭나도록 해야 한다. 오늘 기자회견에 참여한 우리 단체들도 정치검찰이 청산되고 검찰개혁을 통해 검찰이 새롭게 태어날 때까지 국민과 함께 모든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2012년 12월 3일

 

정치검찰 수뇌부 총사퇴와 철저한 검찰개혁 촉구 시민사회 기자회견 공동주최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공운수노조․연맹, 노동자연대다함께, 민주일반연맹, 민주적 사법개혁 실현을 위한 연석회의(거창평화인권예술제위원회, 구속노동자후원회, 동성애자인권연대,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연대회의, 민주언론시민연합, 빈곤과차별에저항하는인권운동연대, 사법피해자모임, 새사회연대, 언론소비자주권캠페인,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경남이주민센터, 창원다문화어린이도서관, 경산외국인근로자센터, 광주외국인근로자 및 다문화가족센터, 대전이주외국인종합복지관, 목포이주외국인상담센터, 발안외국인노동자의집/중국동포의집, 부천외국인노동자의 집, 부천이주노동자복지센터, (사)지구촌사랑나눔, 서울외국인노동자의집/중국동포의집, (사)한국가족상담협회, 다문화가족상담센터, (사)한국이주민건강협회, (사)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사)외국인노동자와함께, 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 성남이주민센터,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 시화외국인노동자센터, 아산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아시아인권문화연대, 안산외국인노동자의집, 양주외국인교회/다문화센터, 남양주시외국인복지센터, 외국인이주노동자인권을위한모임, 용산나눔의집, 용인이주노동자쉼터, 의정부 Exodus, 인천외국인노동자센터, 천안외국인노동자센터, 충북외국인이주노동자지원센터, 포천나눔의집), 용산참사진상규명및재개발제도개선위원회, 인권과평화를위한국제민주연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국교수노동조합,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법률위원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국철거민협의회중앙회, 정신개혁시민협의회, 참교육학부모회, 청주노동인권센터,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여성연맹, 인권운동사랑방,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 전국금속노동조합,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울본부 ․ 인천본부 ․ 경기본부 ․ 충북본부 ․ 대전본부 ․ 충남본부 ․ 전북본부 ․ 광주본부 ․ 전남본부 ․ 대구본부 ․ 경북본부 ․ 부산본부 ․ 울산본부 ․ 경남본부 ․ 강원본부 ․ 제주본부, 전국대학노동조합, 전국민간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전국민주화학섬유노동조합연맹, 전국비정규교수노조,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 전국언론노동조합, 전국여성연대, 정보경제연맹, 제주여성인권연대, 참여연대(이상 92개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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