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 고용노동부의 반노동 행위를 규탄하며 고용노동부의 존재 이유를 묻는다

※ 노조법 2, 3조 개정운동본부는 이태원 참사 추모와 고통에 동참위해 금일 예정된 고용노동부 규탄 기자회견 연기하고 입장을 담은 성명 발표로 대체합니다.

헌법과 ILO 핵심협약의 취지는 물론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마저 무시하고 노동3권 부정과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은 뒷전으로 하고 중대재해 처벌을 무력화 시키는데만 집중하는 고용노동부를 규탄한다. 차라리 이럴 바엔 고용노동부의 간판을 떼거나 부처의 이름을 바꾸는 것이 어떤가?

고용노동부의 반노동행태가 날이 갈수록 도를 더해가고 있다.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투쟁을 계기로 노동3권을 부정하는 손배가압류의 제한과 함께 진짜 사장 원청사용자의 책임, 특수고용노동자를 포함한 모든 노동자의 노동자성 인정이 사회적 쟁점으로 부각되었고 이런 사회적 흐름에 발맞춰 국회에서도 손배가압류를 제한하고 노동자의 노동3권을 확대하기 위한 노조법 개정안이 다수 발의되었다.

ILO 핵심협약이 비준되고 발효된 조건에서 ILO 핵심협약의 취지와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노조법 개정을 위해 노력해야 할 고용노동부는 오히려 사용자 편향적인 입장을 공식화하며 노조법 개정을 가로막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내부 검토 문건을 통해 국회에 제출된 손배가압류 제한 노조법 개정안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가 하면, ‘국가인권위원회의 사용자 정의 확대 권고에 대해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10월 27일 고용노동부가 국가인권위의 권고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날, 대법원은 현대기아차 사내하청노동자 400여 명이 제기한 소송에서 불법파견을 인정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를 직고용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12년 동안 재판을 한 결과 얻어낸 판결이다.

이 과정에서 현대기아차는 파업 등을 문제 삼아 노동자들을 상대로 28건, 366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00여 명 이상의 노동자가 해고당했으며 3명의 노동자가 손배가압류 등에 대한 고통으로 목숨을 끊었다. 불법을 자행한 것은 사용자들인데 고통은 온전히 노동자들의 몫이었다. 이 과정에서 고용노동부와 검찰은 사용자에게 형식적인 권고와 솜방망이 처벌만을 했을 뿐이다.

고용노동부가 노동자의 권리와 안전을 외면하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올해 1월 말부터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시행되었지만 중대재해는 끊이지 않고 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 후 8개월 동안 중대재해는 443건 발생하여 446명의 노동자가 사망했지만 단 1명의 사용자도 처벌되지 않았다. 지금도 법에 의해 사용자가 처벌되지 않고 있는데 주무부서인 고용노동부는 사용자의 책임 범위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사용자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10월 27일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비상경제민생회의>는 물가폭등, 금리 폭등에 따른 민생위기는 외면한 채 대통령과 장관들의 자화자찬과 기업들의 민원을 해결하는 회의였다. 이 자리에서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경제위기상황을 빌미로 특별연장근로를 90일에서 180일로 확대하고 중소기업 인력난을 이유로 52시간 연장근로 상한을 2년간 유예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고는 노동시간을 연장하더라도 노동자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달라는 지켜지지 않을 당부를 덧붙였다.

중대재해가 끊이지 않고 있고 고용노동부가 조건 없이 승인하고 있는 특별연장근로 사업장인 SPC 계열사에서 여성 노동자가 사망한 지 보름밖에 안 된 상황에서 노동부 장관이 노동시간 연장을 추진하는 것이 노동부 장관이 할 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지난 6개월 동안 고용노동부가 한 일이라고는 정권의 반노동 정책의 선봉대로 노동시간 연장과 저임금체계 구축을 위해 어용학자들을 동원하여 개악안을 만들고 있는 것밖에 없다.

더 나아가 이정식 장관은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의 투쟁이 벌여졌을 때는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아니라 노동자들을 겁박하기 위해 열심히 현장을 다니더니 이제는 대통령과 경제부처의 요구에 따라 중대재해를 방치하고 노동시간을 늘리고 있으며 시대적 요구인 노동3권의 온전한 보장을 위한 노조법 2, 3조 개정을 반대하고 있다.

노조법 2, 3조 개정운동본부는 고용노동부와 이정식 장관이 노동자의 권리와 안전을 지키기 위한 고용노동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것을 촉구한다. 지금이라도 고용노동부는 사용자 편향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권 보장, 원청사용자의 책임인정, 노동3권의 부재로 발생하는 손배가압류를 제한하기 위한 노조법 개정에 나설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

지금과 같이 고용노동부가 사용자들의 이해를 위해 노동권을 약화시키는 일에 앞장선다면 존재할 이유가 없게 될 것이라는 점을 엄중하게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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