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민선 6기 출범을 앞두고

민선 6기 출범을 앞두고

– 새로운 단체장의 새로운 준비 필요

– 견제와 비판은 언론과 시민사회의 몫

지방선거 결과에 따른 환호와 비탄의 순간이 지났다. 이번 선거는 전반적으로 집권여당의 선방이라는 평가 속에서 교육감 선거의 파란이 회자되고 있다. 울산의 경우 여야 간의 세력분배 구도가 깨지고, 여당의 전승 특히 비례대표 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의 흐름이 충격을 주고 있다. 

 

한편 중도사퇴한 3선 시장이 그간 만들어 놓은 패러다임을 넘어 지역사회의 새로운 의제들이 논의되는 장이 되기를 바랬던 이번 선거는 그러지 못했다. 세월호 참사와 유화산단의 잦은 사고로 인해 안전문제가 부각되기는 했으나 외에 지방자치, 도시공간, 사회복지 등의 영역에서 지역 이슈가 떠오르지는 않았다. 특히 김기현 울산시장 당선자의 공약은 대통령 공약과 전임 시장시절 마련된 계획의 반복이 많다. 같은 여당으로서 사업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추진이라는 측면에서 장점은 있으나, 12년이라는 시간 속에서 고여있는 울산의 패러다임을 대체할 방안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것은 많은 아쉬움을 가지게 한다. 

울산이라는 도시의 비전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김기현 당선자는 선거기간 중 각 분야의 의제제안 답변 및 공약평가 과정에서 당선 유력 후보로서 조심스러운 측면을 감안하더라도 두루뭉실하고 추상적인 답변 및 공약이라는 평이 많았다. 선거 기간에 제시된 7대 비전을 구체화하고 보완해 실천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노후원전 폐쇄, 유해화학물질 관리, 참여예산제, 산재모병원 등 당선자가 정책제안에 일정한 의견을 보였던 의제에 대해 타 후보의 의견도 수용해 진전된 방안을 제시하길 기대한다. 김기현 시장 체계 하 울산시의 새로운 비전과 철학은 이번 주부터 구성하는 것으로 알려진 인수위의 성격과 결과물을 통해 그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관료중심 행정의 틀을 극복해야

이 과정에서 여러 주요한 것이 검토되겠지만 무엇보다 그간 공무원 출신의 3선 시장이 관료 중심으로 울산행정을 운용해 온 것에 대한 변화가 주요하게 다뤄져야 한다. 특히나 정치인 출신 단체장의 경우 자치단체 행정실무에 대한 파악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평가되기에 기존 관료의 벽을 혁신하기 위한 구체적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당선자가 표명하고 있는 시민소통 뿐만 아니라 시민참여와 협력을 위한 구체적인 제도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중앙정치에서 지방정치로 

또한 김기현 당선자는 그간 국회의원으로서 그리고 여당 내 주요보직을 통해 중앙정치에 익숙해 있었으나 이제는 지방자치단체 단체장으로서 지방분권 강화를 위한 철학과 가치를 되새겨야 할 것이다. 본인의 자산인 중앙정부와의 관계망을 활용한 여타의 활동도 중요하지만, 실질적 자치를 위한 자치분권·재정분권 강화를 위한 자신의 입장을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진보정당의 자성이 어느 때보다 절실

그 어느 지역보다 진보정당의 원내진출 비율이 높았던 도시에서 사실상 참패에 가까운 결과를 받은 이번 선거는 진보정당이 처한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진보정당의 분화, 통합진보당의 정당해산심판청구 등 외부적 요인이 있다고는 하나 시대의 흐름, 유권자의 요구에 대응하지 못한 자체적 요인이 적지 않다. 우리나라의 정치 발전을 위해서라도 다양한 정당의 발전이 필요한 상황에서, 각 진보정당은 이번 결과에 대한 자성과 변화를 위한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 

견제와 비판은 언론과 시민사회의 몫

그간 울산정치 특히 울산시의회는 특정 정당이 독점하는 형태가 아닌 여당과 야당 간의 더욱이 진보정당 소속 의원들의 포진으로 인해 상호간의 민주적 경쟁과 비판이 활성화된 특성을 보여왔다. 그러나 이번 선거결과로 인해 정당간 정책 경쟁과 단체장 견제라는 정당 정치가 일정 정도 후퇴할 것이라는 우려가 분명히 존재한다. 

통상 특정 정당이 지역을 독점한 지자체 의회에서 일명 거수기 의회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점을 비춰볼 때 견제와 비판은 상당정도 언론과 시민사회의 몫이 될 것이다. 그간 권력감시 활동을 펼쳐왔던 울산시민연대는 이러한 상황변화에 맞춰 더욱더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다.

56.1%라는 울산의 투표율은 그간 지방선거 투표율보다는 높지만 여전히 부족한 수치이다. 투표 불참자가 많다는 것은 기대하는 대안의 부재를 의미한다는 말도 있다. 이를 감안해 당선자이던 낙선자이던 시민의 목소리를 찾아가야할 것이다. 

시민들의 선택으로 당선된 단체장 및 각 의원들이 시민의 삶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가는 정치를 기대한다. 

-끝-

2014. 6. 9.

사회불평등해소와 참여민주주의실현을 위한 울산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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