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추방의 날 선언문>
“대한민국의 도박공화국화를 규탄한다!!”
-도박추방의 날을 선포하며-
1922년 4월 5일은 사단법인 ‘조선경마구락부’가 발족한 날이다. 우리나라에 합법적 도박의 서곡을 알린 이 날을 기억하며 우리 도박산업 규제와 개선을 위한 전국네트워크는 2006년 4월 5일 오늘 ‘도박반대 선포식과 캠페인’을 진행하게 되었다. 80여 년이 흐르는 세월동안 소위 합법적 도박업은 경마, 경륜, 경정, 카지노, 복권, 소싸움 등 그 종류도 다양해 졌으며, 장외매장을 비롯한 도박장 수만도 전국적으로 82개소로 늘어났다. 이로 인해 얻어지는 전체 매출액은 전년(2005년) 기준 14조원을 웃돌 만큼 성장했다. 이렇듯 정부가 도덕적 비난을 뒤로하고, 도박산업에 발 벗고 나서는 명목은 ‘국민들의 레저문화 증진’, ‘각종 기금 확보’, ‘지방자치단체의 세수 확대’이다. 실례로 각종 복지기금, 주택기금, 문화예술 증진 기금, 청소년 육성 기금 등 도박산업에서 확보되어진 기금은 전체 기금의 무려 52.9%(2004년)에 달한다. 정부는 결국 도박산업에서 얻은 기금으로 국가의 주요 책무를 대신하고 있는 셈이다. 이렇듯 도박산업에 대한 과도한 정부의 기금 의존도는 부처들 간의 경쟁적 구도를 부추기고 곧 부작용 심화로 이어지고 있다.
도박산업의 부작용은 근로의욕 감소, 생산성 저하, 범죄 등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개인을 파멸로, 가정을 파탄으로 몰고 가기도 한다. 불법적 도박을 정부가 ‘특별법’을 제정하여 보호, 육성하는 상황임에도 정부는 도박중독 예방과 치유, 부작용에 대한 어떤 신뢰할만한 대책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결과 ‘레저’와는 전혀 상관없는 장외시설이 국민들의 생활권에까지 침투하고 있으며,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해 실질적 도박장인 성인오락실들이 동네 구석구석 우후죽순처럼 퍼져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도박은 ‘접근성’이 높을수록 중독률도 높아 생활권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게 되는 것이 상식이나, 장외매장과 도박성 성인오락실은 국민들의 생활권 중심으로 파고들고 있는 것이다.
도박을 권하는 사회, 더구나 정부가 도박하기에 알맞은 환경을 조성하는 작금의 현실에서는 합법적 도박 뿐 아니라 그 규모조차 파악할 수 없는 불법적 도박도 덩달아 성행할 수밖에 없다. 물론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도박 산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재정수입 뒤에는 도박만 아니면 평범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했을 수많은 직장인들과 주부, 자영업자들의 후회와 한탄, 피눈물의 세월들이 함께 녹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정부는 이제라도 서민들의 삶의 현실을 인식하고 전국의 도박장화를 즉각 중단하기 바란다. 또 책임 있는 정책과 대안으로 만연한 도박문화를 바꾸어갈 수 있는 노력을 기울이기 바란다. 우리 전국 300여 시민ㆍ사회, 종교단체의 연대체인 ‘도박산업규제및개선을위한전국네트워크’는 정부와 국회 및 지자체에 다음과 같이 요구하는 바이다.
1. 도박산업의 총량적 규제와 개선을 위한 통합 ‘도박법’을 제정하라!!
2. 도박산업 전반을 실질적으로 관리 감독할 수 있는 ‘사행산업감독기구’를 설립하라!!
3. 도박중독 예방과 치유 및 도박 중독자들을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국립도박치유센터를 설립하라!!
4. 전국에 퍼져있는 경마, 경륜, 경정 장외 매장의 신규건립을 중단하고 장외 매장의 허가규정을 대폭 강화하라!!
5. 인터넷 도박, 하우스 도박 등 불법적 도박의 실태를 파악하고, 규제를 강화하라!!
6. 실질적 도박장인 성인오락실의 상품권을 폐지하고 규제를 강화하라!!
2006. 4. 5.
도박산업 규제 및 개선을 위한 전국 네트워크
공동대표 : 권병휘, 김일수, 범산, 이우갑, 이충재 / 집행위원장 : 이진오
사무국 : 기독교윤리실천운동 Tel. 02-794-6200
참여단체 : 기윤실, 참여연대, 흥사단, 경실련지역협의회(50단체),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17단체), 생활개혁시민연대, 천주교원주교구정의평화위원회, 공의정치실천연대, 성남시민의모임, 한국기독교청년협의회, 대전경륜장건립저지를위한충청지역공동대책위원회(83단체), 천안화상경마장저지를위한공동대책위원회(20단체), 나주사랑시민사회단체협의회(10단체), 제주도범도민회, 청주화상경마장반대시민대책위원회(39단체) 등 총 300여개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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