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20년, ‘좋은변화상’] (1) 전북 부안 생태도시 운동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와 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경향신문은 지방자치 20년을 맞아 ‘변화, 혁신사례’를 공모하였습니다. 총 45건(주민운동 17건, 의회혁신 12건, 행정/거버넌스 16건)이 접수되었으며, 이 중 16사례가 선정되었습니다. 16건의 사례들에 대한 소개를 경향신문이 기획기사로 연재하고 있습니다.

 

[지방자치 20년 ‘좋은 변화상’](1) 전북 부안 생태도시 운동
박용근 기자 yk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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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부안의 신재생에너지 단지가 개장을 앞두고 있다. 전국 최초로 수소연료전지·풍력·태양광 시설을 한곳에 모았다. | 부안군청 제공

 

 

ㆍ주민의 힘, 일방통행 정책 막았다

2003년 7월9일 저녁. 전북 부안읍이 요동쳤다. 평온한 시골마을에 살던 주민들이 폭우를 뚫고 거리로 뛰쳐나왔다. 방사성폐기물처분장(방폐장) 자율신청기한을 5일 남기고 주민공청회가 열린 날이었다. 방폐장 유치에 반대하는 주민 2000명이 공청회가 끝나고 반대 결의대회를 연 것이다. 이들은 부안수협에서 군청까지 행진했다. 격포상가는 이날 휴업을 결의했다. 부안 방폐장 관련 주민운동의 시발점이었다. 

5일 후 부안군수와 군의회 의장은 산업자원부에 방폐장 자율유치신청서를 냈다. 군의회 동의 없이 이뤄진 일이었다. 군민 3000여명은 부안군수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를 즉각 열었다. 이때부터 부안수협 옆 광장에는 저녁마다 촛불을 든 주민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2003년 7월부터 2005년 6월까지 열린 방폐장 관련 찬반시위는 무려 300회에 달했다. 이 기간에 구속 45명, 불구속 126명, 즉심 95명 등 사법처리자가 392명이나 됐다. 주민 241명과 경찰214명이 다쳤다. 인구 6만명인 부안군에 상주한 경찰은 8000명이었다. 

후유증은 오래갔다. 농민들 소득은 줄었고 상가도 철시하는 날이 많았다. 많은 주민들은 찬반 갈등으로 인해 심리적 공황상태에 빠져야 했다. 그 반목과 갈등은 수년이 지나도록 이어져 변변한 군민축제 하나 열 수 없었다. 

반전은 최근 일본 원전사태가 터지면서 일어났다. 방폐장 유치에 반대했던 주민들은 그동안 “발전기회를 뺏겼다”는 비난을 감수하며 살았다. 최근 분위기는 뒤집어졌다. 청정부안을 지켜낸 주민운동에 대한 재조명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부안시민발전소 이현민 소장은 “부안주민운동은 군민들에게 자신들의 헌신적이고 단합된 노력으로 국가의 잘못된 정책을 철회시켰다는 강한 자긍심을 심어주고 있다”면서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불러일으켜 지역공동체의 정체성과 과제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논의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지방자치위원회와 풀뿔리자치연구소 이음이 ‘전북 부안 생태도시를 위한 주민운동’을 지방자치 20년 변화·혁신 사례 가운데 ‘좋은 변화상’으로 선정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

실제 부안주민운동은 정부와 우리 사회에 많은 과제를 던져줬다. 정부에는 국가사업의 일방통행은 먹혀들지 않는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또 갈등이 발생했을 경우 사회적 합의를 통해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함을 알려줬다. 정책운용 방식의 변화, 공무원의 관리능력 향상과 같은 과제도 안겨줬다. 

부안군도 상처만 안은 게 아니었다. ‘민란’에 가까운 내홍을 치른 대가로 에너지 정책의 전환을 주도하는 신재생에너지 메카로 도약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에너지 자립마을인 화정마을은 부안군에 둥지를 틀고 있다. 이달 완공 예정인 전국 유일의 신재생에너지단지는 총면적이 35만6000㎡나 된다. 국내 최초로 수소연료전지·풍력·태양광 시설이 집적화돼 있다. 

전북 갈등조정협의회 최형재 사무처장은 “부안주민운동은 소통 없이 민주주의 절차를 포기하고 일방통행하는 정부 정책을 주민 스스로 거부할 수 있음을 보여주면서 지역 독자적으로 발전전략을 세울 수 있다는 지평을 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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