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변구조의 해체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애향’이란 단어는 참으로 정감 있게 다가온다. 매번 들을 때마다 뭉클하며 가슴을 저민다. 전주에서 40년을 넘게 살며 수시로 서울 출장을 다니지만 지금도 호남고속도로로 들어서 전라북도 표지판을 보면 왠지 모를 포근함과 편안함을 느낀다. 그러니 명절 때 터미널이나 주요 간선도로, 전북 초입 등에 게재된 현수막 ‘고향 방문을 환영합니다’를 보며 출향민들이 느낄 아련함을 생각하며 애향운동본부의 역할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곤 했다.

‘애향’을 이야기하며 사심 없이 전개하는 자발적인 고향 사랑과 자원봉사 활동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하지만 애향운동본부가 본연의 역할을 벗어나 지역발전을 빌미로 패권주의와 대결주의로 타 지역과 분란을 조장하고 지역민을 볼모로 한 대결을 조장한다면 이는 전혀 다른 문제이다. 여기에다 자발적이며 독립성을 갖추어야 할 애향운동이 관에 휘둘리며 말로는 독립 운운하고 부화뇌동하거나 대행기관처럼 되어서는 지역구도를 조장하는 큰일 날 조직이다.

얼마 전 신문 보도를 보면 ‘퇴진 압박을 받는 애향운동 본부 간부’가 이사 둘을 새로이 임명하며 관의 보조금을 받지 않는 독립적인 단체인데 일부 인사들이 곡해하고 있다고 했다. 이는 ‘눈 가리고 아옹’하는 언사이다. 스스로 지역원로를 자처하는 분이 행할 일이 아니다. 멀리 볼 것 없이 이번 LH유치 대책위 활동에서 애향운동본부는 도 유치활동의 대리 역할을 한 것은 누구나 아는 일이다. 재정 지출도 대부분 이를 통해 집행되지 않았나? 도의회와 시민단체들이 애향운동본부의 재정적 역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공정하고 투명한 집행내역 공개를 요구하는 시기에 책임 있는 인사의 발언은 딴나라 이야기이다.

최소한의 충언조차도 모르쇠나 동문서답으로 일관하는 행위가 과연 지역 원로를 자처하며 수많은 요직을 독식하고 있는 분의 태도는 아닐 것이다. ‘아직도 나 아니면?’ 하는 모습이 진정한 지역사랑과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아닐까? 그래서 스스로 용퇴하기를 희망하는 것이다. 이를 계기로 애향운동본부는 환골탈태하여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여 출향민들에게 가슴 벅참과 시공을 초월한 동질감을 주고 지역사랑의 모범으로 우리에게 감동을 주기 바라는 것이다.

전라북도도 애향운동본부의 변질에 역할이 없다고 볼 수 없다. 애향운동의 거듭남과 본연의 역할을 찾는데 전북도가 적극 나서 협조해야 한다. 전라북도는 ‘관변단체의 활용론’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운신의 폭을 넓혀야 한다. 김완주 도정이 강 도정을 닮아가는 것, 아니 닮은꼴이 된 것은 ‘그 밥에 그 나물’인 관변단체를 동원하다 스스로 포위된 것이다. 이것은 본인들 스스로 자초한 일이다. 강 도정의 권위적 도정과 불통의 도정, 일방통행식과 ‘오직 한 목소리 아니면 왕따’의 문화를 슬며시 세습한 것이다. 전주시장 시절 ‘강도정’에 매 사안마다 당한 그들이 임기 초반에 다름과 극복을 호언장담 했지만 눈앞의 ‘딸랑딸랑’과 단맛에 도취되어 스스로 그들을 닮아가고 역으로 족쇄가 된 것이다.

김완주 도정은 아직도 3년여의 시간이 남았다. 이제라도 전라북도는 초심으로 돌아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길 바란다. 김완주 도정은 기필코 성공해야 한다. 그래야만 낙후된 전북에 실타래 같은 희망이라도 걸 수 있다. 더 이상 전북도민을 절망의 늪에 빠지지 않게 해야 한다. 비록 가난하고 일자리가 없어 힘겹지만 전북공동체 만큼은 ‘더불어 사는 삶’에서 희망의 단초를 내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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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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