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13년 08월 2013-07-26   1347

[특집] 국정원 간판 내려야

 

국정원 간판 내려야

 

장유식 법무법인 동서남북 변호사

 

참여사회08월호이미지
7월 17일 제헌절맞이 국정원에게 빼앗긴 민주주의 되찾기 시민행동에 참여한 한 시민의 인증샷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국기문란, 불법행위가 극에 달했다. 쿠데타에 준하는 행동도 서슴치 않으며 불법을 감추기 위해 더 큰 불법을 자행하고 있다. 정보기관이 사유화되고, 국가와 국민이 아닌 정권안보기관으로 전락하였다. 권력자들의 잘못이기도 하지만, 국정원 스스로 자초한 일이다. 국민을 걱정시키는 원인이 되고만 국정원은 이제 ‘해체’ 수준의 개혁이 필요하다. 간판을 내려야 한다. 

 

국정원은 그동안 용공조작, 정치 개입, 인권 침해의 중심에 있었다. 역사적으로도 부일장학회 헌납 및 경향신문 매각 사건(65.5), 인민혁명당(64.8) 및 민청학련 사건(74.4), 동백림 사건(67.7), 김대중 납치사건(73.8), 김형욱 실종사건(79.10), KAL 858기 폭파사건(87.11), 남한조선노동당 사건(92.10) 등 굵직굵직한 사건에 개입하였다. 정치사찰은 기본이고, 불법 감청과 인권 침해 수사도 예사다. 그러고 보면 최근 폭로된 ‘원장님 말씀’ 문건(반값 등록금, 박원순 서울시장 사찰 등)은 치기 수준이다. 그러면서도 본연의 정보 수집은 ‘나몰라라’ 한다. 인도네시아 특사단의 노트북을 뒤지다가 절도 혐의로 신고 되기도 하고(2011년 3월), 김정일 사망 사실은 북한 TV를 보고야 겨우 알았다(2011년 12월). 한심하고 걱정스러운 일이다. 

 

참여사회08월호이미지
5월 28일 참여연대는 ‘111인 시민고발단’과 함께 국정원 문건 관련된 국정원 직원 9명을 고발했다.

 

해체 수준의 개혁 필요

 

이미 국정원을 ‘통일해외정보원’으로 바꾸자는 개혁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통일 관련 정보를 주관하도록 하되, 국내 정치에 대한 관여나 국가보안법 등에 대한 수사권을 철저히 근절함으로써 국정원을 ‘전문적인 정보기관’으로 거듭나게 하고자 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내용으로 우선, 수사권의 분리 이관이다. 국정원이 수사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정치에 개입하고자 하는 유혹을 받고, 비밀경찰이 되고 마는 것이다. 독일의 게슈타포나 구소련의 KGB가 아니고서는 최고비밀정보기관이 수사권을 갖고 있는 경우는 없다. 미국의 CIA, 영국의 MI-6, 독 BND, 이스라엘의 모사드 등 주요 국가의 정보기관은 수사권을 갖고 있지 않다. 다음으로 국내 정보 파트는 완전 해체해야 한다. 통일 정보와 해외 정보만을 수집하도록 하고 이로부터 파생된 국내 정보만을 제한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한해야 한다. 보안업무 조정권한도 이양해야한다. 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국정원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예산회계에 관한 특례법 등의 폐지도 필요하다.  

 

최고 권력자의 의지가 가장 중요

 

국정원 개혁과제는 대통령 선거를 비롯한 정권 교체기면 어김없이 제기되었던 이슈였다. 그러나 정작 근본적 개혁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런저런 이유로 국가정보원을 ‘활용’하려는 유혹을 이겨내기 어렵고, 국가정보원의 ‘저항’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국정원을 전면 개혁하기 위해서는 최고 권력자(대통령)의 의지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중정, 안기부, 국정원이 지속해온 사찰의 피해자라고도 할 수 있다. 또한 대통령으로서 국민에게 약속한 것을 이행하려면 이처럼 무능한 정보기관으로는 곤란하다. 아버지가 만들어놓은 비밀경찰을 제대로 된 비밀정보기관으로 만들 반전의 기회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직까지 그런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시절에도 국정원 개혁방안에 소극적이었다. 그가 아무리 부인하려 해도 대선 과정에서 국정원에 큰 빚을 지고 말았다. 

 

최고 권력자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그것이 부족할 경우, 진정한 주권자인 국민이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다. 끊임없이 요구하고, 압박하고, 행동해서 변화시켜야 한다. 더 이상 국정원을 이대로 둬서는 안 된다.

 

 

<표> 참여연대, 민변 등 시민단체로 구성된 공안기구감시네트워크가 2013년 3월 14일 국회에 입법 청원한 ‘통일해외정보원법’ 주요 내용

명칭 통일해외정보원으로 변경한다.

수사권 분리 이관 수사권을 타 기관으로 분리 이관하여 순수한 정보기관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전제조건을 만들고 탈 권력화 한다.

국내 정보 수집 금지 국정원의 국내 보안 정보에 대한 수집 권한을 배제함을 분명히 하고, 국외 정보와 대북 정보를 전담하는 조직으로 재편하되 국내 보안 정보는 해외 정보 등과 관련성 있는 정보일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수집할 수 있도록 한다.

보안 업무 기획 조정 권한 이양 국정원의 보안 업무 기획·조정 권한을 폐지하고 이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로 점차 이양하되, NSC 사무처의 정보 분석 능력을 대폭 강화한다.

감시 강화 국정원에 대한 의회의 통제를 가능하도록 예산회계 특례법을 폐지하고 아울러 민간 참여를 통한 통제를 위해 가칭 ‘정보감독위원회’를 신설한다.


장유식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소장. 박원순 사무처장시절, 그 꾐(?)에 빠져 상근변호사로 3년여를 근무했다. 현재는 중랑구 면목동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고, NGO와 정치, 나아가 공동체에 대해 늘 고민하고 있다.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실시간 활동 SNS

텔레그램 채널에 가장 빠르게 게시되고,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