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13년 11월 2013-10-30   929

[처장보고] 공감과 행동, 이달의 참여연대

이태호 사무처장이 보고합니다

공감과 행동, 이달의 참여연대

 

해도 너무 한다 1  

 

국정원 직원들이 인터넷 사이트에 댓글만 단 것이 아니라 트위터에서도 정치 공작을 펼쳤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국방부 사이버 사령부의 댓글 공작과 선거 개입, 국가보훈처와 행정안전부(현 안전행정부)의 안보 교육을 빙자한 선거 개입까지 국가기구들이 총체적인 선거에 개입했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국방부는 사이버 사령부의 댓글 공작이 몇몇 개인들의 일탈 행위인 것처럼 묘사하고 있지만 이를 믿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여당이 선거운동본부 외곽에 불법적으로 조직했던 십알단(십자군알바단)과 이들 국가기구들이 사이버 공간에서 긴밀히 협력했다는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며칠 전 참여연대를 방문했던 국제적인 선거감시기구 안프렐ANFREL의 이챌Ichal Supriadi 사무총장도 특정 국가기구가 예산을 사용해서 조직적으로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활동했다면 그건 ‘부정선거’라고 말하면서 한국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놀라워 하더군요. 굳이 국제기구 사무총장의 언급을 거론하지 않고 최소한의 상식에 입각하더라도 이쯤 되면 총체적인 불법부정선거였다고 볼만합니다. 그런데 ‘선거가 불공정했다’는 상식적인 지적에 대해서조차도 박근혜 정부와 여당은 선거 결과에 불복하는 거냐고 한 없이 뻣뻣한 자세로 도리어 국민을 협박하고 야당을 꾸짖고 있습니다. 적반하장이라는 건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겠지요. 

 

외압과 보복, 증거인멸과 축소·은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미 드러난 국정원 대선 개입 혐의 중 국정원장과 관련된 최소한의 것만 수사해오던 검찰총장이 사생활이 털린 채 검찰총장직에서 쫓겨나다시피 물러났고, 검찰 특별수사팀장마저 국정원 수사 외압이 있었음을 증언했다가 감찰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직 국정원장이 법원의 영장을 받아 검찰에 체포된 국정원 직원들에게 수사를 거부하라고 공문을 보낸 것, 국방부가 사이버 사령부 요원들의 선거개입 증거들을 서둘러 삭제하고 있는 것은 하나같이 현 정부가 지난 대선에서 일어난 불법행위들을 감추는데 공모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박근혜 대통령 스스로 국가기관들의 불법행위로 득본 것이 없다고 강변하고 있는데, 득본 것이 없다면 이런 불법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수사하고 책임을 물어야하지 않을까요? 그런데도 박근혜 정부는 온갖 권력을 동원하여 진상 규명 작업을 억압하고 있습니다. 현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이 대선 기간에 일어난 불법행위의 공모자가 아니고서야 어떻게 불법행위를 감추고 은폐하며, 나아가 그 수사 자체를 방해하고 핍박할 수 있단 말입니까? 박근혜 정부의 침묵과 은폐 시도가 계속될수록 현 정부가 대선에서 일어난 불법행위의 공범임을 스스로 입증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걸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은 모르는 것 같습니다.  

 

참여연대는 이 사건이 한국판 워터게이트 사건, 아니 그보다 더 심각한 사건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 사건의 진상 규명과 책임 추궁은 권력감시단체로서의 정체성과 관련된 것이고, 나아가 지난 20여년간 어렵게 발전해온 대한민국 민주헌정질서의 본질과 관련된 것입니다. 참여연대는 대충 문제제기만 하고 넘어갈 생각이 추호도 없습니다. 

 

참여연대는 지난 6월부터 본격화한 국정원 대선 개입 진상 규명 시민 행동이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참여연대는 이미 국정원 대선 개입 시국회의와 촛불집회를 이끌어왔습니다만, 오는 11월부터는 더욱 분발하여 이 헌정 유린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발휘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고자 합니다. 우선 외압과 은폐의 장본인인 황교안 법무장관과 남재준 국정원장,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서는 김관진 국방장관을 물러나게 하는 데 총력을 집중하고자 합니다. 더불어 검찰총장마저 외압으로부터 온전치 못한 현재의 검찰 구조에서는 진상 규명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므로 독립적인 특별검사를 임명하기 위한 압박도 지속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국가기구의 불법 대선 개입 사실을 축소·은폐하는 박근혜 정부의 잘못을 지적하고 규탄하기 위해 지금까지 관망해오던 정치권과 시민사회 인사들과 다각적인 협력을 강화해나가고자 합니다. 14,000여 회원들께서도 동료 시민들과 함께 불의에 맞서 참여연대가 제안하는 시민행동에 동참해 주시기를 호소드립니다. 

 

해도 너무 한다 2  

 

60,000명의 조합원을 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단 9명의 해고자가 조합원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는 이유로 고용노동부가 사실상 해산을 명령했습니다. 정부는 이 조치가 적법한 것이라고 우기고 있습니다만, 정부가 적용한 것은 법 조항도 아닌 시행령이고, 설사 전교조가 위법한 행위를 한 것이 분명하다고 하더라도 단 9명 때문에 60,000여명 조합원들의 지위를 박탈하는 처사는 초법적인 과잉 처벌이라고 대다수 재야 법조인들이 지적하고 있습니다. 

전교조에 대해 조합 지위를 박탈한 것은 단순히 일개 단위노조에 대한 탄압을 넘어서서 80년대 이후 형성된 우리사회 결사의 자유와 노동권의 본질적 요소에 대한 도전이기도 합니다. 전교조의 활동에 찬성하건 반대하건 정부가 임의로 전교조 자체를 불법화하는 이 상황을 절대로 용납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전교조를 지키는 일에 참여연대가 앞장서겠습니다. 

 

해도 너무 한다 3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 시절, 그리고 인수위 시절 내걸었던 민생복지 공약이 무더기로 번복되거나 후퇴하고 있습니다. 기초노인연금 2배 인상 공약, 4대 중증질환 100% 국가책임 공약, 무상보육 공약, 장애인등급제 폐지 공약 등이 크게 후퇴하거나 번복되었습니다. 전월세 대책, 재벌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규제 방안도 유명무실해졌습니다. 국민 합의 없는 민영화는 절대 추진하지 않기로 해놓고 철도민영화를 강행하고 있고, 쌍용자동차 무더기 정리해고에 대해 국정조사를 하겠다는 공약도 사실상 폐기하였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지난 대선에서 경제민주화와 민생복지를 공약한 결과로 출범하였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보수여당조차 경제민주화와 민생복지, 그리고 노동권 보호를 공약하지 않을 수 없었던 이유는 이미 극단에 이른 양극화와 고령화, 그리고 갑을관계로 대표되는 사회적 정의의 실종으로 인해 우리사회가 더 이상 지탱되기 힘들다는 위기의식 때문이었습니다. 때문에 박근혜 정부 주요 공약의 후퇴와 실종은 이 정부의 성패를 떠나서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하게 할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하자는 사회적 합의가 파기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참여연대는 지난 상반기 동안 을살리기 운동을 효과적으로 전개해 온 것을 발판으로 최근의 민생복지 공약 후퇴를 염려하는 모든 사회 세력과 함께 폭넓은 민생복지-경제민주화 연대를 형성하여 정기국회 전후 박근혜 정부의 공약 이행과 관련 예산 배정을 촉구하는 정책 제안과 압박 활동을 강화하고자 합니다. 

 

해도 너무 한다 4

 

정부와 한전이 765kV 고압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밀양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공권력으로 밀어붙이고 기어이 기반 공사를 강행하고 말았습니다. 이에 연대하는 종교계 인사들과 환경운동가들, 그리고 시민들을 외부 세력으로 몰아붙이면서 마구잡이로 연행하여 일부는 구속하고 있습니다. 한편, 국무총리실은 강정마을 주민들이 해군기지 건설 공사에 반대하여 철저한 검증과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강정마을을 아예 갈등해소지역으로 분류하여 강정마을 주민들의 무너진 가슴에 또 다른 상처를 내고 있습니다. 그 뿐만 아닙니다. 용산참사를 야기한 무리한 강제 진압 작전을 진두지휘했던 김석기 전 서울경찰청장은 한국공항공사 사장에 낙하산 사장으로 취임하여 유가족들이 항의 농성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김석기 사장은 내부 인사 추전 과정에서도 최하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일반적인 인사 원리에도 반한다는 지적입니다. 대한문 앞에 쌍용노동자들의 분향소 설치를 금지한 경찰의 조치는 아직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참여연대는 지난해 이들 갈등 사안과 관련된 주민과 노동자들이 함께 협력하는 SKY+N( S;쌍용+K;강정+Y;용산+N;탈핵/밀양) 공동행동을 구성하여 활동한 바 있습니다. 참여연대는 이들 갈등 현안에 대해 밀어붙이기로 일관하고 있는 박근혜 정부에 항의하고 자칫 잊혀질 수도 있는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새롭게 2013 SKY+N 공동행동을 형성하는 기획에 함께 하고 있습니다.  

 

몇가지 성과들에 대해 보고합니다.

 

참여연대는 올해 2월과 10월 KT 이석채 회장을 배임 혐의로 두 차례 고발한 바 있습니다. 최근 검찰이 KT와 이석채 회장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습니다. 

 

을살리기 사업의 결과로 지난 10월 17일 미니스톱 본사와 가맹점주들간 상생 협약이 타결된 데 이어 롯데 그룹 측과 피해 당사자들과의 상생협약과 상생기구 구성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이 달치 『참여사회』가 발간될 무렵 좋은 소식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이상 사무처장이 보고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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