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15년 04월 2015-04-02   1480

[특집] 세월호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어디까지 왔나?

세월호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어디까지 왔나?

박근용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참여사회 2015년 4월호(통권 221호)

 

지난 1년 동안 세월호 참사의 진실은 얼마나 밝혀졌나? 재난방지와 안전대책은 얼마나 개선되고 시행되고 있는가? 검찰이 수사하고 1심 재판을 하면서 밝혀진 것도 있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다. 정부와 국회에서 만든 안전대책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턱없이 부족하다.

 

수사와 재판, 감사원 감사와 국정조사

검찰은 △세월호 침몰원인과 승객구호의무 위반 책임, △선박안전 관리, 감독 부실 책임, △사고 후 구호과정의 위법행위 등을 수사1)하였다. 세월호 선원들에 대한 재판과 청해진해운 및 화물업체, 운항관리자에 대한 1심 판결은 작년 11월에 선고되었고, 구호현장에 있었던 해경 123정장에 대한 1심 판결은 올해 2월에 선고되었다.

이들 수사와 재판을 통해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는데 필요한 증언과 조사 자료들이 많이 나왔다.2) 수사와 재판에 따르면, 세월호는 선사 측의 무리한 증톤 및 과적으로 인해 복원성이 현저히 악화된 상태에서 운항하던 중, 조타수의 조타미숙으로 인한 대각도 변침으로 배가 좌현으로 기울며 제대로 고박되지 않은 화물이 좌측으로 쏠려 복원성을 잃고 침몰하였다. 세간에 거론되던 좌초나 다른 물체와의 충돌은 없었다고 한다.

해양경찰청에 대해 감사를 실시한 감사원은 △해상관제를 소홀히 하여 조기에 사고 사실을 인지하는 데 실패했으며, △해경본청과 서해 해경청, 목포해경서로 구성된 구조본부가 소극적이고 부적절하게 ‘상황지휘’했으며, △현장에 도착한 구조세력의 현장 구조 활동도 부적절해 승객 구조기회를 잃어버렸다고 밝혔다.3) 현장에 출동한 123정장은 퇴선유도 조치를 하지 않았다.

정부의 대응과 관련해서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재난 구조상황 파악 등 본연의 역할보다는 언론브리핑에만 몰두해 발표내용 등에 혼선을 야기하였고 △해경과 해수부 등에서는 사고접수 후 유관기관 등에 사고발생 및 진행상황 보고를 늦게 했고, 피해 및 구조상황도 부정확하게 전파했다고 밝혔다.

 

더 중요해진 세월호조사특별위원회 활동

국회도 ‘세월호침몰사고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이하 국정조사특위)’를 구성해 조사활동을 진행했다. 6월 2일부터 활동한 국정조사특위는 청문회 증인 채택을 최소화한 여당 의원들과 자료제출을 거부한 청와대4)때문에 파행을 거듭했다. 그나마 해경 상황실과 청와대 간의 핫라인 녹취록5)이 공개되고, 참사 직후 7시간 동안 대통령에 대한 대면보고도 없었고 대통령이 참석하는 회의도 없었다는 사실도 확인되었다.

하지만 청와대의 지휘와 역할은 아직 커튼 뒤에 있다. 대통령에게 서면보고를 여러 차례 했다고 하는데 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123정장의 잘못은 밝혀졌다지만, 해경이 군과 소방본부의 지원인력까지 거절하면서, 민간 잠수사 투입까지 지체해 구조와 수색에 최선을 다하지 않은 과정과 이유도 명쾌히 확인되지 않았다. 선박 관련 안전규제들이 계속 풀어진 과정도 조사하지 않았다. 대각도 변침이라는 조타실수가 없었는데도 침몰했을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즉 화물고박이 알려진 것보다 더 부실했거나 배의 복원성이 더 나빠서 작은 각도로 조타했는데도 배가 쓰러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형사처벌을 전제로 한 수사였고, 구속 피고인에 대한 재판이므로 6개월 안에 끝내야했기 때문에 조사와 검증과정이 충분치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국정조사는 정치공방으로 그 취지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는 점은 처음부터 예견되었다. 따라서 세월호특별법에 따라 만든 세월호조사특별위원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효과는 미지수인 정부 재난방지대책

참사 발생 한 달 후인 5월 19일, 박근혜 대통령의 담화를 시작으로 정부는 재난방지와 안전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재난안전관리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국민안전처’를 신설하고 해양경찰청과 소방방재청의 기능을 안전처로 이관하는 정부조직을 개편하고,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을 개정해 재난관리기능을 ‘국민안전처’로 일원화하고, 안전점검 공무원에 대해 특별사법경찰권을 부여하며, △재난안전에 관한 특별교부세를 지방자치단체에 교부하는 권한을 국민안전처장관에게 부여하도록 지방교부세법을 개정하고, △퇴직 공직자를 통한 민-관 유착 등 공직사회 부패를 근절하기 위해 공직자윤리법을 개정하겠다고 했다.

국회 다수당인 여당의 지원을 받아 국회에서 관련 법률을 개정했기 때문에 정부 계획은 대부분 실행되었다. 세월호 참사 직후 국회의원들이 제출한 안전관련 법안들도 통과되었다. 선박안전 규정을 강화하고 처벌수위를 높인 선박안전법 개정안과 선박안전운항 관리자의 책임과 권한을 강화한 해운법도 개정되었다. 재난 피해자와 가족 및 구조요원의 치유회복을 지원하는 국가의 의무를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추가하였다.

문제는 정부의 재난방지대책의 실효성 유무다. 4개 권역별 119특수구조대를 만들고, 해난사고에 대비한 특수구조대를 만드는 등 재난대응 현장조직을 신설하고 있지만, 실제 역량도 강화되었는지는 의문스럽다. 소방관들의 열악한 장비와 부족한 인력상황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안전위험요소를 고의적으로 무시하다가 사고가 터져도 별로 타격받지 않는 수준의 형사처벌과 손해배상으로는 기업 경영진과 시설관리 책임자들의 책임의식을 높일 수 없다. 거주지역 주변의 위험정보를 시민들이 알 수 있는 방법도 부족하고, 문제를 제기할 방법도 뚜렷하지 않다. 위험을 감지한 현장 작업자들이 작업중지를 요청할 수 있는 권한도 미약하고, 공익제보 할 수 있는 여건도 충분치 않다. 정부의 정책기조에서 안전은 여전히 뒷전에 밀려나 있다. 수명이 다한 원전을 계속 운영하고 있고, 규제완화라는 정책기조도 굳건히 유지되고 있다.

지난 해 11월부터 국회에는 ‘국민안전혁신 특별위원회’가 운영되고 있다. 올 4월 말까지 활동하는 이 위원회는 최근(3.23)까지 모두 9차례 회의를 열어 국민안전처,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환경부, 고용부, 교육부, 원자력안전위원회, 중앙소방본부 등 각 정부기관으로부터 재난방지와 안전정책 수립 현황을 보고받았다. 그런데 보고하는 것에서 나아가 정부대책에서 빠진 것을 국회 차원에서 보강하고 정부정책기조를 바꿀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서도 세월호조사특별위원회의 활동이 더 중요해졌듯이, ‘안전사회 소위원회’가 있는 세월호조사특별위원회의 활동이 중요해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

 

 

1) 2014.10.6 대검찰청 발표 <세월호 침몰사고 관련 수사 설명자료>
2) 4.16작가기록단의 일원이기도 한 오준호 작가가 펴낸 <세월호를 기록하다 – 침몰 구조 출항 선원, 150일간의 세월호 재판기록>(미지북스)은 진실을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3) 감사원은 작년 5월 14일부터 30일간 안전행정부, 해양수산부, 해양경찰청 등 정부기관을 상대로 감사를 실시했다. 7월 8일 중간발표에 이어 10월 10일에 <세월호 침몰사고 대응 및 연안여객선 안전관리·감독실태> 결과를 최종발표했다.
4) 청와대는 국정조사특위 위원들로부터 205건의 자료를 요구받았지만, 불과 7건만 제출하는데 그쳤다.
5) 청와대가 대통령에게 보고할 내용을 해경 쪽에 다그치고, 해경이 370명 구조라고 잘못 보고하는 내용 등이 포함된 녹취록

 

박근용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육성을 기록한 <금요일에 돌아오렴>은 눈물만 흘릴 것 같아 손도 못대고 있지만, <세월호를 기록하다>는 단숨에 읽었다. 참여연대에서 협동사무처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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