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16년 04월 2016-03-30   506

[특집] 변화를 꿈꾸는 당신에게

특집_나는 투표한다, 고로 존재한다

 

 

변화를 꿈꾸는 
당신에게

 

 

글. 임경지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봄기운이 스멸스멸 피어나 낮에는 따뜻한 볕이 들어옵니다. 어느새 가까이 온 봄, 그리고 4월에 총선도 있으니, 사회를 한 번쯤 품어본 사람은 그 어느 때보다 묘하게 설레는 시간입니다. 그런데 들려오는 총선 소식은 설렘을 갖기도 전에 실망으로 돌아옵니다.

부패와 부정으로 얼룩진 선거와 청년을 놓고 표 계산만 하는 정치에 대해 냉소하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리고 언론에 대한 불신도 한 몫 하는 요즘입니다. 사회의 아픈 소식을 전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공론장으로써의 언론이라기보다 오히려 갈등을 조장하고 반목을 일삼는 구태만 남아 염증이 느껴집니다. 

그러나 좋은 정치를 위한 우리의 바람은 그치지 않습니다. 뉴스에는 나오지 않지만 단 하나의 목소리라도 전달하기 위해 페이스북에 소식을 올리는 시민, 서툰 솜씨로 이미지를 만들어 카카오톡으로 지인에게 보내는 시민, 그리고 일상에서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우리의 움직임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총선 역시 그냥 지나칠 수 없습니다.

 

참여사회 2016년 4월호 (통권 233호)

다시 강조하는 청년의 삶
그동안 수많은 정치인들이 청년에 대해서 말하는 사이, 청년의 삶은 오히려 나빠졌고 청년에 대한 편견은 오히려 가속화되었습니다. 그들이 발표한만큼 청년정책이 실제로 시행이 되었고, 기대한만큼 정책이 잘 되었다면 정말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2004년 청년실업해소특별법이 실시된 이후 10년 동안 오히려 청년 주거, 청년 부채와 같이 문제는 다양화되었고, 청년의 빈곤은 보편적인 현상이 되었습니다. 

사상 최대를 매번 경신하고 있는 청년 실업률, 서울 청년 10명 중 3명에 해당하는 주거 빈곤율, 점점 더 쌓여가는 학자금 대출은 물론 지난 해 전 세대 중 20대가 유일하게 개인 파산자가 증가했다는 지표는 이제 우리에게 큰 충격을 주지도 않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빈곤이 그저 일시적으로 겪는 것이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지금의 청년세대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건립된 이래 부모세대보다 가장 가난한 세대가 되었습니다. 이것은 청년세대부터 시작된 가난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이야기와 같습니다.

누군가는 ‘청년’이라는 말이 너무나도 많아서 지겹다고 합니다. 88만원 세대, N포 세대, 그리고 달관 세대까지 청년을 호명하는 말은 많았고 20대가 투표를 안 해서 사회가 좋아지지 않는다는 ‘20대 개새끼론’까지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청년을 위한 법령은 단 3개에 불과합니다. 자치법규는 49개입니다. 다른 세대와 비교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수 있으나 구체적인 청년정책의 현황을 살펴보기 위해 비교해보면 아동과 관련해서는 23개의 법령, 796개의 자치법규, 청소년은 19개의 법령, 1565개의 자치법규, 노인은 13개의 법령, 1279개의 자치법규가 있습니다. 

이렇듯 청년이 처한 위기의 진단과 원인, 해결책을 성찰하기에도 벅참에도 불구하고 청년정책은 마치 청년을 하나의 고립된 섬처럼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원인과 결과를 다시 청년에게 돌리는 악순환을 겪기에 바빴습니다. ‘청년들이 살기 힘들다’는 소리가 나올 때마다 한 쪽에서는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라거나 ‘내가 젊었을 때는 더한 일도 했는데 요즘 청년들은 너무 나약해’라는 말이 그렇습니다.

그래서 지겹다는 사람이 있을지라도, 척박한 청년정책을 상기하며 저는 다시 한 번 청년이 처한 현실을 힘주어 강조할 수밖에 없습니다.

 

나쁜 갈등을 걷어내는 좋은 정치
저는 요즘 ‘나쁜 갈등’이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표적으로 세대갈등이 그렇습니다. 특정 세대에 대한 잘못된 편견과 오해가 계속 퍼지고 있습니다. 청년들은 무절제하고 미성숙하다는 것, 어른들은 배려하지 못하고 꼰대라는 것이 대표적으로 그렇습니다. 이런 말들이 가득할수록 협력, 이해, 화해는 촌스러운 말이 되고 무언가를 바꿔보려는 사람들은 쉽게 배제됩니다. 오히려 누가 더 자극적으로 욕을 하는지만 남게 됩니다. 결국 상처만 남고 해결은 요원해집니다. 

본래 정치의 본질은 갈등을 통합하는 데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갈등을 조장하고 확대하는 책임은 정치에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노동시장 구조개혁이 그렇습니다. 장년층의 일자리가 줄어야 청년들의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단순한 계산식과 달콤한 거짓말로 온 사회를 휘젓더니 선거철이 되자 다시 슬그머니 들어갔습니다. 공공임대주택을 둘러싸고 극심한 갈등을 빚다가 주거안정에 대한 청년들의 바람은 전달되지도 못하고 정부가 스스로 사업을 취소하기도 합니다. 언론은 이를 두고 부모세대의 생존과 청년세대의 욕심으로 일축합니다. 남은 것은 결국 부모세대와 청년세대의 서로를 향한 손가락질입니다. 우리가 만든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이제는 누군가를 향해 손가락질 하는 나쁜 갈등을 멈춰야 합니다. 이제는 손가락을 접고 손을 잡아야 합니다. 저는 부모세대의 고생 덕분에 우리 사회가 이만큼 올 수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한 부모세대의 노고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동시에 저는 우리 사회가 더 나아졌다면 우리 세대는, 우리의 다음 세대는 고생을 그만했으면 합니다. 누군가의 땀 흘린 과거 위에 우리가 있는 만큼 다시 눈물과 땀을 물려주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고생한 만큼 이제는 편하게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내일을 이야기합니다. 대학생 기숙사가 지어질 때 반대하는 주민들에게 이기적이라고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기숙사가 필요한 대학생들에게 배가 불렀다고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불안한 노후가 코앞인 부모세대와 하루하루 월세 불안에 놓인 청년세대가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 이제 국민연금을 튼튼히 하자는 제안을 하고 싶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년의 월급을 챙겨주기 힘든 치킨집 사장님에게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대기업의 골목 상권 침해에 같이 목소리 내고 치솟는 상가 임대료를 단호히 잡자고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원하는 내일입니다.

우리가 바라는 내일은 모두가 더불어 잘 사는 사회입니다. 누군가를 희생 시키며 쌓아올린 사회는 옳지도 않고 지속가능하지도 않습니다. 내일은 더 잘 될 것이라는 헛된 희망으로 오늘의 행복을 유예시키는 사회는 그 누구도 여유롭지 못합니다. 부모세대가 우리 자식들은 이 고생을 안 해도 되게 하겠다는 그 진솔한 마음을 안고, 바로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이렇게 손을 내밀고 또 잡아달라고 말합니다. 우리가 바라는 변화는 그리 소박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나쁜 갈등을 넘어 더 나은 대안을 찾기 위해 이번 총선, 우리는 변화에 투표할 것입니다. 바로 당신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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