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21년 09월 2021-09-01   1603

[통인] 세 번의 노크로 열리는 문 – 밴드 ‘9와 숫자들’

세 번의 노크로 열리는 문

밴드 ‘9와 숫자들’ 보컬 송재경

월간참여사회 2021년 9월호 (통권 288호)

ⓒ박상환  

2007년 노무현 정부 때 처음 발의되어 2012년 당시 문재인 후보 공약이기도 했던 차별금지법은 안타깝게도 15년 동안이나 번번이 ‘사회적 논란’을 이유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법이다. 지난 6월, 차별금지법 제정을 바라는 시민 10만 명 동의를 얻은 청원안이 제출된 데 이어 현재 3건의 의원발의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모두의 평등할 권리는 대체 언제까지 유예되어야 하는 걸까?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더는 늦출 수 없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시민사회가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노래로 힘을 보태고 있는 이들이 있다. 차별금지법에 대한 지지와 연대를 담은 노래 〈Opening(오프닝)〉을 발표한 밴드 ‘9와 숫자들’이다. 지난 8월 16일, 합정 무대륙에서 ‘9와 숫자들’의 리더이자 보컬 송재경 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지난 6월 21일, 차별금지법에 대한 지지를 담은 곡 〈Opening〉을 발매했다. 어떻게 노래를 만들게 됐나. 

지금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이 막판 총력전 중인데 대중 저변을 넓히는 일환으로 노래 챌린지를 해보자고 차별금지법제정연대(이하 ‘차제연’)에서 먼저 제안을 주셨다. 전부터 필요한 곳에 노래로 도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였는데, 약간 머쓱한 기분? 왜냐면 잘 알고 만들어야 하는데 뒤늦게 참여한 감이 없지 않아서. 그런 우려를 말씀드리니 차별금지법에 대한 ‘9와 숫자들’의 고민을 ‘9와 숫자들’ 방식으로 풀어내면 된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관련 기사 찾아보고 차제연 활동가에게 쟁점도 물어보면서 차별금지법을 속성으로 공부해서 노래로 만들었다. (웃음)

노래만 처음 들었을 땐 차제연과 함께 작업한 곡인지 몰랐다.

그게 클라이언트 주문이었다.(웃음) 차제연에서 두 가지 포인트를 말했는데 하나는 무겁지 않았으면 좋겠다, 또 하나는 ‘9와 숫자들’ 노래 같으면 좋겠다는 거였다. 그분들 말씀에 따르면 차별금지법이 일부 불쌍한 사람들을 위한 법이 아니라 누구나 보편적으로 누려야 할 권리를 되찾고, 안전하게 보호받자는 운동이기 때문에 누가 들어도 밝고 편안한 느낌이 나길 원하셨다. 그래서 최대한 무겁지 않게, ‘9와 숫자들’ 스타일을 많이 담으려고 노력했다. 곡이 나온 지 두 달 정도 됐는데 결과적으로 만족해주셔서 다행이다.

가사 중에 “세 번 노크를 하면 활짝 열어주기로 해” 의미가 궁금하다. 왜 한 번이 아니고 세 번일까? 

중의적 의미인데, 2007년부터 입법 노력이 있었고 제정될 뻔하다 좌절된 게 크게 세 번 정도라고 들었다. 꼭 그게 아니라도 ‘세 번’이란 게 이제쯤이면 진짜 해야 한다는 그런 느낌이랄까? ‘그래, 한번은 편견 때문에 거부할 수 있고, 두 번째는 이해관계 때문에 피할 수 있어. 근데 사람이 세 번씩 이야기했을 땐 좀 들어주고 진지하게 마음을 열어주면 좋겠어’ 하는 느낌이다.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이) 여태껏 쌓아온 과정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수용해야 할 누군가가 있다면 이제 진짜 때가 됐다는 최후통첩이기도 하다.(웃음)

노래 가사에 맞춰 뭐든 열리는 것을 영상으로 찍어 SNS에 올리는 시민 챌린지도 진행 중이다. 서지현 검사를 비롯해 크라잉넛, 이날치 등 유명 뮤지션들이 참여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영상이 있다면?

‘악당광칠’이라는 극단 분들 영상이 기억에 남는다. 재밌고 밝고 페스티브한 느낌이 우리가 곡 만들 때 상상했던 이미지 그대로였다. 재즈 스타일로 편곡하신 뮤지션 말로 님의 피아노 연주와 노래도 멋있었고 개인적으로 친분 있는 국악 뮤지션 정민아 씨의 가야금 편곡도 좋았다. 그밖에 많은 분들이 각양각색 자기만의 스타일로 챌린지에 참여해주셔서 재밌게 보고 있다. 사실 우린 자발적 왕따 밴드다.(웃음) 평소 음악적 네트워크나 친한 뮤지션 없기로 유명한데, 잘 모르는 분들이 저희 노래를 계기로 자발적으로 결집되는 경험이 신기하고 좋았다.

Open your mind Open the door

세 번 노크를 하면 활짝 열어주기로 

세상 모든 사람들이 똑같을 수는 없지만 

한 걸음 물러서서 보면 다 같은 

밝기로 빛나

– 〈Opening〉 중에서 

월간참여사회 2021년 9월호 (통권 288호)

월간참여사회 2021년 9월호 (통권 288호)

이미지 제공 프로젝트퀘스천

곡 발매 얼마 전 차별금지법 제정 국민동의청원 10만 명이 달성되기도 했다(6/14). 청원에도 참여했나. 

물론이다. 다 된 밥에 숟가락 얻는 느낌 들어서 송구한 마음이 들었던 거 같다. 왜 좀 더 일찍 관심 갖지 못했나 후회도 됐고. 그래도 긴 시간 싸워온 분들이 계셨기에 그 과정 속에 저변이 넓어질 수 있었고 덕분에 나처럼 몰랐던 사람들까지 청원에 참여해서 10만 명이 달성됐으니 헛된 시간은 아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역시 너무 오래 걸렸다는 생각은 든다.

9월 정기국회에서 본회의를 통과해야 연내 법이 제정되는 일정이다.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우리 사회의 어떤 부분이 바뀔 거라고 기대하나. 

사람마다 갖고 있는 상식의 수준이 다르듯 차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차별을 인정하는 선이 다 다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가이드라인(규정)이 필요한 것 같다. 이를테면 ‘노키즈존’이 그렇다. 논란의 여지없이 명백한 차별인데도, 아이들이 시끄러워서 피해를 준다고 주장한다. 어떤 상식과 상식의 싸움처럼 되는 상황들이 안타깝다. 그런데 법제화가 되면 내가 당장 받아들이지 못하더라도 지켜야 하는 게 된다. 의식이 먼저 갖춰지면 좋지만 그게 어렵다면 어느 정도 제도적인 강제가 필요한 것 같다. 처음엔 거부감이 들더라도 그 과정 속에 고민이 시작될 것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의식화가 된다고 본다.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지금보다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갖고 살아갈 수 있다. 그래서 더욱 법 제정이 시급하다.

살면서 직접 차별 받아본 경험이나 주변에서 차별을 목격한 적은? 

씁쓸한 얘기지만 한국 사회에서 헤테로 남성이 차별을 경험하는 것은 해외에 나갔을 때다. 코로나가 막 시작될 무렵에 영국으로 신혼여행을 갔는데 아시아인 혐오를 실감하고 왔다. 지나가면서 욕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밤에 다닐 땐 조심하게 되더라. 그게 가장 최근에 직접 경험한 차별이었고, 개인적으로 남성이 많은 건설 회사를 다니다 보니 일상에서 수많은 차별을 목격하게 된다. 대표적인 게 대기업 남녀 연봉격차 같은 거다. 다 옛날 얘기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지금도 공고히 변하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격차를 줄이려는 노력을 ‘역차별’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사회 권력구조는 굉장히 다양하고 여러 층위로 섬세하게 조직돼 있다고 생각한다. 지역, 학력, 성정체성 또는 외모일 수도 있다. 문제는 자신이 경험한 차별이 그 다양한 층위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경우도 많고 그 뭔지 모를 차별에서 느낀 분노를 더 약자나 소수자에게 푸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다. 이주민에 대한 차별이나 소위 ‘이대남’ 현상도 그런 것 같다. 자기들이 뭐 땜에 힘든지는 잘 모르겠고 당장 탓할 데가 없으니까 쿼터제, 여성우대정책 때문이라면서 역차별을 주장하는데 진짜 해선 안 될 얘기다. 물론 그들도 어떤 층위에서는 차별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적어도 ‘젠더’라는 레이어 안에서는 권력층이 맞다. 소수자로서 경험이나 감수성이 부족해서가 아닐까 한다. 저도 마찬가지고. 그걸 경험하고 학습하기 위해서라도 차별금지법 제정은 필요하다.

월간참여사회 2021년 9월호 (통권 288호)

밴드 ‘9와 숫자들’ 리더이자 보컬 송재경 씨 ⓒ박상환

스스로 ‘헤테로 남성’이라고 표현했는데, 그런 고민을 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 

같이 사는 분 덕분이다.(웃음) 오래 만나다가 결혼했는데, 연애 과정에서 교양의 시간을 많이 쌓았다. 그런 배움의 과정 와중에 참여한 젠더 토크콘서트에서 한 여성 패널 말씀이 크게 와닿았다. (차별의) 당사자가 아닌 주변인이 할 수 있고 또 해야 하는 일은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하더라. 그때부터 생각을 바꿨다. 내게 ‘여성주의’가 중요한 이유는 그게 내 사랑하는 사람, 내 삶의 일부인 사람을 위한 싸움이기 때문이다. 여전히 내 삶과 가장 맞닿아 있는 문제다.

그럼에도 항상 마음속에 괴리는 있다.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도 비슷한데, 내가 직접적인 차별을 아주 많이 경험하지는 못했다는 거다. 소수자로서 정체성을 제대로 가져보지 않은 내가, 과연 그들과 연대할 수 있을까. 이게 가식이나 위선은 아닐까. 내가 가진 기득권을 다 내려놓고 싸워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고민. 근데 마음이 그쪽으로 향하는 건 어쩔 수 없잖나. 그것까지 내 삶인 거고. 내가 뭐라고 사람들한테 이런 얘길 할까 생각하다가도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될 수 있다면 계속 하고 싶다고 생각한다.

작은 조약돌이 되고 말았네 

잔물결에도 휩쓸리는

험한 산중 바위들처럼 

굳세게 살고 싶었는데

– 〈유예〉 중에서

높은 마음으로 살아야지 

낮은 몸에 갇혀있대도 

평범함에 짓눌린 일상이 

사실은 나의 일생이라면 

– 〈높은 마음〉 중에서

‘9와 숫자들’ 노래에는 약자나 소수자에 대한 연민과 위로가 담겨있다는 평이 많다. 원래 스스로 그런 정서가 있는 편인가. 음악적 소재나 영감은 어디서 얻는지 궁금하다. 

글쎄,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어릴 때부터 TV에 슬픈 얘기가 나오면 많이 울었다. 밴드 초기엔 개인적인 얘기를 (음악에) 많이 했는데 어느 정도 창작활동을 하다 보니 자기 삶에서 소재 찾는 데 한계가 있더라. 자꾸 우려먹게 되고.(웃음)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들 얘기, 사회 문제에 관심 갖게 됐다. 2019년 낸 [서울시 여러분] 앨범이 첫 계기였는데, 그전까진 좀 숨겨놓고 은유적으로 풀어냈다면 [서울시 여러분]에서는 구체적이고 적나라하게, 대놓고 정치적 색채를 드러냈다. 다행히 ‘9와 숫자들’이라서 할 수 있는 음악이라면서, 이런 고민을 하고 목소리를 들려줘서 고맙다는 반응이 돌아왔다. 그때 이후로 창작이나 삶에 대한 관점이 많이 바뀌었다. ‘9와 숫자들’을 지지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우리 생각을 이해해주고 응원해 줄 거라는 믿음이 생겼고 음악적으로 눈치 보지 않게 됐다.

정규 4집 [서울시 여러분]은 전체 컨셉이 ‘서울시’에 대한 이야기다. 어떻게 구상하게 됐나. 

한국 사회 여러 문제의 핵심에 땅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 ‘서울시’라는 좁은 땅덩이에 모든 것이 집중돼 있고 전체 인구의 절반이 모여 살면서 생기는 문제들. 노인 문제, 청년 문제, 저출산, 낮은 삶의 질 등등. 삶이 좋은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게 하는 여러 조건의 시작점에 ‘서울’이라는 도시가 있는데, 이 공간을 사유하지 않고 사회 문제를 풀어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서울이 떠안고 있는 여러 문제를 고민했고 그 속에 살아가는 여러 계층의 사람들, 그들이 겪는 갈등이나 문제를 상상하면서 만들었다.

베개를 끌어안고 서럽게 울던 시간들

번듯한 이 도시가 보듬지 못한 외로움

빚으로 빚은 빛 밑으로 쌓은 위

– 〈서울시〉 중에서 

하지만 흙엔 주인이 따로 있어

우리 명패는 어디에도 없어

강동 강서 강북 강남 헤매어봤자

우리가 쉴 곳은 오직 땅과 땅 사이뿐

– 〈지중해〉 중에서 

과거 한 인터뷰에서 “사회에 해가 되지 않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했는데, 음악의 사회적 가치는 뭐라고 생각하나. 

음악이 변화를 이끌어 낼 하나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 우리가 그 정도 영향력을 갖추진 못했겠지만. 사람들이 잊고 지냈거나 무시하고 지나친 것을 다시 드러내고 뭐가 옳은 건지 헷갈리고 자신 없던 것을 떳떳하게 내보이게 하는 것을 음악을 통해서 할 수 있고 그게 창작의 힘인 거 같다. 그보다 중요한 건 해롭지 않은 콘텐츠를 만드는 거라고 생각한다. 근데 요샌 콘텐츠가 해롭지 않아도 창작자가 해로운 경우도 너무 많은 거 같다.

예를 들어 내가 어떤 뮤지션이나, 영화감독을 좋아했는데 미투 대상자가 되고 해로운 창작자였다는 게 밝혀진다면 내가 그를 통해 수십 년간 향유해온 것들이 허무하게 돼버린다. 사회적 영향력이 큰 사람일수록 그 여파는 더욱 클 거다. 그래서 내가 만든 음악을 향유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똑바로 살아야 하고, 똑바로 살아야 똑바른 콘텐츠가 나오는 거 같다.

이제야 물어본다. ‘9와 숫자들’에서 숫자 9의 의미는? 

9는 10으로 완성되기 전의, 가득 채워지기 직전 약간 결핍이 남아 있는 상태다. 삶이 100이 된다고 생각해보자. 예를 들어 유토피아가 완성되고, 갖고 싶은 걸 다 가졌고, 원하는 걸 전부 이뤘다면 더는 할 게 없어진다. 결핍이나 부족함이 삶의 동력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9는 뭐든 목표가 되고 꿈이 되는, 그래서 나를 계속 살게 하는 숫자다.

99, 여전히 모자란

한 걸음이면 도달할 것 같은

하지만 잠시 머물러 있고 싶은

우리의 아름다운 결핍 

– 〈99%〉 중에서 

결성된 지 벌써 12년 차 밴드다. ‘9와 숫자들’이 음악을 지속하게 하는 동력이 있다면 무엇인가. 

지금 할 수 있는 걸 하는 것. 그게 동력인 거 같다. 멤버들과 오히려 큰 얘기는 잘 안 한다. 5년 후, 10년 후, 평생 음악 같이 하자 이런 건 약간 판타지라서. 그보단 다음 앨범 어떻게 만들자, 다음 달 공연 어떻게 할까, 코로나 상황에 할 수 있는 건 뭘까, 이런 작은 목표들을 열심히 세워서 하는 편이다. 10년 정도 굴렸으니 고장 나지 않게 제때 정비하고 고칠 건 고치면서 나아가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아무래도 코로나가 길어지니까 멤버들도 좀 지쳐있는 상태긴 해서 어떻게든 동력을 잃지 않게 기름칠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일부러라도 곡 작업 열심히 하고 있다.

다음 앨범은 언제쯤 만날 수 있나. 

올해 안에 내려고 한다. 몇 달 안 남았지만(웃음) 새 앨범 컨셉이 ‘토탈리 블루Totally Blue’다. 우울한 블루, 푸르른 블루. 오늘 아침에도 곡 작업 하다가 나왔는데, 요새 죽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거 같다. 극단적 선택을 하는 젊은 사람들도 많고.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어떻게 전해야 할까 고민이다. 원래 목표는 극도로 우울한 앨범을 만들어보는 것이다. 사람이 위로받는 방식에 여러 가지가 있는데 우울한 채로 침잠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해서 그걸 음악으로 표현한 앨범이 될 거 같다.

마지막으로 아직 차별금지법 제정에 관심 갖지 못한 시민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최근 기후변화에 대해 공부하면서 느낀 건데, 우리에겐 위협이 직접적으로 다가오지 않으면 내 일이 아니라고 회피하는 경향이 있는 거 같다. 분명 실재하는 위협인데도 ‘그냥 날이 좀 더운 거지, 캐나다에서 산불 났대.’ 하고 내 일 아닌 듯 지나친다. 턱밑까지 위협이 오지 않으면 관심을 갖지 못하는 일종의 안전 불감증 같은. 그러다 진짜 위협이 왔을 때 무방비 상태면 이미 늦다. 미리 관심 갖고 대비해야 한다. 차별도 마찬가지다.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실질적 위협이고, 차별금지법은 그 대비책이다. 기후변화처럼 차별금지법 제정도 먼 미래 다른 사람 일이 아니라, 지금 당장 내 삶과 연결된 문제라고 말하고 싶다. 사람들이 세 번씩 노크하고 계속 목소리를 내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으니 이제 좀 들어주고 공감해주시면 좋겠다. 근데 이걸 읽을 분들이면 이미 서명도 하고 다 하시지 않았을까.(웃음)

➊ 이성애를 뜻하는 헤테로섹슈얼리티heterosexuality에서 비롯된 말로, 이성애자를 뜻함


정리. 미디어홍보팀 이한나

사진. 박상환 프리랜서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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