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22년 06월 2022-06-01   1086

[이슈] 참여연대가 바라본 용산시대

어떤, 용산시대

참여연대가 바라본 용산시대 

 

지난 5월 10일,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 취임식과 함께 윤석열 정부 임기가 시작됐다. 참여연대는 인수위 기간 동안 새 정부의 국정과제 평가와 대응 활동, 분야별 정책 과제 제안 활동, 윤석열 정부 첫 내각 후보 모니터링과 입장 발표 등을 진행했다. 참여연대 각 분야 전문가들은 윤석열 정부의 용산시대를 어떻게 내다보고 있는지, 그리고 새 정부에서 참여연대가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지 진단과 제언을 들어봤다. 

 

월간 참여사회 2022년 6월호 (통권 296호)

검찰

“과거 회귀적인 검찰 중심의 형사사법에서 벗어나 시민을 위한 형사사법 체계 만들어가야”

 

검찰·경찰·공수처에 관한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는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폐지, 검찰의 독립 예산 편성, 검·경에 대한 수사 책임 부과와 상호 협력 강화, 공수처법 제24조(공수처가 다른 수사기관이 수사 중인 사건을 가져올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의 폐지 등이다. 

 

검찰과 경찰이 각각 자신이 한 수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서로 협력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을 보완하는 의미가 있다. 반면, 다른 정책들은 그간 이루어진 검찰개혁을 뒤집어 검찰권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가 강하다. 예컨대, 공수처법 제24조의 폐지는 검사가 저지른 범죄를 검찰이 먼저  수사할 수 있게 한다. 

 

검찰개혁이 국민적 관심이 된 것은 정치적 수사, 부실 수사 등 검찰권의 오남용 때문이었다. 새 정부는 이를 깊이 인식하여 검찰 중심의 형사사법이라는 과거 회귀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검찰권이 오남용되지 않고 시민의 권리보장에 더 잘 기여할 수 있는 형사사법 체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오병두 사법감시센터 소장, 홍익대학교 법학과 교수

 

평화

“용산 벙커 안의 사람들만이 아닌 모든 시민이 평화롭고 번영을 공유하는 사회 위해 참여연대가 더 열심히 노력해야” 

 

윤석열 정부는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를 국정 목표로 내세웠다. 하지만 대통령 집무실 이전 과정에서 보여주듯 누구의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려는 것인지 의문이다.   

 

“과학기술 강군 육성”을 위해 군사력을 획기적으로 보강하고 한미군사동맹을 강화하겠다고 한다. 군수업체·수입업자의 번영은 확실해 보인다. 한미군사동맹을 내세우니 미군과 그 뒤에 숨어있는 일본 자위대도 더 많은 자유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능력의 획기적 보강’을 추진하며 미사일 방어체계를 보강하겠다니, 군 통수권자와 지휘부는 벙커 안에서 평화를 누릴 수도 있겠다. ‘압도적 대량 응징 보복 능력’을 확충하겠다는데 이런 군비 증강으로 모든 한반도 주민들의 자유, 평화, 번영을 지킬 수 있는가? 

 

용산 벙커 사람들만의 안전이 아니라 모든 시민이 평화로운 나라, 군수업체·수입업자만 누리는 번영이 아니라 모든 시민이 번영을 공유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참여연대가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서재정 평화군축센터 실행위원. 일본국제기독교대 정치·국제관계학과교수

 

국제

“강대국 중심 힘의 외교에 편승 말고 평화와 협력 지향의 규범 정치 강화 위한 대아시아 외교 강화해야”

 

윤석열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은 한미동맹 강화와 한미일 공조를 통한 대북 압박을 골자로 한다. 킬체인 강화, 한미 대규모 군사훈련과 미군 전략자산 전개·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이는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강 국면과 한미일 군사협력에 대응하는 진영 대결을 심화해, 동아시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다. 

 

미국의 대아시아 전략이 중국을 겨냥하는 상황에서 윤 정부의 선택은 이 게임의 하위 파트너를 자처하는 형국이다. 자칫 한반도가 강대국 갈등의 대리전이 될까 우려된다. 강대국 의존을 탈피하고 파트너십을 다변화하려면 기존 신남방·신북방 정책을 보완·발전시켜야 한다. 강대국 중심 힘의 외교에 편승하지 말고 평화와 협력 지향의 규범 정치와 아세안을 비롯한 대아시아 외교를 강화해야 한다. 동아시아 지역 협력체를 적극 활용하여 한반도 평화 여건을 조성하는 한편 아시아 평화에 기여해야 한다.

 

한편, 긴 팬데믹과 아시아 각국의 민주주의 후퇴는 동아시아 평화의 근간을 위협하고 있다. 시민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참여연대를 비롯한 아시아 시민단체들 연대가 더욱 절실한 시기다.

 

김형종 국제연대위원회 위원장.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 국제관계학과 교수

 

월간 참여사회 2022년 6월호 (통권 296호)

 

복지

“국가와 지자체가 담당해야 할 책임을 민간에게 떠넘기는 과거 보수 정권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아야”

 

새 정부는 “더 큰 대한민국”과 “더 따뜻한 대한민국”을 동시에 추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복지를 성장과 대립적인 것으로 이해하고, 국가 도약의 걸림돌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 국정과제 곳곳에서 확인된다. 이는 결국 ‘도움이 필요한 곳에 더 두텁게 지원’한다는 원칙을 앞세워 사회보장의 보편성을 약화하고 선별적 제도로의 방향 전환을 야기할 것이다. 사회서비스 등 공공의 책임과 역할을 민간에 떠넘기고 영리화 하려는 움직임 또한 가속화 될 것이다. 

 

지난 2년 우리는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시민 삶을 지키기 위해서는 돌봄과 위기 시 생계지원 등 국가와 지자체의 책임 있는 정책 접근이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새 정부가 민관 협업 활성화라는 허울 아래 국가와 지자체가 담당해야 할 책임을 민간에게 떠넘기는 과거 보수 정권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란다.

 

참여연대는 정치, 사법, 경제, 민생, 노동, 복지, 인권, 평화 등 사회적 의제 전반에 걸쳐 ‘잠들지 않는 권력 감시의 부릅뜬 눈’을 자처해왔다. 새 정부에서도 우리 고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지치지 않고 각성할 것이다. 

 

김진석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민생

“부동산 인플레이션과 투기 억제 시점에 거꾸로 보유세, 취득세, 양도소득세를 동시에 낮추겠다는 정책 결코 합리적이지 않아” 

 

윤석열 정부의 주거·부동산 정책 방향은 주택 공급 확대, 각종 규제 완화, 부동산 조세 인하로 설정됐다. 부동산을 포함한 자산시장의 인플레이션과 세계적인 물가 불안 우려가 큰 시점에서 부동산 시장 규제를 완화할 경우 끓는 물에 기름을 붓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6월 지방선거 과정에서 각종 지역개발 공약이 쏟아지고 있는데, 이 또한 주거 불안을 야기할 수 있는 요소다. 1기 신도시 재건축 관련 특혜성 정책, 재건축과 재개발의 활성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2000년대 중반 뉴타운·재개발 광풍 이후를 복기해야 한다. 부동산 인플레이션과 투기를 억제해야 할 시점에 거꾸로 보유세와 취득세, 양도소득세를 동시에 낮추겠다는 정책은 결코 합리적이지 않다. 

 

새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 과제가 주거 안정을 목표로 한 것이라면 본말이 전도된 부동산 규제 완화 및 부동산 세금 감면 같은 정책 수단을 써선 안 된다. 거꾸로 가려는 윤석열 정부의 주거·부동산 정책 방향을 되돌리기 위한 활동에 참여연대가 더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이강훈 참여연대 부집행위원장. 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 변호사

 

국정

“국민 위에 군림하거나 사회 개혁과 민주주의를 후퇴시키지는 않는지 철저히 감시하고 저지하는 행동에 힘 쏟을 것”

 

윤석열 정부는 자율·책임·소통의 정부를 만들겠다고 국정과제를 내놨지만, 누구와 ‘소통’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다. ‘국민과의 소통’을 내세운 집무실 이전 과정은 일방적이었고, 우려의 목소리에는 귀를 닫았다.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서 집회·시위를 금지하는 이중적 행태도 마찬가지다. 부적절한 인사와 ‘검사 싹쓸이 인사’에 대한 야당과 시민사회의 비판에도 임명을 강행한 것 역시 협치와는 거리가 멀다. 차별·혐오·선동의 정치, 약자에 대한 인식과 공감 부족도 통합의 정치를 위해 새 정부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윤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시민단체 검증이나 질의에는 응하지 않으면서 시민단체 불법 이익 환수 공약을 내놓고, 여전히 시민단체를 소통과 협력이 아닌 감사 대상으로만 여기는 것은 특히 우려스럽다. 윤 대통령이 지금까지 보여준 것은 선택적 소통, 직진, 강행의 리더십이다. 출범 초기임에도 기대감이 낮은 이유가 무엇인지 돌아보고 말이 아닌 행동의 변화를 보여야 한다. 참여연대는 윤석열 정부가 혹여라도 국민 위에 군림하거나 사회 개혁과 민주주의를 후퇴시키지 않는지 철저히 감시하고 저지하는 행동에 힘을 쏟을 것이다.

 

이지현 참여연대 사무처장

 


정리 편집팀

 

Issue 어떤, 용산시대

1. 용산 집무실 이전, 누구를 위한 소통인가박한희

2. 용산공원 개방과 나쁜 공간정치신수연

3. 용산정비창 개발과 용산참사의 교훈이원호

4. 참여연대가 바라본 용산시대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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