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글] 참여연대를 생각하며 뿌듯하게 새해를 맞았습니다

새해를 맞이하면 보통 새로운 다짐이나 각오를 이야기하지만, 저는 지난해의 이야기로 새해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자랑스러웠던 지난해의 참여연대를 가슴에 간직하면서 새해를 더 밝게 시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두 뼈저리게 느낄 것입니다. 햄릿의 표현을 빌리면 “세상이 어긋나 있습니다The time is out of joint” 참여연대가 감시 대상으로 하는 정부·국회·사법부를 봐도 제대로 돌아가는 것이 하나 없습니다. 모든 것이 어긋나 있습니다. 하지만 한겨울 얼음장 밑에서도 물고기는 헤엄치며 봄날을 준비하듯이 멈추지 않는 참여연대 활동들은 이 어긋난 세상을 바로잡는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무엇이 어긋나 있는지를 알고 계속 외쳐야 세상을 바로잡을 수 있는 법입니다.

지금 한반도 평화만큼 어긋나 있는 것이 없을 것입니다. 지난해 참여연대는 3년 동안 전 세계 평화단체 및 활동가들과 함께 연대해 진행해 온 ‘한반도 평화 서명Korea Peace Appeal’을 마무리했습니다. 평화를 사랑하는 시민들이 지구촌 곳곳에서 20만 명 넘게 서명에 참여했고, 이를 10월 유엔과 한국전쟁 관련국 정부에 전달했습니다. 그 중심 역할을 한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가 12월에 설립 20주년 기념 파티를 열었습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애쓰는 단체와 활동가들이 모두 모였습니다. 정말 좋았습니다. 지난 20년간 평화군축센터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애쓴 노력이 자랑스러웠습니다. 이날 행사 슬로건은 “Peace is Possible(평화는 가능하다)”이었습니다. 참여연대는 여러 단체·활동가뿐 아니라 시민들이 함께 모여 사회를 바꿀 수 있도록 구심점 역할을 해왔습니다. 회원들도 모두 뿌듯함을 느낄 자격이 있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매년 진행되는 공익제보자상 시상식도 잘 치렀습니다. 참여연대가 처음 우리 사회에 ‘공익제보자’라는 단어를 던졌을 때 사람들은 모두 어리둥절해했습니다. 공익제보자라는 말조차 너무 낯설었기 때문입니다. 공익제보자들은 제보하기 전에는 자신의 양심 때문에 고민하고 제보를 한 순간부터는 권력기관 등 기득권 세력과 싸우는 매우 용감한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날선 칼날 위에 서 있는 매우 위태로운 처지이기도 합니다. 시상식에 모인 공익제보자들이 함께 얘기 나누며 웃는 모습을 보면서 저는 참여연대 회원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참여연대의 공익제보자 운동은 공익제보자보호법·부패방지법 등의 입법활동 성과와도 연관이 있습니다. 우리가 매년 하는 행사는 이처럼 저마다 중요한 역사가 있고 그 역사적 의미는 지금도 계속 쌓여가는 중입니다.

참여연대에는 회원모임도 여럿 있습니다. 그 가운데 ‘참좋다’는 전세사기 대책을 요구하는 행사, 비정규직 노동자의 복직을 요구하는 집회, 10.29 이태원참사 시민추모제 등 힘들고 어려운 현장에 달려가서 노래로 투쟁을 북돋고 힘을 보태며 위로하는 노래모임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 무려 4년 만에 정기공연을 했는데 공연장을 감싼 분위기는 참여연대가 추구하는 모습, 모두 하나 되는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참여연대 회원모임이 저는 더없이 자랑스럽습니다.

무엇보다 지난해 신입회원 가입 숫자가 2,000명이 넘었다는 사실을 모두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이런 흐름을 타고 참여연대 회원 수도 15,000명을 다시 넘었습니다. 이전에 참여연대의 회원가입 증가는 언론을 통해 사회적 파장이 있는 활동이 대서특필된 것이 주요한 동기로 작용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의 회원가입은 이와는 확연히 다릅니다. 참여연대 활동에 참여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치밀한 기획과 계획에 의한 성과입니다. 참여연대 활동에 참여한 시민들을 모으고, 꾸준히 활동 소식을 알리고, 활동가들이 직접 전화를 걸어 시민들을 설득했습니다. 언론환경이 열악한 조건 속에서 참여연대가 시민들과 직접 소통하기로 한 것입니다.

그 결과는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였습니다. 우리 모두 함께 뿌듯해할 일입니다. 우리가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면 시민들이 기꺼이 그 손을 잡아준다는 것을 지난해의 경험이 증명했습니다. 참여연대의 영향력을 넓혀나가기 위해 활동가·임원·회원 등 우리가 함께 직접 나서야 할 새해입니다.

마지막으로 이것은 꼭 언급하고 싶습니다. 2024년은 참여연대가 창립 30주년을 맞이하는 해입니다. 비록 눈앞의 현실은 힘들어도 지난 30년간 참여연대가 해온 활동들을 들여다보면 우리 사회가 계속 진전해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시 햄릿을 인용하자면, 참여연대는 어긋나 있는 세상을 “바로잡기 위해 태어난I was born to set it right”단체입니다. 올해에도 좋은 세상을 바라는 시민의 힘을 믿고, 행동하는 시민의 동반자로서 시민과 더 소통하겠습니다. 이를 통하여 어긋난 세상을 헤치고 나갈 힘과 지혜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참여연대는 쇠로 만든 커다란 종과 같아 쉽게 울려 소리를 내진 않지만 어느 구석에서 소리를 내건 그 파장은 사방으로 퍼져나가 시민들의 가슴을 울리게 할 것입니다.


진영종 참여연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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