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24년 03월 2024-02-26   8353

[참여연대사전] 개미를 울리는 것은 ‘금투세’가 아니다

금융투자소득세

주식·파생상품·집합투자증권 등 펀드·채권을 양도하면서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 매기는 세금이다. 세율은 과세표준 3억 원 이하에 대해서 20%, 과세표준 3억 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25%를 적용한다. 그리고 국내 상장주식 및 공모 주식형 펀드에서 발생한 금융투자소득에 대해서는 5천만 원, 기타 금융투자소득에 대해서는 250만 원을 공제한다.

금융투자소득 중 주식을 거래할 때 내는 세금이다. 수익 여부와 관계없이 손해를 봤을 때도 일률적으로 세금을 낸다. 주요 선진국은 주식거래세가 아예 없고, 이익이 났을 때 세금을 징수한다.

대주주가 주식을 양도할 때 매기는 세금이다. 코스피 상장사 지분을 1% 이상 혹은 코스닥 상장사 지분을 2% 이상 보유하거나 보유금액이 50억 원이 넘으면 대주주로 분류하고 20~25%의 세금을 부과한다.

지난 1월 2일 윤석열 대통령은 “과도한 부담의 과세가 선량한 투자자에 피해를 주고 시장을 왜곡한다”며 금융투자소득세(이하 금투세) 폐지를 선언했다. 금투세는 당초 2023년부터 시행할 예정이었지만, 2022년 양당 합의로 2년 유예되어 2025년으로 미뤄졌다. 그런데 시작도 하기 전에 폐지될 처지에 놓인 것이다.

대통령 말처럼 금투세가 문제투성이 세금이라면 애초에 국회는 왜 금투세 도입에 합의한 걸까? 기존 제도는 근로·사업·부동산 등으로 소득이 발생하면 세금을 부과하지만, 주식을 양도하면서 발생한 소득에는 과세를 하지 않는다. 대신 대주주에게 주식양도에 대한 세금을 부과했고 개인투자자에게는 주식을 거래할 때마다 세금을 내게 했다. 이 때문에 “주식거래세를 낮추는 대신 주식양도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됐다.

결국 2019년 국회는 대주주가 아닌 개인투자자의 주식양도에 대해서도 세금을 부과하도록 세법을 개정했다. 또한 기존에 각각 다른 방법으로 과세하던 주식·채권·파생상품 등의 금융투자소득을 동일한 체계로 포괄했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과세의 원칙을 금융 부분에도 적용한 것이다.

윤 대통령의 말과 달리 실제 투자에서는 금투세가 아니라 주식거래세가 더 큰 걸림돌이다.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의 세수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주식투자로 손실을 본 투자자가 오히려 더 높은 거래세를 부담한다. 지난 2015년 이익을 본 투자자의 거래세는 평균 120만 원이고 손실을 본 투자자의 거래세는 평균 140만 원이었다.

게다가 금투세는 투자자들의 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여러 장치를 마련해 두었다. 무엇보다도 국내 상장주식 및 공모 주식형 펀드 등의 양도소득에 대해서는 5천만 원까지, 그 밖의 소득에 대해서는 250만 원까지 소득공제한다. 즉 해마다 5천만 원 이하 소득을 낼 경우 세금을 내지 않는다.

‘주식투자의 귀재’라는 워런 버핏의 연간 수익률이 19.8%이고, 전문가가 운용하는 국민연금의 금융 부문 수익률은 평균 5%다. 개인투자자의 수익률을 10%라고 가정해도 주식 양도차익을 5천만 원 이상 얻으려면 5억 원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 위 보고서에 따르면 금투세 과세 대상은 개인 투자자 중 1.8~2.4%에 불과하다. 이른바 ‘슈퍼 개미’인 셈이다.

반면 금투세 도입을 전제로 추진되던 감세는 여전히 착착 진행 중이다. 지난해 말 정부는 주식양도세가 부과되는 대주주 기준을 10억 원에서 50억 원 이상으로 대폭 완화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그리고 지난달 17일에는 예정대로 주식거래세를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금투세가 폐지된다면 지난 10여 년의 금융소득 과세 합리화 논의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이미 지난해부터 빨간불이 켜진 세수 부족 상황도 심화할 것이다. 폐지해야 할 것은 금투세가 아니다. 고액 투자자의 세 부담을 덜어주는 금투세 폐지 주장이야말로 하루빨리 폐지되어야 한다.


글 박효주 조세재정개혁센터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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