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24년 05월 2024-04-26   1267

[월간브리핑] ‘부자감세’ 말고 ‘복지 위한 증세’를!

2024..4.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건물
“세월世越의 그림자”
ⓒ박영록

제22대 총선 분위기가 달아오르던 지난 3월 21일, 참여연대가 윤석열 대통령을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민생토론회’를 명목으로 전국 주요 지역을 순회하며 각종 지역 개발 공약과 지역 숙원 사업 추진을 약속했습니다.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여당과 여당 후보에게 유리한 행사를 한 셈인데요, 대통령은 중립의 의무가 있는 공무원입니다. 선거 관여 또한 금지되어 있고요.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이런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24차례나 민생토론회를 열어 각종 감세와 규제 완화 정책을 쏟아냈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선거운동의 막바지까지 ‘총선용 감세 공약’을 남발했습니다. 여기에 호응하듯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이 민생토론회에서 내놓은 감세 정책을 총선 공약에 반영하거나 관련 법안을 서둘러 발의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유권자들이 원하는 것이 정말 ‘부자감세’였을까요?

참여연대가 의뢰한 국민 여론조사에 따르면 시민 10명 중 6명은 부자감세 추진 정당에 투표하지 않겠다고 응답했습니다. 또한 부자증세, 주식투자소득세를 추진하는 정당에 투표하겠다는 의향도 각각 64.1%, 52.9%로 나타나 증세·과세 정책에 긍정적인 인식을 드러냈습니다. 더 나아가 ‘복지 확대를 위한 증세 정책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의견(58.4%)도 부정 의견(31.7%)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선거가 끝났습니다.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을 국민들은 냉정히 평가했습니다. 참여연대는 민생토론회에서 남발된 감세 정책 폐기를 강하게 요구할 예정입니다. 동시에 그동안 정부의 부자감세 정책에 동조해 왔던 더불어민주당에게도 민의를 거스르는 우를 범하지 말 것을 계속 경고하겠습니다.


‘세월世越’의 그림자
마침표를 못 한 사회적 참사들이 우리 시대의 그림자가 되었습니다.
세월호참사 10주기를 맞아 ‘잊지 않겠다’던 약속과 안전 사회를 만들겠다던 다짐을 꺼내봅니다.
세월호참사 후 8년 만에 이태원에서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그림자는 조금 더 짙어졌습니다.
부디 이 그림자가 또 다른 참사로 더 짙은 색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참여연대 상근자와 자원활동가 등 시민 1백여 명이 1만여 개의 리본을 답니다.

서울 종로구 서촌 참여연대 건물에 다시 대형리본이 걸렸습니다. 참여연대 활동가, 회원, 시민 자원활동가 100여 명이 세월호참사를 상징하는 노란리본과 제대로 마무리 짓지 못한 사회적 참사가 우리 사회에 드리운 그림자를 상징하는 회색리본 10,416개를 엮었습니다.

참여연대가 2015년부터 운영해 온 서촌노란리본공작소는 세월호참사 10주기를 맞아 대형리본 설치를 시작으로 4월 한 달간 ‘우리가 노란리본이 될게요’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기억 모금, 노란리본 제작 키트 발송, 동네 책방 노랗게 물들이기 등을 진행하고 매년 4월마다 함께해온 자원활동가들과 세월호참사 10주기 다큐멘터리 <흔적>을 감상하기도 했습니다.

“오늘 영화를 보면서 우리는 외부 사람들이니까 생활할 때는 잊고 살지만 유가족분들은 아직 못 보내고 있구나 싶어서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2016년부터 서촌리본공작소에 참여해 온 한 시민

참여연대 활동가들, 임원, 회원들은 4월 16일 안산에서 열린 10주기 기억식에도 참석했습니다. 행사에 앞서 단원고 교실을 그대로 옮겨놓은 기억 교실을 방문해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과 선생님들의 이름을, 꿈을, 사연을 또 한 번 마음에 새겼습니다. 세월호참사 이후에도 이태원참사, 오송참사 등 사회적참사가 계속 발생했습니다. 국가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시민들은 잊지 않고 행동하고 있습니다. 참여연대도 안전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지난 1월 26일 박근혜 정부 사법농단의 핵심 인물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무죄를 받았습니다. “재판개입은 맞지만 무죄”라는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였는데요, 양승태를 비롯해 이 사태에 책임이 큰 고위직 판사들이 대개 무죄를 받았습니다. 그 사이 사법개혁 조치들은 역행했고 피해자 구제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참여연대는 사법농단 이후 7년, 퇴행의 조짐이 보이는 조희대 대법원과 사법개혁 과제를 외면한 국회에 경종을 울리고자 사법농단 관여 법관에 대한 형사처벌·탄핵·징계 현황과 사법개혁 이행 현황을 기록한 이슈리포트 〈사법농단 그 후, 사법개혁 어디까지 왔나Ⅱ〉을 발표했습니다.

2020년 9월 사법농단의 원인을 지적하고 해결 방안을 제안한 1편을 발표한 후 약 4년 만인데요, 참여연대는 1편 보고서를 통해 ▲제왕적 대법원장 체제 ▲법관의 관료화 ▲‘제 식구 감싸기’로 처벌받지 않는 법관 등 구조적·제도적 토양으로 인해 사법농단 사태가 발생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이번 두 번째 보고서에서는
▲ ‘제 식구 감싸기’, ‘솜방망이’ 처벌 현황과
▲ ‘역행’ 중인 사법개혁 이행 현황 등을 분석하고
▲ 사법개혁 과제를 외면한 국회의 과오 등을 지적했습니다.

더불어 조희대 대법원과 국회가 이행해야 할 사법개혁 과제를 다시금 제안했습니다.
✓ 법원행정처 폐지, 사법행정 총괄 권한을 갖는 합의제 기구 ‘사법행정위원회(가칭)’ 설치
✓ 법원행정처 탈脫 판사화를 위한 상근법관 인원 축소
✓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 제도 폐지 지속, 법관 인사 이원화에 따른 인사
✓ 다양한 경력을 가진 법관 선발을 위한 법조일원화1 정착
✓ 민주적 사법행정을 위한 투명한 정보공개

앞으로도 참여연대는 사법농단의 제대로 된 해결을 촉구하고 제안한 사법개혁 조치들이 제대로 받아들여지고 이행되는지 끝까지 감시하고 요구하겠습니다.

  1. 법관 임명 시 일정 기간 이상 변호사 자격을 가지고 활동한 자 중에서 선발하는 제도를 말한다.
    다양한 배경과 경험을 가진 이들을 법관으로 선발하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

대통령실 감찰규정 정보공개 소송 일부 승소

지난해 1월,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이 이례적으로 방송통신위원회에 대한 직접 감찰에 착수하면서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된 한상혁 방통위원장 사퇴 압박용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습니다. 참여연대는 대통령실 감찰조직의 운영 규정을 공개하라는 소송을 제기했고, 재판부가 일부 승소 판결(4/5)을 했습니다. 대통령실 내부에서 운영되는 ‘감찰조직’은 감찰을 명분으로 권한을 남용할 수 있는 만큼 감찰규정의 투명한 공개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참여연대는 각하 결정 부분에 대한 항소와 문제 제기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대통령경호처 직원 한 명뿐일 리 없습니다

참여연대가 2022년 10월 대통령실 용산 이전 불법 의혹에 대한 국민감사를 청구한 것 기억하시죠? 감사원은 5차례나 감사를 연장하고 결과 발표도 미뤄왔는데요, 최근 대통령경호처 간부와 방탄유리 시공업체 간 유착 의혹에 대해 검찰 수사를 의뢰한 것이 드러났습니다. 수상합니다. 대통령실 이전 과정의 불법이 이 한 건뿐일까요? 정말 그렇다면 왜 감사를 연장하고 결과도 밝히지 않는 걸까요? 참여연대는 감사원이 시민들이 납득할 만한 결과를 내놓을 때까지, 드러난 위법행위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제대로 이뤄질 때까지 계속 물고 늘어지겠습니다.

죄를 저지른 사람이 책임져야죠

국제중재기구가 삼성물산 불법합병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해외 헤지펀드 메이슨 캐피탈에 약 438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정했어요. 지난해 1,300억 원에 달하는 엘리엇 배상 판정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참여연대는 정부가 불복절차에 최선을 다함과 동시에 엘리엇과 메이슨에게 물어줘야 할 국민 혈세에 대해 주 책임자인 삼성물산과 이재용 회장, 박근혜 전 대통령 등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또한 최대 6,750억 원에 달하는 손해(참여연대 추산)를 입은 국민연금과 삼성물산 국내 주주들도 손해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중재판정문 원문과 번역본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촉구했습니다.

22대 국회는 인공지능 규제법을 마련하십시오

해외 각국은 인공지능의 위험을 경고하며 규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정부와 국회는 ‘토종AI’ 기업을 육성한다며 국제적 추세와 정반대로 인공지능에 대한 규제를 푸는 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21대 국회의 ‘우선 허용, 사후 규제’ 식 추진을 반대하며 시민사회가 제기해 온 고위험 인공지능, 안전과 인권 침해 문제 등에 대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칠 것을 요구했습니다. 곧 개원할 22대 국회에서는 세계적 흐름에 맞게 인공지능 위험을 규제하는 법을 마련해야 합니다.

시민들은 ‘더 내고 더 받는’ 개혁을 선택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위가 발표(4/22)한 연금개혁 공론화 결과에 따르면 시민 10명 중 6명이 노후 소득 보장 강화를 위한 연금개혁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약 한 달간의 학습·토론·숙의를 거친 500여 명의 시민대표단은 ‘더 내고 더 받는’ 개혁 방안을 최종 선택했습니다. 각자도생이 아닌 사회연대와 공적연금 강화 방향에 손을 들어준 것입니다. 참여연대는 노동시민단체들과 함께 21대 국회가 시민의 의견을 반영한 연금개혁에 즉시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미현 정책기획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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