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1999년 05월 1999-05-01   606

지역운동과 네트워크 구축하라

지역운동과 네트워크 구축하라

서울시장선거 때 TV 등 언론매체의 영향으로 지방에 있으면서도 마치 서울시장선거에 자신이 직접 투표해야 할 것같은 집단적 착각을 일으킨 적이 있다. 그래서 서울시장은 전국민이 찍어야 당선된다는 말이 우스갯소리처럼 떠돌았다. 나아지기는 했지만 최근의 국회의원과 시장 보궐선거에서 중앙당의 대리전이 전개되는 양상을 보면서 걱정은 쉬 사라지지 않는다.

참여연대는 창립 당시 지역 지부를 두지 않기로 결의했었다. 그 모습은 지역운동의 다양한 성장을 위해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생각됐다. 최근 참여연대가 기존의 시민단체와의 차별성을 확보하고 각광을 받으면서 참여연대의 명망성을 활용하고자 하는 시도가 일부 지역단체에서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근본적으로는 중앙집권적인 현재의 정치, 사회, 경제구조에 원인이 있지만, 이러한 현실의 벽을 넘어서기 어려운 지역운동의 척박한 현실이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현실에서 나름대로 뿌리를 내리며 활동하는 단체들은 각종 지부의 유혹때문에 고민하기도 한다.

20세기 환경운동에서 중요한 명제 가운데 하나가 ‘생물종 다양성’이다. 그래서 협약을 맺고 종의 보호를 위해 애쓰는 것이다. 그것은 일국의 이해를 넘어서서 지구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우리가 하고 있는 각종 시민운동 사회운동에서도 이러한 원칙은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빠지기 쉬운 유혹 가운데 하나가 대세주의다. 인기 분야나 직종에만 매달리고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활동을 통해서만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잘 뜨지 못하는 운동은 외면하기 십상이다. 우리 스스로도 시장원리에 함몰될 수 있는 것이다. 생물의 경우 근친상간을 하면 그 종은 부실해지기 십상이다. 인간사에서도 그러한 예는 많다.

다양성이란 스스로의 존재를 지극히 존중하는 자기확신과 정체성을 통해 확보되는 것이다. 남의 떡만 커 보이거나, 내 힘을 과시하기 위해 요란을 떨고 언론플레이에 의존해야 하는 지경까지 가는 것은 운동이 아니다.

수도권쓰레기연대회의는 중앙과 지역단체와 주민조직간의 3자 연대 모범사례다. 90년대 초반을 지나면서 서울 경기 지역에 소각장 건설 반대운동이 목동, 상계동, 부천, 군포 등 서울 경기의 대규모 아파트단지 지역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이러한 움직임에 환경운동연합 등 중앙단체들은 개별 지역운동을 지원해 주었다. 주민의 반대운동이 님비로 매도되고 개별 지역운동의 한계를 인식하면서 지역단위 운동이 공조될 필요가 있음을 확인하고 96년 1월 지역대책위, 지역단체, 중앙단체 연대로 발족되었다. 이 과정에서 전문가도 참여하게 되었다. 현재 4년째 활동하면서 주민 주체의 원칙, 지역 우선의 원칙 등을 지켜왔고, 초기 중앙단체가 사무국을 맡아오다 지역단체로 옮겨 활동 중이다. 쓰레기 문제, 특히 소각장 문제에 관한한 전문성과 대표성도 꽤 담보하고 있는 편이다. 주민조직과 지역단체에 대한 배려도 가능했고 중앙단체의 특성과 장점을 잘 살릴 수도 있었다. 시·도 의원과 전문가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모두가 주체가 될 수 있는 그런 운동상을 지향하는 것이다. 99년 총회 이후 수도권 이외지역의 소각장 매립지 대책위도 준회원으로 가입하기 시작했다.

운동이 다양해지면 운동간에 경쟁이 생기게 된다. 자기 단체가 부각돼야 회원이나 시민으로부터 인지도를 높일 수 있고 그래야 회원확보나 재정안정, 그리고 단체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인할 수 없는 엄연한 우리의 현실이다. 그래서 시민운동에도 시장원리가 작용한다. 우리가 운동하는 것은 모두가 함께 잘 살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원리를 상생과 조화라고 말할 수 있다. 환경운동에서는 이러한 원칙을 자연과 뭇생물로까지 확대시켰다. 주민조직과 지역단체가 자생할 수 있도록 개별 단체의 지부 차원 이해가 아니라 전체 운동의 발전을 위한 지역운동발전 전략이 필요하다. 참여연대의 이름이 말해주듯 그런 정도의 통큰 생각을 해주기 바란다.

이대수 군포환경자치시민회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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